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1년 신한라이프, 생사혼합 보험금 급증…수익성 '경고등'
'생사혼합보험' 보험금 규모 수입보험료 수준까지 커져
공개 2022-06-07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3일 09:3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한라이프가 오렌지라이프와 병합 1년이 돼가는 가운데 사망보험에서는 성장한 반면 생사혼합보험에서는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 이후 사망보험 외형이 커지고 보험영업 효율성도 제고됐지만, 저축성 상품인 생사혼합은 고객에게 돌려주는 보험금이 수입보험료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라이프의 사망보험 수입보험료는 3조5628억원으로 2020년(2조5969억원) 대비 37.2%(965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보험료(6조586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9%에서 54.1%로 9.2%p 상승했다. 
본래 사망보험 비중은 2019년 49%였는데 2020년 특별계정에서 수입보험료가 증가하면서 44.9%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병합 이후 과반이 훌쩍 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올해 1분기에는 수입보험료 1조1351억원을 기록해 비율이 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보험의 보유계약 건수와 가입금액 비중도 늘고 있다. 보유계약은 2020년 428만건에서 2021년 570만건으로 142만건(33.2%) 증가했고 전체 보유계약에서 사망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82.3%에서 84.9%로 2.6%p 올랐다. 같은 기간 사망보험 가입금액 비율은 81.8%에서 83.2%로 1.4%p 상승했다. 신계약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초회보험료 역시 2019년 314억원에서 2020년 355억원, 2021년 402억원으로 증가했다.
 
신한라이프는 사망보험을 강화하면서 외형 성장은 물론 보험영업 손익의 효율성도 높였다는 분석이다. 사망보험은 들어오는 수입보험료 대비 발생한 보험금이 다른 보험 종목들에 비해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금 내역을 살펴보면 사망보험 부문은 2019년 1817억원에서 2020년 2231억원, 2021년 2611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전체 보험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1%에서 37.6%로 9.5%p 떨어진 후 다시 27.5%로 10.1%p 하락했다. 올 1분기는 보험금 718억원에 비율 23.3%로 확인된다.
 
사망보험 영향력 확장에는 특히 병합 전 오렌지라이프가 사망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었다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렌지라이프의 사망보험 수입보험료는 2020년 기준 1조8025억원으로 회사 전체 수입보험료의 45.2% 수준이었고, 보유계약에서 차지하는 사망보험 비중도 82.4%에 달했다. 사망보험 손해율은 2019년 74.2%, 2020년 73.6%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와 달리 생사혼합보험(사망보험과 생존보험을 혼합한 형태) 부문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2019년 7299억원이었던 생사혼합보험의 수입보험료는 2020년 6411억원으로 줄었다가 2021년 6651억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9%에서 11.1%로 떨어졌고 다시 10.1%로 내려갔다.
 
신한라이프 본사 (사진=신한라이프)
 
문제는 보험료 흐름과 달리 보험금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사혼합보험의 보험금은 2019년 1807억원에서 2020년 3467억원, 2021년 6567억원으로 늘어났다. 보험금 합계에서 생사혼합보험이 나타내는 비율도 46.9%에서 58.4%로 오른 뒤 69.2%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살펴보면 생사혼합보험은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비중이 10% 수준인데, 나가는 보험금에서는 무려 70%를 차지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보험금 금액이 크게 오르면서 수입보험료(6651억원)와 보험금(6567억원) 규모가 비슷한 수준에서 형성됐다. 올 1분기에는 생사혼합보험의 수입보험료가 1636억원으로 비율이 9.7%였지만 보험금은 2232억원으로 72.5%까지 비중이 올라갔다.
 
생사혼합보험 역성장 추세는 신한라이프 통합 이전부터 이미 사업 규모를 줄이고 있는 가운데 해당 부문에서 오렌지라이프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렌지라이프의 생사혼합보험 수입보험료는 2019년 9407억원, 2020년 8394억원인데 반해 보험금은 각각 1조1208억원, 9210억원으로 보험금 금액이 보험료보다 더 높은 상황이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사망보험 수입보험료 증가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대응을 하면서 저축성보험보다는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정책적 차원에서 그랬던 것이 가장 큰 영향으로 생각된다”라면서 “생사혼합보험은 결국 연금보험과 같은 저축성보험들인데 이는 금리 부담 때문에 IFRS17 대비해서 전체적으로 몇 년 전부터 비중을 조금씩 줄이고는 있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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