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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잃은' 에이치엘비, 만년 적자에 지배력 약점까지 노출
최대주주 진양곤 회장 지분율 8.01% 그쳐…불안정한 경영권
최근 5년간 누적영업손실 1848억원·누적당기순손실 1774억원
공개 2021-03-09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5일 16:5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민희 기자] 최근 허위 공시 논란에 휩싸인 에이치엘비(028300)가 오너일가의 취약한 지분율이 약점으로 불거졌다. 진양곤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상환을 위해 지난 25일 배우자 이현아씨가 보유 주식을 처분하며 현재 에이치엘비의 최대주주인 진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불과 12.73%에 그친다. 2015년 20%에 가까웠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5년 새 10% 초반대로 쪼그라든 것이다. 
 
여기에 에이치엘비는 지난해에도 59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만성적자 늪에 빠져 허덕이고 리보세라닙 관련해 두 번이나 문제를 일으키며 시장의 신뢰를 크게 잃은 탓에 주가의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진양곤 회장이 지배력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경영권 위협 가능성도 노이즈로 작용할 수 있다. 통상 시장에서는 3분의 1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지배구조가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이치엘비 진양곤 회장. 출처/에이치엘비 홈페이지
 
에이치엘비는 1985년 설립된 글로벌 의약품 전문회사로 1996년 7월2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시가총액은 4조1951억원(4일 종가기준)으로 코스닥 3위 기업이다. 임상 논란이 불거진 지난달 16일 종가는 6만6500원으로 전일(9만1400원) 대비 27.24% 폭락했다. 이후 에이치엘비는 무상증자 카드를 꺼내들며 급작스럽게 훼손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5일 종가 기준 에이치엘비 주가는 8만원선을 회복한 상태다.
 
 
에이치엘비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19년 20%에 가까웠으나 3일 기준 12.73%까지 떨어졌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016년 17.59% △2017년 17.02% △2018년 15.81% △2019년 19.13% △2021년 3월3일 12.73%다. 주총 특별결의 사항(정관변경, 영업 양도·양수, 이사 또는 감사 해임, 주식분할 등)을 관철하는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지분의 3분의 1을 보유해야 하지만 에이치엘비는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지 못해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 중 최대주주인 진양곤 회장의 지분은 3일 기준 8.01%(425만5451주)에 그친다. 진 회장의 보유지분은 △2016년 10.99% △2017년 10.84% △2018년 10.07%에서 2019년 9.23%로 떨어진 이후 현재까지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담보로 잡힌 진 회장의 주식 수는 39만2193주다. 진 회장이 보유한 에이치엘비 주식 425만5451주에서 9.2%의 비율을 차지한다. 오너일가 주식이 담보로 잡혀있는 경우,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반대매매’를 하게 된다. 이 같은 반대매매를 피하기 위해 이현아씨가 보유지분을 장내 매도했고, 에이치엘비는 2월26일 주당 1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올해 진 회장의 남아있는 주식담보대출은 3건이다. 이 중 이현아씨의 주식 처분으로 메리츠종금증권 10만5000주(30억원)의 만기가 3월16일에서 6월14일로 연장돼 급한 불은 끈 상태다. 남은 2건인 한국투자증권 13만7193주(50억1557만원)·광주은행 15만주(40억원) 만기가 각각 4월26일, 5월28일로 다가오고 있다.
  
이들 주식담보대출의 이자율과 담보유지비율은 순서대로 메리츠종금증권 3.85%·200%, 한국투자증권 3.80%·150%, 광주은행 3.31%·300%다. 만기까지 대출을 유지하도록 하는 기준을 담보유지비율이라고 하는데, 만약 수익률이 악화돼 담보유지비율이 깨지면 만기 이전이라도 비율을 초과한 금액만큼 상환해야 한다.
 
현재 에이치엘비 주가는 신뢰성에 문제가 불거지며 전망이 어두운 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에이치엘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바이오업체들에게도 신약 승인 과정은 힘든 작업이다”라며 “임상 결과가 기업 수익성에 반영되지만 결과 예상이 어려운 만큼 향후 전망도 불확실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에이치엘비는 만성 적자기업이다. 에이치엘비의 지난해 매출은 578억원으로 전년대비 50.4% 늘었지만 최근 5년간 영업이익은 매년 적자다.
 
영업이익 추이는 △2016년 -210억원 △2017년 -261억원 △2018년 -293억원 △2019년 -487억원 △2020년 -597억원으로, 해당 기간 누적 영업 손실은 총 1848억원에 달한다. 당기순이익은 2018년을 제외한 나머지 4개년 모두 적자였다. 같은 기간 누적 당기순손실은 총 1774억원이다.
 
 
바이오기업 특성상 수년간 영업적자가 수반되는 것은 특이한 사항이 아니다. 신약 개발을 위한 자금이 많이 투입되고 오랜 시간 임상과정이 필요하며, 실제 수익을 얻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다만 임상 결과에 차질이 생기거나 시장 상황이 변동될 경우 기업 유동성은 위험해질 수 있다.
 
에이치엘비는 본업에서 적자가 지속됨에 따라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끌어온 자금은 총 5460억원에 달한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들이 승인과 출시까지 진행이 된다면 그때 더 큰 결실을 기대해볼만 하다"라며 "오너일가 지분율 확대 등은 특별히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확실한 것은 신약 승인의 과정까지 더 이상의 추가 지분 매도는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희 기자 km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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