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DB캐피탈, 호실적에도 지속되는 건전성 우려
기업대출 비중 96.8%…요주의이하여신비율, 11.5%
시장 점유율 0.3% 그쳐…코로나19·금리인상 부담도 존재
공개 2021-12-20 18:04:10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0일 18:0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DB캐피탈이 기업금융 부문 강화를 통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건전성 저하 우려는 벗지 못하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이 존재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실물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등 자산 부실화 우려도 상존하고 있는 까닭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DB캐피탈의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A3’로 평가했다. DB(012030)그룹계열의 여신전문금융기관으로 1995년 설립됐지만, 미흡한 시장지위와 기업대출 중심의 영업자산 등을 감안할 때 자산포트폴리오 리스크가 높다는 판단이다.
 
자산건전성 관련 지표. (단위;억원.%). 출처/한기평
 
올해 3분기 DB캐피탈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121억474만원으로 전년동기(60억6716만원) 대비 99.5%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47억원에서 94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72.8% 오른 25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수익 중 대출채권수익은 68.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수료수익과 유가증권 수익 비중은 각각 20.5%, 4.3%를 기록했다.
 
영업자산 대부분이 대출채권에 쏠려있는 셈이다. 한기평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대출채권 가운데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기업대출 비중은 96.8%로 나타났다. 차주당 평균 대출 잔액은 21억원, 대출잔액 10억원 이상 여신 비중은 96.4%를 차지했다. 대출채권 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며, 나머지 대출채권은 대부업체대출, 렌탈 자산 담보대출 등으로 구성됐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영업자산의 대부분이 신용집중위험이 큰 기업대출로 구성돼 있고,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도 높아 자산포트폴리오 리스크가 다소 높은 수준”이라며 “올해 상반기 총자산 규모 기준 시장점유율은 0.3%로 시장지위도 미흡하다”라고 진단했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높은 점도 부담 요인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1.5%로 작년 말(12.4%) 보다 낮아졌지만, 요주의여신의 차주당 평균 대출잔액이 29억원으로 거액인 점 등은 잠재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DB그룹
 
윤 연구원은 “지난 2019년 이후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하향안정화됨에 따라 부실화 우려가 완화됐지만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의 절대적 수준이 여전히 높아 요주의여신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추이에 대해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 ”연간 순이익과 자기자본 규모를 감안할 때 거액 요주의여신이 부실화될 경우 재무건전성이 큰 폭으로 저하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올해 9월 말 기준 레버리지배율은 4.5배로 매우 우수하지만, 2019년을 제외하고는 2017년 이후 매년 20% 이상의 높은 자산성장세가 지속됨에 따라 자본적정성이 저하추세”라면서 “가파른 자산성장에 상응하는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코로나19 피해차주 지원 정책 종료와 금리 인상 이슈 등으로 할부리스사의 건전성 지표가 저하될 수 있다고 봤다.
 
박현준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내년에는 시장금리 상승과 코로나19 피해차주 금융지원 종료 가능성 등으로 산업환경이 올해 대비 저하될 전망”이라며 “특히, 금리 상승은 할부리스사의 조달비용 부담을 가중시켜 수익성 저하를 초래하는 동시에, 저신용 차주의 원리금 상환부담을 가중시켜 연체율을 상승시킬 가능성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윤 연구원 역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돼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증가할 수 있다”면서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상승이 지속될 경우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발생과 차주의 상환부담 증가로 인한 자산부실화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밝혔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