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퇴직연금 시장…삼성생명, 수익률 경쟁에도 정상 지킬까
적립금 기준 시장점유율 60%…평균 웃도는 수익률
올해 디폴트옵션 도입… 수익률 경쟁 치열 예상
공개 2022-04-27 08:50:00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5일 19:2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퇴직연금 강자로 불리는 삼성생명(032830)이 최근 투자 열풍과 함께 매년 성장하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삼성생명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기준 60%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익률도 평균을 웃돌며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다만, 올해부터 디폴트옵션이 도입됨에 따라 퇴직연금 시장 내 수익률 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39조2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9% 늘었다. 제도 유형별 구성을 살펴보면, DB(확정급여)형이 32조600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DC(확정기여)형 5조38억원 △개인형 IRP 1조6387억원 △기업형 IRP 268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은행, 보험, 금융투자, 근로복지공단 등 퇴직연금 운용관리사업자 46개 사 중 적립금 기준 삼성생명의 점유율은 60.5%로 과반수를 차지하는 권역 내 부동의 1위를 차지한다.
 
(사진=삼성생명)
 
작년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가 운용하는 적립금은 291조8783억원으로 전년 대비 40조원(15.7%) 증가했다. 특히, 개인이 직접 운용이 가능한 DC형과 개인형 IRP 적립금 증가액은 각각 22조5000억원, 17조6000억원으로 퇴직연금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같은 기간 전체 연간수익률은 전년 대비 0.58%p 감소한 2.00%를 기록했다. 지속되는 초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수익률이 하락했다. 제도 유형별 수익률은 적립금 비중이 큰 DB형이 1.52%로 평균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DC형은 2.49%, 개인형 IRP는 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운용 방법에 따른 수익률을 보면, 안정적인 투자를 추구하는 원리금 보장형은 1.35%로 전년 대비 0.33%p 하락했다. 실적배당형은 전년 대비 4.25%p 떨어진 6.42%로 나타났으나 이는 전체 수익률을 3배 이상 넘는 수준이다. 실적배당형 수익률 하락은 지난 2020년 대비 주식시장이 침체로 접어든 것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권역 내 1위다운 모습을 보였다. 작년 말 DB형의 수익률은 1.75%, DC형은 2.71%로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다. 다만, 개인 IRP에서는 1.86%로 평균 대비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퇴직연금 운용은 삼성생명 실적에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작년 삼성생명이 거둬들인 수입보험료 26조6040억원 중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2.7%(6조570억원)이다. 이는 삼성생명의 주력 상품인 보장성보험(10조5441억원, 39.6%)에 이어 두 번째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삼성생명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공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마냥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 구성을 보면, 22조784억원(56.2%)이 자사 계열사 가입분이었다. 기타사업자 적립금 규모는 17조1914억원(43.7%)으로 나타났다. 이는 삼성생명 퇴직연금 가입자 상당수가 삼성그룹 계열사 직원이라는 셈이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3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한은행(20.2%)과 국민은행(18.3%)이 대부분 고객 유치를 통해 성장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작년 말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0조1787억원으로 이 중 자사 계열사 가입분은 3053억원(1.01%)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7조3672억원으로 자사 계열사 가입분은 2512억원(0.9%)으로 나타났다.
 
비계열사 비중을 늘리기 위해 삼성생명은 고객사 HR 담당을 대상으로 세미나 등을 통해 다양한 컨설팅 지원, 우량상품 라인업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현재 계열사 적립금 비중이 높지만, 비계열사 적립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라며 "올해 시행되는 DB형 적립금운용위원회와 운용계획서 작성 의무화에 발맞춰 고객 맞춤형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부터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 제도가 도입되면서 수익률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을 장기간 전문적으로 운용하기 어려운 근로자를 위해 근로자가 원할 경우 정부 당국 인가를 얻은 ‘적격 연금 상품(디폴트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퇴직연금 전체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수익률을 해결하기 위한 차원에서 디폴트옵션 도입을 결정했다. 최근 퇴직연금 수익률을 살펴보면 △2017년 1.88% △2018년 1.01% △2019년 2.25% △2020년 2.58% △2021년 2.00%로 2% 내외의 수준으로 물가상승률도 따라잡지 못하는 수준이다.
 
편안한 노후생활을 보내고자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퇴직연금으로 갈아탈 가능성도 높다. 특히,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 상품의 비중이 높은 삼성생명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디폴트 옵션을 대비하기 위해 사내 상품협의체 운영 등을 통해 위험유형별 세부 상품을 선정해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고, 리스크 관리와 수익률을 높이겠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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