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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화재, 신종자본증권 300억 발행…효과는 ‘글쎄’
RBC비율 하락에 재무건전성 불안정
공개 2022-05-23 16:54:18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3일 16:5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흥국화재(000540)가 또다시 자금조달에 나섰다. 지급여력(RBC)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 아래까지 떨어지자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다. 회사는 이번 조치로 RBC비율이 약 4.3%p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신용평가 업계서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한다. 수요예측은 오는 24일 진행되는데 기관투자자(전문투자자 포함)만 참여가 가능하고 개인투자자는 불가하다.
 
청약기일은 오는 31일이며 상환기일은 2052년 5월31일이다. 공모희망금리 밴드는 연 6.00~6.50% 수준으로 제시됐고, 잔액 인수기관으로는 메리츠증권(008560)이 참여한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정해져 있지만 발행사가 이를 연장할 수 있는 채권이다. 이론적으로 만기를 계속 늘릴 수 있기 때문에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이번 사채는 발행사 선택으로 상환되지 않을 경우 다음 만기일까지 30년간 자동적으로 연장된다. 이자는 사채 이자율을 적용해 계산한 연간 이자의 4분의 1씩 매 3개월마다 정해진 기일에 지급한다.
 
앞서 흥국화재는 지난 3월에도 200억원 규모의 사모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2개월 만에 다시 조달 시장 문을 두드린 것인데, 이는 보험업계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1분기에는 146.7%까지 내려가면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하회했다. 지난해 155.4%를 기록해 아슬한 수준을 유지했는데 금리 상승기 영향을 받으면서 지속적으로 수치가 하락했다.
 
RBC비율은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을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눈 것이기 때문에 자본을 확충하면 계산식의 분자 부분을 늘려 수치 하락을 방어할 수 있게 된다. 회사 측에서는 이번 증권 발행으로 RBC비율이 4.3%p 증가해 151.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신용평가 업계서는 이번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A-(안정적)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해당 회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 평가' 신용등급에 비해 2단계 낮은 수준이다.
 
특히 흥국화재는 원수보험료 기준 장기보험 비중이 약 90%로 장기 보장성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데, 위험손해율이 경쟁사 대비 높아 보험 계약의 질적 개선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완자본 의존도가 높아 자본비율 관리 부담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도 주요하게 꼽힌다. 지급여력기준금액의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수익성 하락으로 지급여력금액 확충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보다 보수적인 자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현재 흥국화재는 보완자본을 통해 지급여력금액 확충으로 RBC비율을 관리하고 있다”라면서 “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손익이 감소할 수 있고, 높은 보완자본 의존도는 향후 수익성에 부담 요인인 점을 고려할 때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평가했다.
 
또 정원하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RBC비율과 자기자본비율 등 전반적인 자본적정성 지표가 업계 평균 대비 저조한 수준이다”라면서 “지급여력금액의 질적 구성이 열위한 가운데 자본성증권의 이자나 배당 부담이 높은 점, 감독당국의 자본규제 강화 등을 감안할 때 큰 폭의 자본적정선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액이 그렇게 크지는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계는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라면서 “하반기에도 계속 자본확충 계획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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