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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코로나 효과 종료 대비…충당금 적립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건전성 훼손 방어
공개 2022-10-31 14: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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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수정 기자] 3분기 말 기준 하나은행은 고정이하여신의 2배 이상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해 뒀다.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한계 차주가 늘면서 건전성 지표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한 것이데, 신평사들은 이 같은 선제적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31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은 207.3%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하나금융그룹 자회사별 3분기 중 대손충당금 적립 현황을 살펴본 결과 하나카드(522억) 다음으로 하나은행(271억원)이 가장 많은 충당금을 쌓았다.  
 
통상 자산 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더 많은 충당금을 적립하는데, 하나은행의 경우는 이와 반대다. 오히려 건전성 지표는 이전 보다 개선됐다. 올해 9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21%로, 지난해 말 0.26%에서 0.05%포인트 개선됐다. 
 
(사진=하나금융지주)
 
건전성 지표와 대비된 대손비용 처리는 향후 지표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양호한 자산 건전성은 코로나19 금융지원으로 일시적으로 차주의 만기가 연장되면서 발생한 '착시'다. 금융권에선 내년부터 지표 하락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근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 종료 이후에는 일정 수준의 부실여신비율 상승이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경기 하락과 금리 인상 등으로 담보대출 등 가계 여신이 줄어들면서 기업 대출 중심으로 자산이 확대되고 있다. 기업 여신이 연체율이 올 3분기 상승으로 돌아선 것도 경계 요소다. 기업 여신 연체율은 지난 2분기 0.19%에서 3분기 0.21%로, 가계 여신은 0.13%에서 0.14%로 각각 상승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와 자본완충력 수준, 최종손실위험을 경감시킬 수 있는 담보 설정 비율, 연착륙을 유도하는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정책 기조 등을 감안하면 현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훼손하는 수준의 부실 확대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가계 여신 확대 가능성이 이전 보다 저하된데다, 금리 인상에 따른 비용 상승에도 하나은행은 3분기 높은 이자이익을 실현했다. 이에 따라 NIM은 지난해 4분기 1.47%에서 올해 3분기 1.62%로 큰 폭 개선됐다. 
 
김수정 기자 ksj02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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