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팔아 버틴 진에어, 자금조달 규모마저 줄어
1차 발행가액 예상보다 낮게 책정, 모집총액 소폭 축소
항공업 전망 불투명…2차 발행가액 더 낮아질 수도
공개 2020-09-17 09:30:00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4일 15:1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 중인 진에어(272450)가 발행가액이 낮아지면서 자금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 전망이 어두워 1차 발행가액이 예상보다 낮게 책정된데 이어 2차 발행가액은 더 낮아질 수도 있어 모집총액 규모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진에어는 향후 자금 활용 계획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며 보유 현금에 대한 부담이 점차 가중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500만주를 발행하는 진에어의 유상증자 1차 모집가액이 7000원으로 결정 났다. 이는 예상발행가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총 모집액은 1092억원에서 1050억원으로 감소했다.
 
유상증자 최종 발행가액은 신주배정기준일 전 결정되는 1차 발행가액과 구주주 청약일 전 정해지는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금액으로 확정되기에 모집총액은 1차 발행가액 기준인 1050억원을 초과할 수 없다.
 
1차 발행가액 기준 모집총액은 42억원 정도 소폭 줄어들었지만 그만큼 자체 보유 현금사용부담은 커졌다. 진에어는 유상증자를 통해 모집된 자금 전액을 항공기리스료, 유류비, 정비비, 인건비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초 예상발행가액으로 계산한 운영자금 상세내역을 살펴보면 11월 218억원, 12월 223억원, 2020년 1월 220억원, 2월 215억원, 3월 216억원으로 내년 1분기까지의 운영자금 확보를 예상했다. 1차 발행가액 기준으로 11월 208억원, 12월 210억원, 2020년 1월 213억원, 2월 206억원, 3월 213억원으로 줄었다. 월 최대 10억원가량 감소했으며 부족분은 보유 현금으로 결제할 예정이다.
 
문제는 적자로 인한 현금흐름 악화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감소했다는 데 있다.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24억원으로 6개월 만에 32.6%가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여행객 감소로 인해 진에어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66.8% 줄어든 1671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며 9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1047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당기순손실 1047억원의 영향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1379억원을 기록했다. 재무활동현금에서도 269억원 유출이 발생했다. 항공기리스료 등 유동성 리스부채를 상환하는데 551억원의 유출이 발생한 것이 원인이었다.
 
다만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1437억원 유입이 발생하며 전체적인 현금흐름에 대응했다. 이는 단기금융상품 처분으로 생긴 4821억원의 유입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만 더 이상 단기금융자산을 매각하기가 쉽지 않다. 올 6월 말 단기금융상품 자산은 868억원으로 1년 전보다 62.9% 줄었기 때문이다.
 
 
 
진에어의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592.1%, 차입금 의존도는 71.3%로 차입을 통한 자금조달은 재무안정성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재무활동 현금 유입도 여의치 않다.
 
어려웠던 상황을 단기금융자산을 매각하며 버텨왔던 만큼 유상증자에서 얼마나 자금을 확보하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산처분을 통한 투자활동현금흐름 유입과 차입을 통한 재무활동현금흐름 유입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영업실적 개선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항공업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행객 수 회복 등이 더욱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항공업 침체가 앞으로 1~2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경우 유상증자 모집총액은 더욱 줄어들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진에어는 실적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어떻게 변동할지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익성 증대를 위한 영업활동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더구나 어느 정도 실적 개선에 성공할 경우 유상증자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국제여객 매출의 단기간 회복이 어려운 만큼, 국내선 공급을 확대하고 화물 수송을 적극 추진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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