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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기업, 미국 시장 도전기…성적표는 '제각각'
CJ제일제당, 슈완스 인수로 해외 매출 '모멘텀'
파리바게뜨, 매출 확대에도 순손실 지속…가맹점 확대 '박차'
아워홈, 미국 시장 코로나 직격탄…수주 확대 기대감
공개 2021-10-15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3일 10:4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국내 식품 및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연이어 글로벌 최대 마켓으로 꼽히는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현지 업체를 인수하거나, 직진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미국 파이를 늘려가는 형태다. 다만 기업들의 고군분투에도 업체별 성과에 편차가 생기면서 ‘아메리칸드림’과 관련해 명암이 갈리고 있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003230)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삼양아메리카’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미국은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중 15%를 담당하는 국가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매출은 6485억원으로, 해외매출이 3703억원에 달한다. 삼양식품은 현지법인을 통해 단순수출 형태를 넘어 온오프라인 채널망 확대 및 자체 프로모션 등으로 제품 경쟁력을 확대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가공식품 시장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viewresearch)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포장(가공)식품 시장 규모는 9965억6000만 달러(한화 1195조원)로 오는 2029년까지 매년 4.1%(CAGR, 연평균성장률)로 확장될 것으로 분석했다.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식습관이 바뀌고 있는 데다 식품 온라인 구입 확대, 아울러 코로나19로 간편식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시장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 시장 성공사례로 꼽히는 기업은 단연 CJ제일제당(097950)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자회사 유상증자를 통해 미국 냉동기업 업체인 슈완스(Schwan’s) 지분 19%를 다시 품에 안았다. 슈완스는 50년 이상 업력을 가진 미국 냉동식품 제조 업체로 냉동 피자, 디저트, 에피타이저 등 부문에서 미국시장 점유율 1~2위를 갖는 회사다. 앞서 제일제당은 지난 2019년 2월 슈완스(Schwan’s)의 지분 70%를 약 1.9조원에 인수했다가 이후 같은 해 5월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베인캐피탈에 지분 19%를 3억2000만 달러(3800억원) 어치 매각한 사례가 있었다. 원인은 ‘재정’문제가 컸다.
 
 
  
당시 제일제당은 IFRS 리스회계 기준 변경 및 슈완스 인수 부담(1.9조원)이 겹치며 재무안정성이 급격하게 저하됐다. 슈완스 인수 전(2018년) CJ대한통운(000120)을 제외한 CJ제일제당 총차입금(리스부채 제외)은 4조9228억원에서 이듬해(2019년 1분기 연결기준) 7조3417억원으로 폭증했다. 특히 슈완스 인수로 순차입금 증감만 2조3000억원에 달하는 등 재무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됐다. 순차입금/EBITDA(배) 6.3배까지 치솟으며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업계에서는 제일제당의 슈완스 인수가 ‘승자의 저주’가 아니냐는 시각까지 나왔다.
 
제일제당은 1년 만에 상황을 뒤집었다. 이들은 비상경영 선포 후 유휴자산 매각 및 자산유동화(가양동 부지, 영등포부지 세일즈앤리스백) 등으로 1조1500억원 가량을 마련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사활을 걸었다. 여기에 뜻하지 않게 코로나19 수혜까지 막대하게 누리며 식품부문이 변곡점을 맞았다. 식품 매출(바이오 제외)을 따져보면 2018년 5조2717억원에서 지난해 8조9686억원으로 성장했다. 특히 슈완스는 CJ품에서 2019년 2조1985억원에서 지난해 2조8322억원으로 매출이 28.9% 증가하는 등 든든한 효자로 성장했다.
 
반면 식품기업들의 미국 도전기가 핑크빛으로만 가득한 건 아니다. 국내 두부업계 1위 사업자인 풀무원(017810)식품은 미국 시장에서 연거푸 고배를 삼켜야 했다. 풀무원은 1990년대 초반 미국법인을 설립하여 미국 두부시장에 진출하며 해외 시장 포문을 열었다. 미국법인은 풀무원 해외 매출 중 60% 수준을 담당했지만, 그동안 내내 수익성 늪에 허덕여왔다. 이들은 지난 2019년까지 연결기준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어 그룹 내에서도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내식 증가로 영업이익이 8억원을 기록하며 첫 흑자를 맛봤다.
 
파리바게뜨 맨하튼 40번가점. 출처/SPC
 
프랜차이즈 회사들도 높은 미국의 벽을 체감하고 있다. 제품을 공급하는 식품회사와는 다르게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나라마다 가맹사업법 등 환경이 달라 브랜드 정착에 시간이 소요되고, 원료공급 문제로 수익성 개선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SPC가 전개하는 파리바게뜨다. 이들은 지난 2005년 미국에 진출한 이래로 현재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가맹점을 선보이고 있다. SPC그룹의 미국 법인인 파리바게뜨 본두(PARIS BAGUETTE BONDOUX, INC)는 파리바게뜨 미국 계열사 법인 매출이 연결형태로 포함된다.
 
사업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 38개에서 2021년 현재 91개로 매장 수가 크게 늘었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1087억원에서 2019년 1675억원으로 성장했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로 매출이 1164억원까지 하락하는 등 그래프가 꺾인 상태다. 수익성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같은 기간 파리바게뜨 본두는 2018년 순손실 169억원→ 2019년 123억원→ 지난해에는 그 규모가 560억원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파리바게뜨 미국사업은 아직 순익을 낸 적이 없다는 점에서 적자 규모가 불어나는 상황이다. SPC는 향후 미국 내 가맹점 확대에 몰두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해외 현지시장에 브랜드가 뿌리내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 코로나19 타격이 있었지만, 현재 미국의 가맹점 비율은 약 65%로 어느 정도 가맹사업이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라면서 “2030년까지 미국 전역에 1000여 개까지 매장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식품 및 푸드서비스를 전개하는 아워홈도 터널을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에 한창이다. 아워홈은 미국 단체급식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 2019년 100% 출자해 미국법인 아워홈 케이터링(OURHOME CATERING)을 출범했다. 아워홈 케이터링은 지난 2019년 법인 설립 첫해 3억5000만원 순손실을 낸 후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그 규모가 8억6000만원으로 늘어나며 초반부터 위기를 맞았다. 아워홈은 지난해 케이터링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을 수혈하며 힘을 보탰다. 자본금은 12억1000만원에서 1년 만에 23억9500만원으로 늘어났다. 본사의 지원을 등에 업은 미국법인 케이터링은 최근 미국우정청과 단체급식 위탁운영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시장 입지 확대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아워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미국은 공공기관 쪽 규제가 크고 협력사 기준도 까다로운 편이다"라며 "이번 수주를 발판으로 (급식) 협력사로서의 강점을 어필하며 수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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