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당 물적분할, 비수익 사업부 정리 신호탄 되나
적자 지속 중인 사료 부문…실적 전망도 안갯속
비수익 사업부 꾸준히 정리…사업 포기 해석 나와
"사업부 정리 아냐…분할 따른 경영효율화 기대"
공개 2021-12-01 08:55:0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9일 18:4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대한제당(001790)이 사료 분야를 신설 법인으로 물적분할한다. 신설 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는 만큼 연결기준으로 분할 전과 재무구조의 변화가 발생하지 않아 신용도 등의 변동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물적분할이 그동안 부진한 수익성으로 대한제당의 전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사료 부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제당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사료·사료첨가물 제조가공 판매사업부를 분할해 ‘티에스무지개사료’를 설립한다. 분할 기일은 내년 1월1일이며 존속회사인 대한제당이 신설회사인 티에스무지개사료 지분 100%를 보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이다.
 
 
 
 
사료 사업과 관련된 인천공장 등 자산 1404억원과 부채 749억원이 티에스무지개사료로 이전되며 이에 올해 3분기말 별도기준으로 단순계산 했을 때 부채비율은 분할 전 109.5%에서 94.5%로 15%p 하락하는 등 개선 효과가 발생하지만 종속 자회사이기 때문에 연결기준으로는 변화가 없다.
 
실제 한국신용평가는 단순·물적분할 방식이기 때문에 분할 이전 대비 연결 실체의 변화가 없으며 분할 전 채무에 대해 분할신설회사와 분할존속회사가 연대해 변제할 책임이 있는 만큼 대한제당의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분할을 대한제당 사업 부문 구조조정의 시작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사료부문의 영업적자가 유지돼왔기 때문이다.
 
사료 부문 매출은 2017년 2925억원, 2018년 3557억원, 2019년 2475억원, 2020년 2488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2017년 23%, 2018년 29.4%, 2019년 20.5%, 2020년 20.5%로 4년 평균 전체 매출에서 23.4% 정도를 차지했으나 영업이익은 2017년 -79억원, 2018년 -124억원, 2019년 -108억원, 2020년 -23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올해 3분기까진 사료 부문 영업이익은 -15억원으로 전년 동기(-48억원) 대비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였다. 지난해부터 주요 제품 가격인상과 설비·인력의 구조조정(울산사료공장)을 진행했음에도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주력인 식품의 경우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률은 5%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축산유통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2.5% 늘어난 12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4.4%로 좋은 성과를 냈다. 다른 사업 부문과 비교해 사료 부문의 영업적자가 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문제는 낮은 시장지위와 업계 경쟁강도를 감안할 때 사료 부문의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는 데 있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는 “그동안 대한제당의 낮은 시장지위(사료 부문)와 원재료 가격 변동의 판가 반영 지연 등으로 영업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라며 “시설·인력구조조정 등에도 높은 시장경쟁강도 등을 감안할 때 수익창출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더구나 대한제당은 지난 2016년부터 비수익 사업에 대한 정리를 진행해왔다. 2016년 티에스저축은행(현 키움예스저축은행)을 키움증권(039490)에 매각했으며 2019년 티케이엠(현 HK바이오이노베이션)의 경영권을 한국콜마홀딩스(024720)에 양도했다. 작년에는 영업손실을 지속하던 파파이스 사업도 철수했다.
 
이에 분할 후 티에스무지개사료 역시 유상증자,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주식발행과 관련된 자금조달로 대한제당의 지분율이 하락하고 새로운 최대주주가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한제당은 이번 물적분할이 사료 부문 독립을 통한 경영효율화의 일환으로 결정된 것일 뿐 사업 정리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못 막았다. 분할로 사업부문별 핵심역량에 집중, 사업 전문성 고도화와 독립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해 경영효율성을 제고함으로써 수익성 증대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독립을 통한 경영효율성 제고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할을 결정했다”면서 “사료 사업 정리는 말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익성 개선 방안 등은 물적분할 후 (티에스무지개사료)전문경영인 선임 등이 이뤄지고 나면 구체적화될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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