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수렁' 베스파, 창업자 복귀에도 부정적 전망만…묘안 없나
'킹스레이드' 단일 매출에 3분기 영업손실 339억원
개발 스튜디오 정리 수순…신작 출시 기대감 하락
공개 2021-11-19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7일 10:2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전기룡 기자] 적자 수렁에 빠진 베스파(299910)에 김진수 창업자가 구원투수로 재등판하면서 어떤 묘안을 짜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동안 출시한 신작들이 흥행에 줄줄이 참패한 가운데 이렇다 할 신작도 묘연한 상태에서 베스파는 주식시장에서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신작 ‘타임 디펜더스’ 등의 흥행 실패로 여전히 ‘킹스레이드’에 치중된 매출구조를 지녔다는 점, 개발 자회사들로부터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 등에서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베스파는 올해 3분기 누적으로 387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522억원) 대비 25.8% 감소한 수준이다. 매출액이 줄어들었지만 영업비용은 720억원대를 유지했다. 이로 인해 영업손실은 33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198억원)에 비해 악화된 상태이다.

 

베스파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까닭은 킹스레이드의 매출 비중이 94%에 달해서다. 2017년 출시된 킹스레이드는 베스파의 대표 지적재산권(IP)이지만 출시 이래 4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매출 규모가 축소되기 시작했다. 실제 연간 1245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던 킹스레이드는 올해 3분기 누적으로 33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개발 자회사들을 인수하며 신규 게임을 발굴해왔던 베스파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베스파는 2018 1월 넥사이팅(100%)을 시작으로 △하이브(100%) △봄버스(100%) △슈퍼콜로니(100%) △코쿤게임즈(82.66%) △플루토이드(100%) △하이노드(100%) 등 중소규모 개발사들의 지분을 확보하며 자회사로 편입시킨 바 있다.

 

이후에는 자회사들을 통해 신작 게임을 출시했다. 대표적으로는 지난해 3월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 4월 서비스를 종료한 코쿤게임즈의 임모탈즈가 있다. 일본 자회사인 하이브를 통해서는 지난해 어그레츠코: 월급쟁이의 역습페코팝을 출시한데 이어, 올해 타임 디펜더스를 선보였다. 북미 자회사인 슈퍼콜로니도 올해부터 캣토피아 러쉬를 서비스하고 있다.

 

다만 신작 게임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대부분의 개발 자회사들은 베스파에 재무적으로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넥사이팅은 영업손실이 48억원에 달하면서 개발 자회사 중 적자폭이 가장 컸다. 이어 △슈퍼콜로니(15억원) △하이브(13억원) △봄버스(6억원) △코쿤게임즈(3억원) 등도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하이노드는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3276만원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김진수 창업자도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5개월 만에 대표이사직에 복귀한 상황이다. 베스파가 코스닥시장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직후 취임했던 이완수 전 대표는 7개월여만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당시 베스파는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에서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발생해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충족시켰다.

 

김 대표가 복귀 직후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 만큼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임시주총에서는 임원들의 퇴직금 지급 규정 등이 변경됐다. 아울러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앱에서도 김 대표가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베스파 임직원들이 현재 내부 상황을 묻는 질문에 인사팀에서 퇴사를 권유하고 있다는 답변을 남긴 것이다.  

 

이와 관련 베스파 관계자는 <IB토마토>신작 스튜디오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개발이 미진했던 곳을 중심으로 전배 등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내부에서 꾸준히 개발을 진행했으나 외부에 공개할 수준에 오르지 못한 작품들을 위주로 정리했고, 향후 전배로도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인원 감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베스파가 개발 중인 SRPG ‘샤이닝포스: 빛과 어둠의 영웅들’ 대표 이미지. 사진/베스파

 

베스파가 스튜디오 정리에 들어간 만큼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지고 있다. 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 8월 출시한 타임 디펜더스가 연간 10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추산했지만 개발사인 넥사이팅과 일본 퍼블리싱사인 하이브의 적자폭이 유지됐다는 점에서 킹스레이드에 집중된 매출 구조가 유지될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신작 출시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베스파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신작은 주력 매출원인 킹스레이드 IP를 활용한 킹스레이드2(가제)’이다. 이외에도 SRPG 장르의 샤이닝포스: 빛과 어둠의 영웅들을 비롯해 북미·유럽을 겨냥한 챔피언스 아레나(가제)’, 일본 대형 게임사의 IP를 활용한 ‘Project OP’ 등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스파 관계자는 기존에 알려진 킹스레이드2’샤이닝포스: 빛과 어둠의 영웅들과 같은 경우에는 일정에 변동이 생길지는 모르겠으나 꾸준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라면서도 현재 변동 사안이 많다 보니 내년도 출시 예정작들이나, 출시 예정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베스파는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29.7% 오른 1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52주 최저가(6420)을 기록한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이에 대해 베스파 측은 주가가 급등한 원인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현재 매각 등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화된 사안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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