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조달하는 파멥신…연매출 6800만원에 곳곳 '불안 요소'
핵심 파이프라인, 임상 절반도 진행되지 않아
기술특례상장 5년 차…관리종목 지정 '비상등'
"전략적 투자자 유치 통해 자금조달할 것"
공개 2022-04-25 08:50:00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1일 19: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혁신 신약 임상시험을 무더기로 앞둔 항체의약품 전문기업 파멥신(208340)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해 또다시 자금조달에 나섰다. 그러나 연 매출이 1억원에도 못 미치는 데다 핵심 파이프라인 임상시험은 절반도 진행되지 않아 부담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술특례상장 5년 차에 접어들며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까지 안게 된 만큼 임상 진행 중 사채권자들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가능성도 불안요소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파멥신은 최근 1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비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다. 사채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0%이며 만기일은 오는 2026년 4월15일이다. 사채와 신주인수권이 분리해 양도할 수 없는 비분리형이고, 신주인수권의 행사가액은 4830원이다.
 
파멥신은 기술특례 제도를 통해 지난 2018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5년 차가 되며 관리종목 지정 면제 특례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비중이 50%를 넘는 상황이다.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파멥신의 연결기준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은 440억원으로 자기자본(509억원) 대비 86%에 달한다. 2020년에는 67%였다. 코스닥 상장 규정상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에서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인 파멥신은 상장일로부터 3년간 관리종목 지정 면제를 받는다. 올해와 내년에 법차손 비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려야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파멥신의 상장 이후 매출 추이를 보면 지난 2018년 200만원, 2019년 0원, 2020년 6000만원, 2021년 6800만원이다. 개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에 해당하는데, 특례기간은 상장 후 5년이다. 따라서 파멥신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 않으려면 내년부터 연매출 30억원을 넘겨야 한다.
 
신주인수권부사채 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로 인한 자금 유출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미 지난 2019년 발행했던 1000억원 규모의 제1회차 전환사채는 대부분 풋옵션 행사로 소진됐다. 이들은 지난해 5월 395억원, 8월 379억원, 11월 16억원, 올해 2월 111억원 네 차례에 걸쳐 약 901억원 규모의 풋옵션을 행사했다. 나머지 99억원은 2020년 전환청구권 행사를 통해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오는 2024년 4월15일부터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게 돼 있다.
 
 
 
파멥신은 현재 자체개발 항암신약 후보물질 ‘올린베시맙’과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를 병용투여하는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호주에서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치료를 위한 임상2a상 첫 환자 투여(FPFV)를 완료했다. 2025년에 2상을 마무리하고 3상으로 넘어가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한 미국과 호주에서 ‘아바스틴(베바시주맙)’ 치료 후 재발한 뇌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올린베시맙 단독투여 임상2a상이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고형암 환자의 VISTA(면역 억제 세포) 억제제 ‘PMC-309’ 등 핵심 파이프라인은 3개다. 습성 황반변성과 당뇨성방막질환, 전신모세혈관누출증후군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임상도 진행 중이다. 다만 올린베시맙을 제외한 7개의 파이프라인은 전임상 단계다. 이들 파이프라인은 시판까지 불확실성이 높아 성공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태다.
 
파멥신 파이프라인 현황. (사진=파멥신)
 
눈여겨볼 만한 대목은 연구개발비 증가다. 이 과정에서 사용된 연구개발비는 335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늘었다. 매출액 대비 4만9522%의 금액이 연구개발에 투입된 것이다.
 
업계는 파멥신의 추가 자금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린베시맙의 단독·병용투여 임상2상이 시작 단계에 불과할 뿐더러 통과하더라도 통상 임상3상에 드는 비용이 전체 단계 중 70%를 넘어서는 점을 감안하면 연구개발비는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파멥신은 올해 연구개발비가 더 증가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멥신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작년에 자체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PMC-309와 PMC-403, PMC-402 3가지 파이프라인에 대한 CDMO(위탁개발생산)가 집중적으로 진행돼 비용이 크게 발생했다”라며 “임상에 필요한 시료는 마련했기 때문에 올해는 작년만큼 비용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자금조달 계획에 관해선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