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종목위기' 코오롱생명과학, 적자 수렁에 금 간 재무안정성
2월 ‘인보사’ 품목 허가취소 처분 적법 결정
2020년 3분기 부채비율 155%·차입금의존도 33.7%로 상승
단기차입금 662억원으로 현금성자산 141억원의 4.7배
공개 2021-03-11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9일 18:5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민희 기자] 관리종목 위기에 놓인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이 적자 수렁에 빠지며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보사 사태'가 계속 진행형인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관리종목 지정 우려 사유까지 발생했다. 주가는 2년 전에 비해 20% 수준으로 추락하며 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의 별도 기준 매출은 2017년 1181억원, 2018년 1326억원, 2019년 1485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2020년 12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년 연속 적자를 이어왔다.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55억원 △2018년 -346억원 △2019년 -265억원 △2020년 -248억원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영업손실은 21억원으로, 2020년 연간 적자폭을 줄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 1월 국제상업회의소(ICC)로부터 인보사를 기술수출했던 일본 제약사 미쓰비시다나베에 계약금과 손해배상 비용을 포함한 43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으며 영업적자는 200억원대로 늘어났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1월28일 내부결산시점 관리종목지정 또는 상장폐지 사유 발생을 알렸다. 코스닥시장에서 '4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과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에서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한 법인세차감전손실' 발생은 관리종목지정우려사유에 해당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차감전손실률은 2019년 79.4%, 2020년 76.6%로 50%를 초과한다.
 
2020년 감사보고서에서 해당 사유가 확인될 경우,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28조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이날 코오롱생명과학은 제 21기(2020.01.01~2020.12.31)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안건을 포함한 주주총회가 오는 25일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코오롱생명과학이 올해 흑자로 전환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까지 이어질 수 있다. 관리종목 지정 후에도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5년 연속)하거나 법인세차감전손실 비중이 자기자본의 50%를 넘어가면 상장폐지 요건이 되기 때문이다.
 
관리종목 우려 공시와 함께 지난 19일 결국 식약처의 인보사 허가 취소가 온당한 것으로 판결나면서 주가 역시 미끄러졌다. 관리종목지정 가능성이 불거진 지난 29일 주가는 23.41% 폭락하며 1만9300원으로 밀렸고 이날 종가기준으로는 1만8350원까지 내려앉았다. 인보사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됐던 2년 전 9만원대에 비해서는 주가가 20%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사의 실적과 주가는 의약품 안전성 이슈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적자 늪에서 허덕이는 코오롱생명과학은 재무안정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운영자금과 투자 등을 위해 조달된 자금인 총차입금은 2016년 610억원, 2017년 490억원, 2018년 651억원, 2019년 787억원, 2020년 3분기 83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중 2020년 3분기 단기차입금(1년이내에 갚아야 하는 채무)은 662억원으로 총차입금의 79.8%에 달한다.
 
반면 코오롱생명과학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같은 기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6년 1379억원에서 2017년 788억원으로 줄어든 뒤 2018년 378억원, 2019년 209억원으로 감소했고, 2020년 3분기 14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으로 단기차입금을 갚을 수 없다는 의미이다.
 
여기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역시 상승세를 보이며 재무지표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채비율은 2016년 36.5%로 안정적 수준을 보였으나 2019년 175.5%로 급증했다. 지난 2020년 3분기 부채비율은 155.1%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17.2%에서 33.7%로 대폭 늘어났다. 차입금의존도는 기업이 차입금에 의존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통상 30% 미만일 때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영업이익창출력 기반 차입금상환능력 지표인 ‘총차입금/EBITDA’도 2020년 3분기 8배로 나타났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인 EBITDA 대비 총차입금이 8배 더 많다는 뜻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관련 리스크 역시 여전한 상황이다. '인보사케이주' 품목허가 관련 성분을 속인 임직원들이 형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만 같았던 ‘인보사 사태’가 식약처의 ‘인보사’ 제조·판매 허가 취소가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온 탓이다.
 
최근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허가 취소 소송에 불복해 항소에 나섰다. ‘성분 뒤바뀜’ 논란을 일으킨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재판매를 위해 1심 법원의 선고(식약처 허가 취소 소송 정당)에  지난 4일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한편, 코오롱생명과학은 재무안정성 악화와 올해 실적 전망에 관한 <IB토마토>의 물음에 "공시에 언급된 사항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답변을 피했다.
  
김민희 기자 km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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