카카오, 화재 사고 '도미노'…현금흐름 악화 전망
보상 규모 400억원+알파…10·15 화재 여파 계속
최근 EB 2억6830만 달러 상환…주가 하락에 악재 겹쳐
별도기준 현금 1.8조원 수준…카카오 의존도 '탈피' 현상까지
공개 2022-11-03 08:00:00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1일 14:3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카카오(035720)가 지난달 화재 사고로 인한 서비스 장애보상을 실시하면서 구체적인 지급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 유료 이용자들에 대한 1차 보상규모는 400억원으로 추산돼 카카오 측은 보상 지급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사고 여파로 인한 주가 하락으로 해외전환사채(EB) 투자자들이 원리금을 회수한데다가 기업(B2B) 시장에서도 카카오 의존도를 줄이고 있어 향후 현금흐름에 대한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 상반기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8239억원 수준이다. 이외에도 유동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상품 규모는 1810억원,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7574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로 과거 받았던 제12회 외화 해외교환사채(EB) 투자금 중 2억6830만 달러(약 3800억원)을 지난달 28일 상환했다.
 
해당 EB는 카카오가 지난 2020년 10월 플랫폼·콘텐츠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활용 대금을 목적으로 발행한 것으로 총 발행 규모는 3억 달러다. 당시 카카오는 발행일 종가보다 약 35% 높은 교환가액을 설정하며 주가 부양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카카오가 2016년 발행했던 EB 투자자들이 2020년 2~3배에 이르는 금액으로 회수를 받으며 흥행에 한몫을 보태기도 했다.
 
 
통상 EB 발행사의 주가가 오르면 투자자들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현재 카카오는 화재 사고 영향으로 하락해 EB 교환가액(9만5359) 절반 수준(31일 종가 기준 5만700원)을 형성하고 있어 채권 원리금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잔여 EB인 2280만 달러 또한 추가적인 풋옵션 행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카카오가 현재 진행 중인 화재 사고 관련 서비스 장애보상이 이뤄지면 재무 부담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 10월 15일 발생한 화재 사고로 서비스 장애 사태에 대한 피해 접수를 받고 있다. 우선적으로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 멜론, 카카오톡 이모티콘 등의 유료 서비스에 대한 1차 피해보상 규모는 약 400억원으로 추산됐지만, 11월 6일까지 피해 사례 접수를 받은 뒤 추가적인 피해보상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고로 플랫폼 독점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며 기업들이 ‘카카오 의존도 줄이기’에 나섰다는 점이다. 카카오를 메인 로그인 채널로 사용하던 두나무의 경우 보안을 강화한 자체 로그인을 도입했다. 카카오 로그인 기능의 경우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고 있지만, ‘톡비즈’ 서비스는 B2B 사업 수익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톡비즈'를 주요 마케팅 채널로 사용하던 기업 상당수가 카카오 이외의 마케팅 소셜 플랫폼을 탐색해 리스크 분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 사옥(사진=카카오)
 
일반 소비자들의 ‘카카오 의존도 줄이기’는 앱 사용자 수 추이로 확인할 수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화재 사고 발생 차주인 10월 3주(10월 17일~10월 23일) 일주일간 사용자 수 상승률은 카카오톡이 0.35%, 카카오T의 경우 1.2%, 카카오맵 3.59%, 카카오스토리 6.6%, 카카오내비 7.31%씩 각각 감소했다.
 
특히 카카오는 현재 계획 중인 제1~2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2024~2027년 가동을 목표로 제1데이터센터, 제2데이터센터를 설립할 방침이다. 우선 제1데이터센터는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2029년까지 약 4249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제1데이터센터보다 더 규모가 큰 제2데이터센터 설립에도 나설 예정이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하향하는 잠재적 우려 요인이 발생하게 됐다”라며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카카오 서비스 차질로 약 160억원 규모의 매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비즈보드 광고 등 추가적인 매출손실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현금및현금성 자산 및 중단기적인 현금 보유분으로 풋옵션 및 서비스 장애보상 여력은 충분하다”라며 “두나무의 로그인 서비스 자체 전환 등은 사고 전부터 예정돼 왔던 것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고, 데이터센터 투자 역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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