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요소수 품귀에 유가 상승까지…매출 타격 입나
요소수보다 유가 상승이 더 큰 문제 될 수도
공개 2021-11-16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2일 16:5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물류대란 우려에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000120)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택배차량이 대부분 위탁이나 수탁계약으로 이뤄져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요소수 부족 사태가 길어지면 물류가 한꺼번에 멈출 수 있는 데다 최근 유가의 상승까지 더해져 매출 타격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8465억원, 영업이익 10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13.8% 증가한 수치다.
 
 
CJ대한통운 택배 차량. 사진/뉴시스
 
특히 두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내외 물동량 증가와 택배 적자고객 디마케팅 및 기업고객 계약단가 현실화 등으로 인한 증가 요인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업계에서 시장점유율 49%를 차지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3분기 기준)에 비해 택배물동량이 35% 이상 급증했다.
 
택배사업은 CJ대한통운의 전체 매출의 31.5%를 차지하는 만큼 중요한 수익원이지만, 최근 여러 이슈가 겹치면서 매출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아닌지 우려되고 있다.
 
먼저 사회적 문제가 된 요소수 품귀로 인해 택배물량을 제때 소화해 내지 못하는 것 아닌지 일각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요소수는 배출가스 저감장치(SCR)가 장착된 경유 차량에 연료와 별도로 주입하는 촉매제로 경유 차량에서 발생하는 질소 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분해해 매연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2015년 이후 출고된 모든 경유 차량은 요소수를 사용해야 하며, 요소수가 부족하면 출력에 제한이 생기거나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이에 대부분의 택배 차량이 경유 차량이어서 택배 대란이 생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CJ대한통운 측은 당장 운행을 못 하거나 물류 쪽에 타격은 없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택배 차량의 경우 대부분 계약된 개인 사업자분들로 회사가 보유한 차량이 많지 않다”라며 “일반 화물과 달리 택배는 관할 구역을 이동하기 때문에 거리가 멀지 않고 보통 3개월 주기로 요소수를 넣으면 돼서 당장 급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요소수 품귀현상에 멈춘 화물차들. 사진/뉴시스
 
다만 요소수 품귀가 장기화되면 직·간접적인 피해가 나올 수밖에 없다. 주요 도시의 허브물류센터와 서브터미널을 오가는 간선 화물차량의 경우 요소수가 많이 소모돼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 운행에 차질을 빚게 된다.
 
CJ대한통운의 경우 경기 광주 지역에 아시아 최대규모의 메가허브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장거리 간선 차량이 요소수 부족으로 멈춰 서게 되면 각 지역별로 물품이 모이는 서브(Sub)터미널에 물품이 전달되지 않게 되고 일선 택배 차량이 배송할 물품이 없어 택배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인 택배 차량의 경우 보통 주행거리 1만5000km 내외에서 요소수를 보충하는 반면 대형 화물차량의 경우 장거리 운행이 많고 배출가스가 많아 300~400km마다 요소수를 주입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은 중국과 호주 등에서 추가 물량을 공급받고 있어 올 연말까지 쓸 요소수는 확보된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적인 공급이 없을 때 문제가 발생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급등하고 있는 유가도 향후 실적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이 발표한 수출입현황에 따르면 이달 초 석유제품 수입은 전년 대비 158.1% 증가한 8억2800만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유가가 최근 급등하면서 수입금액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CJ대한통운 주요 원재료 현황. 사진/전자공시시스템
 
CJ대한통운은 주요 원재료로 경유를 사용하는데 올해 상반기 기준 1491L를 사용해 19억3100만원을 지출했다. 전년 동기 대비 사용량은 6%나 줄었지만, 유가 상승으로 비용이 17.5%(2억8700만원)가 증가했다.
 
또한 하역, 운송, 보관 등 물류에 사용된 유류비도 올해 상반기에만 연결기준 197억6950만원을 집행했다. 이는 상반기 영업이익(1386억9909만원)의 14%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나마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전 거래일 대비 2.81달러(3.34%) 떨어진 배럴당 81.34달러에 마감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이는 유가 안정을 위한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공급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전 세계적으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이 시작되면서 경기 회복 가능성이 제기됐고, 공급보다 수요가 크게 늘어 당분간 고유가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은 운송업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지만, 택배의 경우 최근 운임요금이 인상되면서 안정화를 찾아가고 있고, 정부에서 유가 안정화를 위해 유류세 인하 등을 추진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운임비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상쇄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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