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출구전략 ‘오리무중’…카드 부문 매력 '뚝'
신용카드채권·가맹자 수 감소하며 시장 지위 하락 중
올 상반기 카드 부문 순익 14억원…전년비 76.7% 감소
공개 2021-08-31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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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부문 출구전략이 오리무중에 빠진 가운데 매각 대상 중 하나인 카드 부문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사진/한국씨티은행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부문 출구전략이 오리무중에 빠진 가운데 매각 대상 중 하나인 카드 부문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용카드채권과 가맹자 수가 감소하는 등 시장 지위가 하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익성까지 악화되고 있어서다. 인수의향자들과 매각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전날 열린 정기 이사회에 소비자금융 부문 ‘출구전략 방향’ 논의 안건을 올리지 않았다. 지난 7월 소비자금융 부문 출구전략을 확정 짓겠다고 밝혔지만, 또다시 결정을 미룬 것이다. 씨티은행은 통매각을 우선 추진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자산관리(WM)·카드 부문에 대한 분리매각, 단계적 폐지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씨티은행 카드 부문은 이용자 수가 감소하는 등 시장 지위가 낮아지고 있다. 자금운용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씨티은행의 신용카드채권은 1조7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411억원 대비 13.3% 축소됐다. 동기간 카드론 역시 3898억원, 5359억원으로 27.3% 쪼그라들었다. 법인고객과 개인고객이 합산된 가맹자 수 또한 각각 107만1207명, 112만5394명으로 5만4187명의 고객이 사라졌다.
 
씨티은행의 신용카드채권은 꾸준히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2017년 2조4460억원에서 2018년 2조3410억원, 2019년 2조2210억원, 지난해 1조798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올 상반기 신용카드채권이 1조770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저하 추세가 뚜렷했다.
 
여기에 씨티은행은 신용카드를 발급해놓고 쓰지 않는 고객이 늘고 있다. 올 상반기 약정한도액은 10조3258억원으로 전년 동기 10조641억원 대비 2.6%, 미사용약정액은 각각 8조9571억원, 8조7100억원 2.8% 확대됐다. 미사용약정액은 약정한도액에 사용잔액을 뺀 값으로 한도만큼 사용하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씨티은행은 카드 부문 수익성도 떨어졌다. 올 상반기 신용카드 매출액은 5조58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조6320억원과 비교해 0.77% 감소했다. 현금서비스 수수료와 신용판매대금수수료, 카드론 이자가 포함된 수수료수입액도 올 상반기 1078억원으로 전년 동기 1356억원 대비 20.5% 고꾸라졌다.
 
이에 따라 카드 부문 순이익도 줄었다. 올 상반기 1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60억원과 견줘볼 때 76.7% 후퇴했다. 플러스 요인인 순이자순익이 848억원, 1037억원으로 18.2% 축소되고 마이너스 요인인 판매관리비가 532억원, 493억원으로 7.9% 불어난 것이 주원인으로 해석된다.
 
 
일단 씨티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분석했다. 백신 배포와 경기회복 기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지속 등에 따라 소비와 신규 회원모집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문제는 신용평가사들이 건전성까지 우려해왔다는 점이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씨티은행 경우 신용카드 부문 이용실적이 감소하는 등 시장 지위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익기여도가 저조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또 최근 연체율 상승 추이에 따라 추가적인 대손부담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며 신용카드 자산건전성 관리 현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씨티은행 카드 부문 건전성은 저조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1개월 이상 실질연체율은 2.59%로 지난해 상반기(2.83%)와 비교해 0.24%p 개선됐지만, 올 1분기 카드업계 평균이 1.3%였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신중한 의사결정을 위해 다음 달 이후에 출구전략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라고 짧게 말했다.
 
한편, 씨티은행은 또 다른 매각 대상인 소비자금융 부문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순익은 –15억원으로 전년 동기 -300억원에서 적자 폭을 일부 줄이는 데 그쳤다. 매각 대상이 아닌 기업금융 부문 순익 또한 각각 802억원, 1139억원으로 29.6% 줄었다.
 
씨티은행은 올 상반기 중소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커머셜사업 부문을 기존 개인/커머셜사업 부문에서 기업금융 부문으로 변경함에 따라 개인/커머셜사업 부문은 소비자금융 부문으로 명칭이 변경됐으며 커머셜사업 부문 손익이 기업금융 부문 손익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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