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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20일 수요예측…변수는 ‘금리’
4년 만의 복귀…재무 개선·정책 호재에 흥행 예상
흥행시 800억원까지 증액···운영자금으로 사용
공개 2022-05-19 16:21:02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9일 16:2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사명 변경 후 첫 공모채 발행에 나서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약 4년 만의 회사채 시장 복귀로, 금리 인상 기조라는 악조건을 뚫고 흥행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는 오는 20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번 두산에너빌리티 공모채는 400억원 규모의 2년물로, 납입기일은 이달 30일이며 주관사는 KB증권(KB금융(105560)NH투자증권(005940)·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071050)) 등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회사채 발행을 위해 한국기업평가(034950)와 나이스신용평가에 회사채 본평가를 의뢰, 지난 16일과 17일 각각 ‘BBB/안정적’ 등급을 받았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공모채 본평가를 받은 것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BBB+/안정적’ 등급을 얻은 지난 2018년 9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회사채 시장 복귀 이유로 ‘재무구조 개선’과 ‘원자력발전 친화 정부 출범’을 꼽는다. 두산(000150)그룹은 최근 채권단 관리체제를 23개월 만에 조기졸업했고, 지난 2019년 300%에 육박했던 두산에너빌리티의 부채비율도 작년 말 기준 169.3%로 떨어졌다. 순차입금의존도 역시 같은 기간 35.1%에서 20.9%로 개선됐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의 안정성 척도를 각각 300%·30%로 잡고 있다. 
 
아직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성차입금이 현금성자산의 약 1.87배로 유동성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기업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인 잉여현금흐름(FCF)이 2020년 –1849억원에서 지난해 5769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매출액이 11조2836억원으로 전년도보다 23% 증가한 점, 올해 1분기 말 수주 잔액이 지난해 매출보다 큰 13조5986억원 수준이라는 점도 두산에너빌리티가 다시금 공모채 발행에 나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친원전 정책을 펼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출범도 두산에너빌리티에는 호재다. 실제로 새 정부가 신한울 3·4호기 원전 공사 재개를 공식화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주기기 설비와 터빈 발전기 부품을 정상 납품해 지난 2017년 묶였던 제작 비용 4927억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현승희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의 단기신용등급을 기존 ‘A3-’ 에서 ‘A3’로 상향조정하면서 “국내 신정부 들어 원자력발전에 대한 정책 방향성이 우호적으로 전환됐고, 최근 글로벌 에너지 변동성 확대에 따라 각국의 원자력발전 수요가 증가하며 회사의 주력 수주기반인 원자력 발전 시장의 확대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산에너빌리티 회사채 자금 사용 목적 공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두산에너빌리티의 공모희망금리는 연 4.50~5.50%로, 수요예측 흥행 시 최대 8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예정이다. IB업계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이번 회사채 자금 사용 목적이 ‘만기 사채 대환’이 아닌 ‘운영자금’이라는 점에서 흥행 가능성을 찾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공시에 회사채를 8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것을 전제로 자금 사용 목적을 명시했는데, 사우디 주단조공장 건설 공사 210억원·김포열병합 복합화력(GT) 건설공사 590억원 등이다. 김포열병합 복합화력발전소의 경우 공모채 미매각 사태를 겪은 삼척블루파워와는 달리 LNG를 연료로 하는 열병합 발전소여서 친환경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재무구조 개선과 정책 수혜 등으로 이번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요예측이 실패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모집 금액 400억원의 두 배인 800억원 이상으로 투자금이 몰릴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회사채 시장 경색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기조에 관망세를 취하는 투자자들이 늘었고, 기업들 역시 회사채보다 장기 CP나 은행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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