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강자' 미래에셋생명, 증시 불확실성에 골머리
순자산액·대표 펀드 수익률 감소…보증준비금 적립 부담도
운용 자산 배분·보장성보험 영업 '투트랙 전략'으로 수익 방어
공개 2022-03-31 08:50:00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9일 11:1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변액보험 최강자 미래에셋생명(085620)이 금리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로 투자리스크가 커지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변액보험 열풍이 사그라들며 순자산액이 줄고, 대표 변액보험 펀드들도 3개월 만에 20%p 넘게 수익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변액보험에 올인했던 미래에셋생명은 수익률 방어를 위해 운용 자산 배분과 함께 보장성보험 영업을 동시에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에 나설 계획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작년 1~11월까지 미래에셋생명이 변액보험을 통해 벌어들인 초회보험료는 2조853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생보사 23개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래에셋생명의 일반계정과 특별계정을 합한 보험 구성비를 보면, 변액보험이 75.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반보장성 19.9%, 일반저축성 4.6%로 구성됐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비중을 전년 대비 7.5%p 늘리고, 일반보장성과 일반저축성은 각각 3.8%p, 3.7%p 축소하며 변액보험을 강화하고 있다.
 
변액보험은 가입자의 보험료 중 저축보험료를 따로 분리해 별도의 분리계정을 통해 주식이나 국채·공채·사채 등 주로 수익성이 높은 유가증권에 투자해 그 투자수익을 보험계약자의 해약환급금이나 만기 환급금에 반영한다. 투자수익 성과에 따라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했을 때, 지급되는 보험금액이 변동되기도 한다.
 
(사진=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은 작년 주식 활황에 따른 변액보험 열풍을 타고 국내 생보사 중 변액보험 신계약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했다. 운영 면에서도 뛰어난 수익률을 보였다. 작년 말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3년 총자산 수익률은 47.2%로 국내 생보사 중 1위를 기록했다. 변액보험 펀드 유형별로 보면 △주식형 78.7% △주식혼합형 46.6% △채권형 9.0% △채권혼합형 31.3%를 기록해 주식형을 제외하고 3개 영역에서 수익률 1위를 달성했다.
 
승승장구를 이어갈 것 같던 변액보험은 최근 증시 하락이라는 상황을 만나며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작년 코스피가 3200까지 오르면서 변액보험 순자산 규모는 작년 말 112조3209억원을 기록했지만, 전일 기준 국내 생보사가 운용 중인 변액보험 1786개의 펀드의 순자산액은 106조9752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7% 감소했다.
 
국내 증시가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된 것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로 불안감이 커지고,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코로나19 이후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실제 2021년 마지막 날 코스피는 3000p에 못 미치는 수준인 2997.65p를 기록한 후 전일 기준 이보다 8.9% 하락한 2729.56p로 장을 마쳤다.
 
이로 인해 변액보험 비중이 큰 미래에셋생명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순자산액은 13조7305억원을 기록했지만, 3개월 만에 7.2% 줄어든 12조7400억원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역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상품에 편입된 펀드 중 가장 많은 가입자의 선택을 받은 ‘글로벌MVP60’과 ‘ETF글로벌MVP60’ 펀드의 작년 말 기준 3년 수익률은 56.15%, 59.44%로 나타났다. 28일 기준 이 펀드들의 수익률은 각각 25.64%, 33.80%로 3개월 만에 수익률은 30.51%p, 25.64%p 떨어졌다.
 
 
또, 증시 침체에 따른 변액 보증준비금에 대한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변액 보증준비금은 변액보험 판매 시점의 예정이율보다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면 그 차액만큼 보증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보증준비금 규모가 커지게 되면, 보험사는 그만큼 수익성에 악영향을 받게 된다.
 
최근 미래에셋생명은 주식 활황에 따른 환입 효과로 보증준비금 규모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변액보증준비금은 지난 2019년 1546억원에서 2020년 1379억원, 작년에는 1164억원까지 줄었다. 작년에는 누적 변액보증준비금 215억원이 환입된 바 있지만, 올해는 적립해야 할 보증준비금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액보험 유지율은 아직 순항 중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납입 기간이 2회, 13회를 넘긴 수입보험료 규모는 4647억원, 1조537억원으로 작년 1월과 비교해 각각 23.6%, 21.2% 늘어난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변액보험 전망과 관련해 미래에셋생명은 자산 배분 전략을 통해 수익률 하락을 최대한 방어하고,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한 투트랙 전략을 통해 변액보험에서 나타나는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변액보험 상품은 증시에 따라 판매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해외 투자나 안전자산 등 여러 자산 배분을 통한 운용 전략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변액 보증준비금은 증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상황 변화에 따라 보증준비금을 적립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