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지오센트릭, 재생PP 공장 세운다…폐플라스틱 재활용 본격화
연내 울산에 재생PP 공장 착공, 2024년 완공 예정
2030년 재생 PP 수요 약 2000만t 예상···실적 기여 기대
공개 2022-01-10 18:05:03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0일 18:0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의 석유화학제품 전문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이 아시아 최초의 재생PP 공장 설립을 발표하며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공장이 설립되는 2024년부터 LG화학 등과 본격적인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10일 SK지오센트릭과 미국의 재활용 전문기업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Purecycle Technologies)가 울산에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 폐플라스틱 재활용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내용의 주요 조건합의서(Head of Agreement, HO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CES2022 행사에서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SK지오센트릭 강동훈 그린비즈 추진 그룹장, 마이크 오트워스(Mike Otworth)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 CEO가 만나 성사됐다. 양사는 지난해 8월 아시아 지역 내 PP 재활용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는데 이번 CES 2022에서 협약의 결실을 맺은 것이다.
 
아직 아시아에는 재생PP 공장이 없어, SK지오센트릭의 공장이 설립되면 아시아 최초의 재생PP 공장이 된다. PP는 자동차 내장재·가전제품·식품 포장 용기·장난감·생활용품 등에 다양한 색과 형태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소재로, 전체 플라스틱 수요의 25%를 차지한다. PP는 다른 소재와 첨가제를 섞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단순히 조각을 내는 기존의 물리적 재활용 방법으로는 냄새·색·불순물 등을 제거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대부분 소각 또는 매립으로 폐품을 처리해왔다. 양사는 올해 안에 재생PP 공장을 착공해 오는 2024년 완공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은 연 6만t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지며, SK지오센트릭은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재생PP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갖는다. 
 

마이크 오트워스(Mike Otworth)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 CEO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다회용컵 회수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재활용 기업 퓨어싸이클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폐플라스틱에서 오염물질과 냄새, 색을 제거한 초고순도 재생PP(Ultra Pure Recycled PP)를 뽑아내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미국 오하이오주, 조지아주에도 재생PP 공장을 설립 중이다. 재생PP 사업은 추후 SK지오센트릭의 실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환경 규제로 플라스틱 재생수지(Recycle Regin)의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약 2000만t 이상의 재생 PP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SK지오센트릭은 이번 재생PP 공장 설립으로 △폐비닐에 열을 가해 납사 등 원료를 얻어내는 ‘열분해유’ 기술 △오염된 페트병과 의류를 화학적으로 분해해 재활용하는 ‘해중합’ 기술에 더해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분야의 ‘3대 핵심 역량’을 확보했다. SK지오센트릭 측은 “이번 합의와 공장 설립으로 ‘2027년까지 자사의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량에 해당하는 연 250만t을 100%를 재활용하겠다’는 목표에 한층 가까워졌다”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김준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이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에 따라 탄소중립(Net Zero)를 실행하는데 있어 배터리 사업과 함께 SK지오센트릭이 주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 혁신함과 동시에 친환경 기술을 가진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해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 오트워스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 CEO 역시 “SK지오센트릭의 산업에 대한 전문지식과 퓨어싸이클의 특허기술을 결합해 전 세계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플라스틱 이슈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겠다”라고 말하며 추가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