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존재감 세우는 삼성생명, 시중은행 넘어설까
제1금융권 대비 금리 적용 시점 느리고 큰 차이 없어
DSR 규제 한도 높은 보험사 상품 찾는 소비자 증가 추세
공개 2022-06-09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7일 19:4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인해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의 대출 금리 차가 줄어들면서,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험사의 경우 대출 상품 금리 적용 시점이 시중은행보다 늦고, 같은 기준에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 시 더 많은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생명(032830)은 제2금융권 중 처음으로 주담대 만기 기간을 40년으로 늘리며 매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088350), 교보생명을 포함한 대형 생명보험 3사의 지난 4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21조5392억원이다. 이는 전월 대비 0.5% 증가한 수준이다.
 
최근 보험사 주담대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삼성생명은 지난달 23일 제2금융권 중 처음으로 주담대 최장 만기를 35년에서 40년으로 확대했다. 이후 삼성화재(000810)도 주담대 만기 40년 확대에 동참했고,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주담대 만기 확대 방안을 고민 중이다.
 
(사진=삼성생명)
 
같은 기간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규모의 성장세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07조1968억원으로 전월 대비 4794억원 소폭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주요 보험사 잔액은 아직 집계가 완료되지 않아 지난 4월 기준으로 주담대 잔액을 비교했다. 다만, 최근 지난달 말 집계된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06조6723억원으로 전월 대비 5245억원 감소해 지난 3월 잔액(506조7174억원)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금리가 상승하며 대출금리가 빠르게 높아짐에 따라 부담이 생긴 소비자가 주담대 이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집값 상승으로 인해 이자 부담이 커진 것도 영향으로 작용했다.
 
주담대 잔액 규모는 시중은행이 월등히 크지만, 금리 상승 국면에서 이자 부담이 적고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 주담대를 이용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먼저, 금리 면에서 시중은행보다 보험사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이달 7일 기준 대표 보험사 삼성생명이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년 고정 기준 연 3.50~6.54%를 적용한다. 금리 적용은 국고채 3년 직전 1개월 평균을 연동하는 방식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 5년 기준 변동금리 4.28~5.78% △신한은행 주택담보대출 5년 기준 변동금리 4.19~5.69% △하나은행 주택담보대출 5년 기준 혼합금리 4.799~6.099% △우리은행 주택담보대출 5년 기준 변동금리 4.37~6.67% △농협은행 주택담보대출 5년 기준 변동금리 5.19~6.19%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의 변동금리는 대출실행일 직전 영업일 전국은행연합회에 최종 고시된 ‘신규취급액기준 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나 ‘신잔액기준 COFIX’ 중 고객이 약정할 때 선택한 금리를 적용한다.
 
이 때문에 주담대 변동 폭이 큰 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국민은행 3.78~4.18% △신한은행 4.08~5.19% △하나은행 4.26~4.67% △우리은행 4.30~5.67% △농협은행 3.92~3.97%로 집계됐다.
 
10일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중은행 주담대 최고금리는 최대 2.22%p에서 최소 0.5%p까지 늘었다. 반면, 생명보험협회에서 공시한 지난달 말 기준 삼성생명의 주담대 최고금리는 5.45%로 차이가 1.09%p 정도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금리 인상 흐름에 맞춰 대출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지만, 예금 금리는 상대적으로 낮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있는 편”이라며 “반대로 보험사의 경우 제2금융권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상승 금리를 적용하는 시점이 느리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라고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 간 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같은 상황에서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으니 고신용자들도 보험사로 눈을 돌리고 있다”라며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제1금융권이 금리가 안정화되면 제2금융권과 금리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의 DSR 적용 규모도 차이가 난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시중은행에 대해 DSR 40%를 적용하지만, 제2금융권은 이보다 좀 더 여유로운 50%를 적용하고 있다. 더 많은 금액의 대출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실제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도 보험사 주담대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 “처음 주담대를 받으려 하는데 시중은행과 보험사 중 고민하고 있다”라며 “최근 금리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상황에서 금리가 더 낮고 부가 가입이 없는 보험사 상품에 관심이 생겼다”라고 밝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같은 기준에서 보험사는 더 많은 금액을, 시중은행은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등 각 장단점에 따라 주담대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나타나는 것 같다”라며 “주력 상품이 주담대가 아니기 때문에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기보다는 소비자들이 좋은 조건에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