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불리는 케이뱅크, 시중은행 중 '건전성 꼴찌'
업비트 제휴·유증에 실적 개선…BIS비율, 은행권 최하
첫 흑자에도 카뱅·토스뱅크 경쟁 확대에 성장성 지속 우려
공개 2021-09-14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0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공격적인 여신 영업으로 외형성장에 나서고 있지만 대신 위험자산이 늘어나며 건전성은 시중은행 통틀어 '꼴찌'를 차지했다. 케이뱅크는 하반기 유상증자 효과가 반영되면 건전성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자금 수혈만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남는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한계차주 증가 등 여신 부실 우려 속에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의존도와 토스뱅크 출범 등 인터넷전문은행 간 경쟁을 고려하면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말 기준 케이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10.91%로 집계됐다. 이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로, 당국의 규제 기준치인 10.5%를 가까스로 충족한 수준이다. 총자본비율은 은행의 총자본(분자)을 위험가중자산(분모)으로 나눈 값으로, 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이 좋다는 뜻이다. 국내은행 평균 총자본비율은 15.65%며,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19.89%로 은행·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다.
 
케이뱅크의 경우 올해 2분기 39억원의 당기순이익(누적 기준 -84억원)을 내면서 2017년 4월 영업 개시 후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지만, 건전성 측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케이뱅크의 BIS비율은 작년 4분기 17.9%, 올해 1분기 14.20%로 3분기 연속 추락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등장했지만, 그동안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자본 확충에 차질을 빚은 까닭이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케이뱅크는 작년 7월 대주주를 KT에서 BC카드로 바꾸고, 유상증자로 자본을 확충하며 1년 넘게 중단했던 대출도 재개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7월 중순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며 납입 자본금을 기존 9017억원에서 2조1515억원으로 늘렸다.
 
표/금융감독원
 
또한 지난달 말 청년 전세대출을 비롯해 아파트담보대출과 사잇돌대출을 출시하며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중저신용자 등에 대출을 적극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 케이뱅크의 전략이다.
 
여기에 작년 6월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발급 제휴 효과로 신규 고객 유치에도 성공한 상황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619만명을 넘어섰으며 수신과 여신은 각각 11조2900억원, 5조900원으로 올해 상반기 동안 7조5400억원, 2조1000억원이 늘었다.
 
하지만 커진 외형과 달리 건전성 측면에서는 우려 요소가 산적하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여신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은행차원에서도 부실대출이 발생할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케이뱅크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91.34%로 1년 전(103.35%)보다 87.99%포인트 증가했으며, 시중은행 평균(151%)보다는 40% 포인트 가량 높다. 같은 기간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7%(340억원)에서 0.49%(250억원)로 감소했지만, 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평균(0.30%)은 상회한다.
  
사진/케이뱅크
 
특히 부실채권 비율 하락 배경에 정부의 원리금 상환 유예 정책 등이 반영된 만큼,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정책이 종료된 이후 저신용·다중채무자 관련 부실이 늘어날 위험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올해 상반기 연체율은 0.37%다.
 
급작스러운 현금 유출 사태에 대비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4월 평균 225%에서 5월 221.81%, 6월 198.83%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이 떨어진 것은 그만큼 은행의 대출 여력이 줄었다는 의미다.
 
하반기 들어 대규모 유상증자를 마무리함에 따라 올 3분기에는 건전성 지표가 개선될 수 있지만, 대출 규제 압박 속에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것이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역시 작년 상반기 1.73%에서 1.34%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증자 이후 BIS비율은) 아직 산출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지난 7월 증자가 완료됐기 때문에 3분기부터는 BIS비율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기 은행이다 보니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비율의 변동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부실채권 또한 대출 재개 이후 차츰 하락 안정화를 보이고 있고, (전세대출 등 신상품 출시 이후) 여신 속도에 대한 모니터링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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