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링크, 알뜰폰 시장 확대에도…갈수록 나빠지는 성장성
전체 알뜰폰 가입자 수 증가세…지난해 11월 천만에서 올 6월 1160만
상반기 매출 전년비 8.01% 축소…매출 성장하는 경쟁사와 대조
국제전화·알뜰폰 부진…중고폰 사업 등 사업부 구조조정 영향도
공개 2022-09-06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2일 16:3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SK텔링크의 알뜰폰 사업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알뜰폰 시장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부진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케팅 출혈경쟁이 줄어들면서 KT(030200)의 자회사인 KT엠모바일, LG유플러스(032640)의 미디어로그는 실적을 개선하고 있지만, SK텔링크만 ‘나 홀로’ 역성장하는 모양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링크는 올해 상반기 매출 1504억원, 순이익 1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순이익(72.5억원)은 늘었지만, 매출(1635억원)은 오히려 줄었다.
 
당초 알뜰폰 업체들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마케팅 출혈경쟁으로 매출 대비 낮은 수익률, 또는 적자를 기록했다. SK텔링크의 경우 가장 먼저 사은품 제도를 폐지한데다가 국제전화 사업에서 성과를 내며 매출 규모나 순이익 면에서 이동통신 3사의 별정통신 자회사 중 가장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알뜰폰 시장 내 점유율이나 매출 성장 측면에선 가장 부진하다. 실제 SK텔링크의 최근 3년간 실적 성장은 더뎌지고 있다. 2019년 매출 3636억원, 순이익 30억원을 기록했던 SK텔링크는 2020년 매출 3513억원, 순이익 180억원, 지난해 매출 3134억원, 순이익 88억원을 냈다.
 
 
 
점유율도 마찬가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올해 2월 기준 LG유플러스(미디어로그·LG헬로비전)의 알뜰폰 점유율은 22.05%(지난해 10월 20.3%). KT(KT엠모바일, KT스카이라이프)은 19.25%(지난해 10월 16%)를 기록했다. 반면 SK텔링크의 점유율은 9.63%(지난해 10월 10%)로 가장 낮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사업은 매년 고속성장하고 있다. 핵심 알뜰폰 계열사인 KT엠모바일과 미디어로그만 보더라도 적자 폭을 줄이며 매출 성장을 이어오는 추세다. 최근 전체적인 알뜰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가입자 수 비중을 공격적으로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총 1160만명으로 지난해 11월 1000만명을 달성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T엠모바일은 올 상반기 매출 1251억원, 영업손실 1억원을 내며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952억원)이 늘고, 영업손실(59억원) 폭을 축소했다. KT엠모바일의 경우 2019년 매출 1613억원, 순손실 56억원에서 2020년 매출 1631억원, 순손실 36억원, 지난해 매출 2041억원, 순이익 59억원을 냈다.
 
미디어로그의 경우 2019년 매출 2021억원, 순손실 95억원, 2020년 2194억원, 순손실 13억원, 지난해 매출 2478억원, 순손실 3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1315억원의 매출(매출만 공시)을 기록하며 KT엠모바일을 넘어선 상태다.
 
왼쪽부터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사옥(사진=각 사)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텔링크는 쇠퇴하는 국제전화·알뜰폰 사업을 대신할 만한 실적 구원투수가 절실해졌다. SK텔링크는 계열사 구조조정으로 잇따라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사업 규모가 줄어들었다. SK텔링크는 2020년 출입 ID 사업을 SK쉴더스에 매각했고, 중고폰 사업을 SK네트웍스(001740), 기업고객 대상 일반전화 등 B2B 사업의 경우 SK브로드밴드에 각각 넘겼다. 남아 있는 알뜰폰 사업마저 시장 점유율 독점에 대한 지적을 받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알뜰폰 사업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통신 3사 자회사 알뜰폰 업체들의 점유율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오자 SK텔레콤만 유일하게 “철수 결정이 나면 따르겠다”라는 의지를 밝혔다.
 
SK텔링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약정이 없는 알뜰폰 소비자들의 경우 충성고객 비중보다는 이탈 비중이 높기 때문에 무리한 가격경쟁을 지양하고, 수익성을 보완해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것으로 방향을 설정했다"라며 "(타 기업 대비) 가입자 증가세는 더딜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위성사업 등의 새로운 모멘텀을 찾아 실적 기반도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업계에서 나오는 알뜰폰 사업 철수설은 사실무근"이라며 "알뜰폰 시장은 중저가, 중고가 시장으로 양분돼 계속 성장할 것이며 SK텔링크의 성장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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