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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여신 부실화 우려…건전성 하방 리스크
NIM, 전년대비 0.03%p 하락…추정손실, 22% 증가
신평사 "해외투자·비이자부문 리스크 모니터링해야"
공개 2021-05-04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3일 17:4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와 사모펀드 사태가 하나은행의 자산건전성을 제약할 요인으로 지목됐다.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한계차주와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한 여신 부실화가 수익성과 건전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옵티머스 펀드를 비롯해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등 부실 펀드 판매에 따른 금융당국의 제재와 소비자 간 분쟁이 남아있는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기관들은 하나은행의 제44-05회 외 무보증사채에 대해 ‘AAA·안정적’으로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의 핵심 자회사로, 외환·하나은행 합병에 따른 전국적인 영업네트워크와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어 사업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다.
 
하나은행 총여신 및 충당금 현황. 표/하나금융지주
 
올해 1분기 하나은행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56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조8427억원으로 32.98%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52% 늘어난 577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금융회사의 수익력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1분기 1.39%에서 올해 1분기 1.36%로 하락했다. 은행 원화대출금과 예수금은 각각 244조원, 256조원으로 1년 전보다 9.7%, 8.1% 늘었으며 총여신은 276조6710억원으로 7.8%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요주의(-5.7%), 고정(-6.1%), 회수의문(-6.2%) 여신은 감소했지만 회수불능이 확실해 손실처리가 불가피한 ‘추정손실’의 경우 1290억원으로 1년 새 21.9% 뛰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4%로 1년 전보다 0.04%포인트 줄었고, 충당금은 10.4% 늘어난 3조1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수준과 금융당국의 코로나19 피해차주에 대한 연착륙 지원 방안 등을 고려하면 급격한 대손부담 확대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한계기업 부실자산 증가와 해외 익스포저 확대,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논란 등은 수익성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진단했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은행의 보수적인 여신정책과 고신용·고소득 개인 차주에 대한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정책으로 대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둔화될 전망”이라며 “저금리 기조, 라임사태 영향과 최근 직접투자 선호 현상 등으로 핵심이익 증가 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외투자에 따른 리스크도 존재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작년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해외 종속·관계기업에 대한 투자지분 규모는 약 3조8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4.7%를 차지한다. 이는 국민은행(5.9%), 신한은행(8.0%), 우리은행(8.5%) 등 경쟁은행과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하나은행
 
김 연구원은 “하나은행은 중국 소재 관계기업인 중민국제융자리스 투자지분에 대해 2019년과 2020년 각각 1974억원, 37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고, 미국 소재 종속기업인 하나뱅코프(Hana Bancorp) 투자 지분과 관련해 지난해 205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하는 등 해외자산에서 투자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최근 미얀마 내 쿠데타로 인해 은행영업이 중단되고 뱅크런이 발생하는 등 각 은행이 통제할 수 없는 리스크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대규모 부실과 불완전판매 논란을 불렀던 사모펀드 사태도 은행 신뢰도와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다. 현재 하나은행은 수탁업무를 맡았던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업무 일부 정지’제재를 받은 상태며 이탈리안 헬스케어, 라임, 해외금리연계 DLF 판매로 투자자 간 분쟁도 벌이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의 경우 DLF 내부통제 미비 등으로 지난해 3월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해외금리연계 집합투자증권(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영업정지(사모집합투자증권 투자중개업 신규업무 6개월)와 과태료 부과(168억원) 처분을 받은 점을 고려할 때 내부통제 체계의 보완이 필요하다”라며 “해외금리연계 DLF, 라임펀드 등에서 발생한 불완전판매와 관련 한 손해배상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와 관련한 재무건전성 하방 압력이 잠재하고 있고 비이자부문, 해외사업 리스크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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