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에 존재감 잃은 하나생보…김 대표 연임 '빨간불' 켜지나
순익, 1년 새 11% 감소…그룹 기여도 0.85% 그쳐
김인석 대표, 내년 3월 임기 만료…성장동력 하락 우려
공개 2021-11-04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2일 19:3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하나생명보험이 올해 들어 실적 하향 곡선을 그리며 임기 5개월 남은 김인석 하나생명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086790) 차원에서 비은행 부문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지만, 하나생명의 그룹 내 순익 기여도는 낮아지면서 존재감이 옅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하나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하나손해보험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하나생명은 손보에도 밀리게 됐다.
 
 
2일 금융감독원과 생명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하나생명의 올해 3분기(7~9월) 연결 기준 누적 순익 228억원으로 전년 동기 257억원보다 1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5억원에서 140억원으로 47.2% 줄었고, 이자이익·수수료이익·매매평가 이익을 더한 일반 영업이익은 46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08% 하락했다. 분기 기준 순익은 19억원을 거뒀지만, 2분기(30억원)와 비교하면 36% 줄었다. 지난해 인수된 하나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개선 등에 힘입어 흑자전환(3분기 누적 순익 59억원)에 성공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더욱이 하나금융의 경우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순익(누적기준·2조6815억원)을 달성하며 연간 순익 '3조 클럽'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하나생명은 맥을 못 추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는 지난해 대체투자 이익 등 일회성 요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지난해 상반기 수익증권 환매에 따른 특별배당수익으로 이익이 발생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배당금수익과 금융자산투자수익이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생명의 올해 3분기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배당금 수익은 21억원(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159억원)에 견줘 86.4% 급감했다. 이 기간 금융자산투자수익은 651억원에서 26% 떨어진 481억원을 시현했으며 이자수익은 1.7% 감소한 523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며 그룹 내 이익기여도도 하락했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3분기 하나금융 순익 내 1.22%의 비중을 차지했으나 올해 3분기 순익 기여 비중은 0.85%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3분기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하나카드 등 하나금융이 100% 지분을 보유한 비은행 부문 계열사 가운데 그룹 내 순익 비중이 감소한 곳은 하나생명과 하나자산신탁(3.12%→2.58%) 2곳이 유일하다. 현재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 순익 기여도(연결기준)는 작년 말 34.3%에서 올해 3분기 36%로 오른 상황이다.
 
사진/백아란기자
 
지난해 3월 수장에 오른 김인석 대표가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 구축’을 내세우며 사업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해 왔지만 효과는 미미한 셈이다.
 
그동안 김 대표는 모바일앱 개편을 통해 방카슈랑스(은행판매 보험)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개인화 서비스(원큐라이프체크)를 제공하며 체질 개선을 추진해왔다. 또 하나은행 모바일앱인 하나원큐와 함께 원하는 보장을 선택해 직접 설계(DIY)하는 암보험 상품을 비롯해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을 판매하는 등 상품 포트폴리오도 확대해왔다.
 
하지만 김 대표가 실적안정화를 통해 경영성과를 보여주기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내년 3월 김 대표의 임기가 만료되는데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채권평가이익이 하락할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하나금융 내부적으로는 내년 3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등 경영진에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새로운 성장 동력을 구축하고 하나금융의 보험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기까지는 시일이 촉박한 것이다.
 
출처/하나금융
여기에 2023년부터 적용되는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과 이를 평가하는 신지급여력비율제도(K-ICS) 도입 등 보험산업 관련 규제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IFRS17은 보험사 보험부채를 판매 시점이 아닌 보고 시점 기준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지급여력(RBC)비율 등 건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자본을 더 쌓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서다.
 
현재까지 공개된 하나생명의 RBC비율은 상반기 기준 172.76%로 1년 전(205.16%)보다 32.4%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5.35%에서 1.97%로 떨어졌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수익률(ROE)도 내림세다.
 
올해 상반기 하나생명의 ROA는 0.13%로 작년 상반기(0.99%)에 견줘 0.86%포인트 감소했으며 ROE는 작년 2분기 14.04%에서 12.00%포인트 떨어진 2.04%로 나타났다. 특히 ROA는 작년 3분기 0.89%, 작년 말 0.65%, 올해 1분기 0.22%로 5분기 연속 추락하고 있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순익 하락은) 지난해 대체투자부문에서 이익이 발생함에 따른 기저효과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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