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종목 위기' 에이치앤비디자인, 잔액인수 없는 유증 불안
올해 말 자본총계 33억원 전망…자본확충 없을 시 관리종목 지정
최종 미청약 주식은 미발행…유증 성공 여부 구주주 청약률에 달려
공개 2021-10-29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7일 18:2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에이치앤비디자인(227100)이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피하기 위한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다만 주주우선공모 방식으로 결정되면서 주주들의 청약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실권주가 미발행으로 이어질 경우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피하기 위한 수준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치앤비디자인은 540만주의 보통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예상모집가액은 주당 8300원으로 예상모집총액은 448억2000만원이다.
 
조달한 자금은 종속 자회사 ‘아리바이오에이치앤비’의 건강기능식품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마케팅 비용, 시설자금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번 유상증자 목적은 관리종목 지정 요건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현재 에이치앤비디자인은 관리종목 지정 요건 중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의 자기자본(자본총계) 50% 초과를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46억원의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 발생으로 자기자본의 414.48%를 기록하며 올해나 내년 다시 한 번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어설 경우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문제는 현재까지 상황으로 볼 때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2019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한 후 올해 상반기까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주력 사업인 모바일 액세서리와 배터리 플랫폼 부문의 경쟁심화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로 추가 매출을 창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단기간 실적 반등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연결실적에 영향을 미칠 자회사 아리바이오에이치앤비의 경우도 아직 성과가 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에이치앤비디자인도 올해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올해말 자본총계를 상반기보다 61.6% 감소한 34억원으로,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은 84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를 계산하면 비율은 약 250.7%가 나온다.
 
이에 단기간에 자기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유상증자를 통해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의 비중을 50% 아래로 떨어뜨리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유상증자를 통해 에이치앤비디자인이 원하는 수준의 자금확보를 하지 못할 경우 5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관리종목 지정 요건 충족을 막기 위해서는 부족해 보인다.
 
중요한 것은 유상증자의 흥행 여부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 방식은 주주우선공모로 구주주 청약과 실권주에 대한 일반공모가 진행된다. 실권주에 대한 인수인은 없기에 미청약으로 인한 신주는 발행하지 않는다. 즉 자금조달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예상모집가액을 기준으로 이번 유상증자 청약률이 80% 이상이 돼야 관리종목 지정 우려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말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을 84억원, 자기자본을 33억원으로 예상했을 때 유상증자를 통해 395억원 이상을 조달해야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비중이 50% 미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최대주주인 살루타리스 1호투자조합은 이번 유상증자에 100% 참여한다고 밝혔지만 보유 지분율이 12.87%로 배정된 물량은 58억원(예상발행가액 기준)에 불과하다.
 
결국 87.13%에 달하는 주주들의 적극적인 유상증자 참여를 위한 방안이나 발생한 실권주에 대한 일반공모에서 많은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성과나 비전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지표상으로는 부정적이다.
 
실제 최근 3년간 영업실적으로 살펴보면 매출은 2018년 314억원에서 2019년 218억원으로 30.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018년 5억원에서 2019년 -4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는 새로 진출한 마스크 부문 매출 발생과 기타소형가전제품 판매 개선으로 전년 대비 80.9% 늘었음에도 주요 제품의 판매단가 하락과 판매관리비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오히려 적자폭이 커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마스크 판매량이 작년보다 줄고 보조배터리 제품의 판매단가와 판매수량이 모두 감소하면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138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적자폭을 늘렸다.
 
 
 
유상증자를 통해 사업역량 강화에 나선 건강기능식품 부문도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성과 반영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에이치앤비디자인 이번 유상증자 자금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차입금 상환이나 운영비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신규사업인 건강기능식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회사 성장을 위한 투자라는 의미다.
 
에이치앤비디자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유상증자가 관리종목 지정 탈피라는 목적도 있지만 신규사업 관련된 연구개발·마케팅·시설투자 비용 확보가 주된 이유”라며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IR과 PR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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