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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배 마그나인베스트먼트 부사장
성공적인 초기투자 이끄는 VC…한국식 M&A 활성화 주도 노력
정부 민간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 팁스 운영사
공개 2022-01-10 09:10:00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5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임성지 기자] “한국 벤처캐피털의 급격한 양적 팽창으로 다양한 산업, 업종을 경험한 신규 심사역이 유입됐다. 양적 성장만큼 질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일부 심사역들이 기업과 관계를 갑을 관계로 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벤처캐피털리스트는 투자자로서 갑이 아니므로 겸손한 자세를 지녀야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 벤처캐피털(VC)로 도약을 준비하는 마그나인베스트먼트에서 다양한 분야의 네트워크로 초기 벤처기업의 성장을 주도하는 이석배 마그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한국 벤처캐피털 산업의 현 상황을 냉철한 시각으로 분석했다.
 
마그나인베스트먼트는 2014년 인수·합병(M&A) 이후 매년 성공적인 펀드 결성으로 2021년 기준 3700억원 규모의 운용자산(AUM)을 운영하는 벤처캐피털로 성장했으며, 현재 벤처투자본부와 전략투자본부, 미래기술투자본의 등 3개의 주요 투자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마그나인베스트먼트는 정부의 민간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인 팁스(TIPS.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운영사로 선정되어 참여 기관과 함께 초기 창업자에 대한 지원사업을 전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종합금융회사부터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 컨설팅기업, 로펌 등 다양한 산업을 경험한 이석배 부사장은 경험을 기반으로 지노믹트리(228760), 유틸렉스(263050), 오스테오닉(226400), 라이프시맨틱스(347700) 등에 투자해 한국 벤처캐피털 산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이석배 마그나인베스트먼트 부사장. 사진/임성지 기자
 
다음은 이석배 마그나인베스트먼트 부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어떤 계기로 벤처캐피털 산업에 종사하게 되었는가?
△나라종합금융에서 여신 및 투자업무를 오랜 기간 담당하다 기업구조조정전문기업(CRC)로 이직해 기업구조조정 펀드를 운영했다. 이후 2009년 기업컨설팅과 M&A펌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딜을 수행했고, 법률적 지원의 필요성으로 로펌에서 경험을 쌓다가 2014년 본격적으로 마그나인베스트먼트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활동하게 되었다.
 
-2021년 마그나인베스트먼트의 중점 과제는 무엇이었는가?
△초기투자 펀드 비중이 높다 보니 기업 성장에 따른 팔로우온 투자재원 확보가 시급했다. 2021년 하나금융투자와 함께 팔로우온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는데 성장지원을 위한 투자재원 마련이 창업 초기펀드와 정책펀드 결성에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이에 따라 안정적인 펀드 수익률 달성을 위해 포트폴리오 조정을 했다.
 
-마그나인베스트먼트의 차별된 투자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
△핵심은 창업기업 대표의 인적요소, 기술성, 시장친화도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경력, 학력, 네트워크를 갖췄어도 사업가로서 자세, 인성에 부족함이 있으면 투자하기 쉽지 않다. 기술성은 ‘회사의 핵심 기술은 무엇이가’라는 질문에 사업가가 ‘간단하게 정의하고 자신감 있게 설명할 수 있는가’로 요약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좋은 아이템도 시장의 니즈가 없으면 무의미하므로 시장 조사, 수요 조사에 충실하고 변화에 적절한 대처 방안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최근 관심 있게 지켜보는 산업이 있다면 무엇인가?
△그동안 바이오, 소재, ICT분야에 투자를 집중했다면 이제는 융합이라는 가치, 이종기술 간의 융합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찾고 있다. 창업자가 전문인 기술 영역에서 창업할 경우 전문성과 산업에 대한 이해는 있으나 그 이상의 새로운 부가가치는 다른 산업의 경험으로 다른 시각, 아이디어 솔루션을 지닌 구성원에서 발휘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화학전공자가 혁신적인 안티에이징 제품을 개발해 급성장하는 기업, IT인력이 스마트팜 분야에서 매년 400% 이상 성장하는 기업을 보면서 업종 간 융합으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양한 이력이 있다. 이런 이력이 심사역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가?
△한국 금융시장에서 혁명적 조치였던 금융실명제 시행 이후 종금사에서 직장 생활을 하기 시작했고, IMF, IT버블, 신용리스크 사태 등을 현업에서 경험했다. 또한, 자본 시장의 지속적인 변화에서 투자 및 M&A, 구조조정, 컨설팅 등을 하면서 많은 경험이 축적되었다. 이런 경험이 기업을 발굴, 투자, 사후관리 하는 과정에서 보완 또는 준비가 필요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과 기업가가 경영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조언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한국 벤처캐피털 시장이 호황기에 있다.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어떤 점이 보완되어야 하는가?
△회수시장 부족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풍부한 유동성과 양호한 벤처투자 수익률을 기반으로 최근 투자자금 측면에서 신규 민간 자금의 유입이 증가하고 있으나, 유동성 회수 국면에 진입하면 회수 기간과 수익률이 수반되지 않으면 신규 자금 유입도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벤처투자 회수 방안은 여전히 IPO(기업공개/Initial Public Offering)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시리즈B, 시리즈C 단계에서 엑시트(EXIT)는 미미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컨더리 시장의 확대, 기존 기업 간 적극적 M&A 참여, 글로벌 진출 등이 필요하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마그마인베스트먼트의 2022년도 목표는 무엇인가?
△투자기업 지원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다. 2022년도 자본시장은 변화가 많을 것으로 보이고 2021년처럼 좋은 투자 여건이 지속되리라 보지 않지만, 마그나인베스트먼트는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현재 마그나인베스트먼트는 중견, 중형 벤처캐피털로 도약할 시기로 동반자인 투자기업의 성장과 맞물려서 서로 상생하는 길을 모색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지녀야 할 덕목이 있다면 무엇인가?
△벤처캐피털은 이제 토탈서비스 기업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과거 투자자와 투자기업을 갑을 관계로 생각했다면 현재는 동반자 관계로 설정하고 투자기업이 필요한 금융, 경영관리, 시장 개척,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투자검토과정에서 기술의 가치를 판단하는 심사역량도 중요하지만, 심사역이 해당 산업 종사자보다 기술적으로 뛰어나거나 이해도가 높을 수 없다. 간혹 심사 과정에서 갑의 지위라는 인식, 기술적 우위에 있다는 자세로 투자기업을 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지양하고 동반자 관계라는 인식으로 겸손함과 도움을 주려는 자세가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지녀야 할 덕목이다. 
 
임성지 기자 ssonata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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