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개발, 김기병 회장 수혈에도…적자 탈출 또 '위기'
2분기도 적자 추정…"영업손실 100억~200억원대 예상"
코로나19 재확산에 출입국 방역 수칙 바뀔까…'노심초사'
공개 2022-08-04 08:30:00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2일 17:1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주리 기자] 김기병 회장이 255억원의 수혈을 통해 롯데관광개발(032350) 살리기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암초를 만났다. 김 회장의 자금조달은 엔데믹으로 접어드는 추세에 따라 롯데관광개발의 턴어라운드 전망이 반영된 지원이었지만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의 재확산과 롯데관광개발의 더딘 회복세에 경영정상화가 당분간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렸다.
 
롯데관광개발의 오너 김기병 회장은 최근 보유 중인 롯데관광개발 주식 240만주를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으로 장외매도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255억원을 롯데관광개발에 대여했다. 이는 적자 누적으로 자본잠식 위기에 처한 롯데관광개발을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자금을 빌려줘도 안전하다' 할 정도로 업황이 개선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김기병 회장은 동화투자개발로부터 롯데관광개발 240만주를 대여받고 이 주식을 다시 에쿼티스퍼스트홀딩스코리아에 255억원에 판다고 공시, 매각 대금을 연 4.6% 금리로 롯데관광개발에 다시 대여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이 대금을 받아 110억원은 다른 빌린 돈을 갚고 나머지 145억원을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단기차입금 상황 및 사업운영비 등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관광개발이 세운 제주 드림타워(제주도 호텔 및 카지노)는 부지 매입과 건립에만 1조원이 넘게 들어간 대형 복합 리조트로, 완공을 앞두고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맞았다. 완공 후에도 전세계 여행업이 침체에 빠지면서 건립에 들어간 자금의 이자비용만 지속해서 소요되는 상황이다. 
 
롯데관광개발 제주 드림타워(사진=네이버 갈무리)
 
롯데관광개발은 2021년 한 해에만 1년치 금융비용으로 718억원을 소요했다. 2022년 1분기에는 금융비용이 더 늘어 229억원을 기록(2021년 1분기 198억원), 단순 계산으로만 따지면 올해 2~4분기 동안 690억원의 비용을 이자를 갚는 데만 사용해야 하는 셈이다. 롯데관광개발이 공시한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이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은 379억원에 불과하다. 
 
2022년 2분기 롯데관광개발의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을 보면 호텔 부문이 341억원으로 전체(521억원)의 절반을 넘는다. 그 다음 순위가 154억원의 카지노 부문, 리테일 부문은 26억원 남짓이다. 제주 드림타워가 완공되기 이전에는 여행 부문이 60~70%를 차지했던 반면, 제주 드림타워 관련 사업이 시작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가 바뀌었다. 제주 드림타워는 2016년 5월 착공에 들어가 2020년 11월 사용 승인을 받았고, 2020년 12월 관광호텔과 판매시설을 오픈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자본금 359억원에 자본총액 426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다만, 롯데관광개발은 지난 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가 소유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토지 지분(전체 부지의 59.02%)에 대한 자산재평가 평가금액 5680억원을 2022년 상반기 결산에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자본총액이 증가하면서 재무구조도 개선될 전망이다.
 
 
 
롯데관광개발은 2분기도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매출이 521억원으로 지난 1분기(411억원) 대비 26.8% 늘어났지만 지난 1분기 영업비용(703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종업원 급여(189억원)와 감가상각비(192억원) 등 고정비용을 줄이긴 어렵고, 지급수수료(104억원)와 광고선전비(13억원) 등 매출이 늘면 함께 늘어나는 비용도 2분기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선 롯데관광개발의 2분기 영업손실을 100억~200억원대로 보고 있다.
 
3분기도 기대하기 어렵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카지노와 호텔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제주도로 가는 해외관광객이 증가해야 한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2월 기준으로 제주 입도 해외 관광객이 연 173만명이었던 반면, 2022년 6월까지 입도 해외 관광객은 총 2만4000명에 불과하다.
 
코로나19의 재확산도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만4689명 늘어 누적 1982만739명이 됐다. 감염경로는 국내발생 4만4253명, 해외유입이 436명이다. 이는 전주 대비 8806명 늘어난 수치로, 해외유입 확진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방역당국이 출입국 방역 수칙을 제한하게 되면 제주 드림타워는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다만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롯데관광개발의 분기별 성장세가 지속돼 영업적자 폭을 줄여나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롯데관광개발이 6월 싱가포르와 태국에서 단체관광객을 유치해 호텔과 카지노 매출의 동반 상승이 기대되며 특히 3분기에는 성수기에 진입해 호텔 객실점유율와 평균객실단가가 상승하고, 홈쇼핑 판매 비중이 축소되면서 채널 믹스 개선에 따른 마진 상승이 예상된다는 게 이유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의 최대 국경일 시즌인 8월을 맞아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1000여명의 카지노VIP고객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드림타워 카지노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지난 6월 무사증 제도 재개로 싱가포르 직항 비행기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드림타워 카지노 2분기 매출이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드림타워 카지노 매출액 154억원이 증가하는 데 힘입어 호텔 부문과 리테일을 포함한 전체 매출 기준 2분기 최고 기록을 세운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10월까지 말레이시아와 대만, 일본 등의 직항 노선 재개가 예상되는 등 제주로 향하는 해외 하늘길이 차례로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주리 기자 rainb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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