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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사, 2030년까지 LNG선 최대 52척 수주 전망
EU,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 '0' 목표···물동량 증가 예상
공개 2022-04-26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5일 17:5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코로나19 여파 감소 등에 국내 조선 3사가 수주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신용평가사로부터 새로운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LNG 수급 환경 변화로 한국조선해양(009540)·대우조선해양(042660)·삼성중공업(010140) 등 3사의 LNG운반선 수주가 계속해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해당 수주가 극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사업안정성 개선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25일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최중기 기업평가1실장과 김봉환 책임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불러온 조선산업의 변화’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크게 낮출 계획이며, 이에 따라 유럽의 PNG 수요를 LNG가 대체한다면 LNG선 발주량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PNG란 천연가스를 추출한 상태에서 압축이나 압력을 가하지 않고 그대로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하는 가스를 말한다.
 
러시아는 세계 1위의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유럽은 그간 천연가스 수입량의 40%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잇따르면서 에너지 수입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이루어졌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입법문서 ‘REPowerEU’를 발표하였다. REPowerEU의 내용을 살펴보면 EU의 목표는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2/3수준으로 줄이고, 2030년까지 러시아 의존도를 0으로 낮추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럽이 천연가스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LNG 물동량이 증가하면 LNG운반선에 대한 수요가 늘고, 국내 조선 3사의 수주도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나이스신용평가의 판단이다. 
 
LNG운반선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도 탄소중립 기조로 인한 천연가스 수요 증가로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량)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EU의 조치로 인한 LNG 물동량 증가가 겹칠 경우, LNG운반선 발주량 증가 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특히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선박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만큼 더 많은 선주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세계 LNG선박 시장에서 우리 조선 3사의 점유율은 70~80%에 달한다. 중국 조선사 ‘Hudong Zhonghua’가 건조한 LNG선이 지난 2018년 건조 2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폐선된 사건 이후 우리나라 조선사들의 LNG선 점유율은 더욱 상승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LNG선 전체 선복량 중 국내 조선 3사가 건조한 LNG선은 약 70%이며, 인도기준 수주잔고 중 조선 3사의 점유율은 80% 내외다. 같은 기간 회사별 점유율은 수주잔고 기준 현대중공업그룹 39.5%·삼성중공업 25.3%·대우조선해양 19.8% 수준이다. 김봉환 연구원은 “한국 조선사들이 중국 조선사들 대비 7% 높은 가격을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이 70~8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 조선사들의 LNG선 시장 내 경쟁력은 매우 우수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LNG 물동량·외부 환경적 변수 등을 고려해 추정한 결과, 우리나라 조선 3사가 2030년까지 수주할 수 있는 LNG운반선은 총 52.2척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30년 LNG 물동량이 640만t임을 가정했을 때 나온 수치로, 최근 10년간 평균 수주량인 33척보다 19척 이상 많은 수준이다. 2030년 LNG 물동량이 600만t일 경우 조선 3사가 수주 가능한 LNG운반선은 44.3척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조선 3사의 LNG선 매출은 연평균 11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조선 3사 합산 매출인 26조6000억원의 44%에 해당한다.
 
다만 이 같은 LNG운반선 추가 수주가 조선 3사의 실적을 대폭 개선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빠르게 기술과 경험을 쌓고 있는 중국 조선사들의 경쟁력 강화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김 연구원은 “극적인 실적 회복에는 미치지 못할 수 있겠지만, LNG 물동량 증가에 따른 안정적인 LNG선 제작 물량 확보는 그동안 공급과잉에 따라 낮은 가동률·낮은 선가·저조한 수익성에 시달려온 조선산업의 환경을 크게 개선시켜 국내 조선3사가 사업안정성을 제고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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