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율 0%' 엘앤에프, 매출채권 회수기간 '점증'
양극활물질 국내 대기업 등에 납품…“설립 이후 대손발생 제로”
거래처 해외공장 증설 기조에 직거래 비중 증가…매출채권 회전일수 늘어나
공개 2020-07-02 09:20:00
이 기사는 2020년 06월 30일 16:0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2차전지 양극재 제조업체 엘앤에프가 우량한 거래처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현금흐름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거래처의 사업환경 변화로 회전율은 낮아지고 매출채권 회수기간은 길어지면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엘앤에프(066970)의 지난 3년(2017~2019) 평균 연결 기준 대손충당금은 0%를 기록했다.
 
대손충당금은 측정 시점에 회수되지 않은 매출채권 등에 대한 예상 손상률을 반영한 계정이다. 매출채권과 같은 외상값에는 회수 불가능성이 항상 내포돼있기 때문이다. 즉, ‘대손충당금 0%’는 매출채권으로 계상된 외상값 전액을 회수했다는 의미와 상통하며, 이는 곧 매출 변동에 따른 수익성의 부침은 있어도, 회수 안정성만큼은 우수하다고 풀이될 수 있다.
 
엘앤에프가 채택하고 있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대손충당금은 확률 가중치 등이 반영된 기대모형손실의 전체기간 측정치 등을 통해 산출되며, 여기에는 매출채권의 연령분석표와 합리적 수준의 데이터 등이 이용될 수 있다.
 
엘엔에프의 매출채권 관련 대손발생률은 회사 설립일인 2000년부터 올해까지 ‘제로(0)’를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엘앤에프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매출채권 중 99.9%의 연령도 6개월 이하로 측정됐다. 매출채권 실질 전량이 6개월 이내에 회수될 수 있다고 평가된 셈이다. 엘앤에프 대손충당금이 올해 1분기에도 '제로(0)'로 설정된 이유다.
 
엘앤에프는 “사업 제1기부터 제19기까지의 대손발생률이 ‘0’이었으므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제20기(2019년)에도 과거의 대손경험과 개별채권의 장래 대손가능성을 근거로 대손충당금을 0%로 설정했다”라고 밝혔다.
 
엘앤에프 공장 전경. 사진/엘앤에프
 
엘앤에프의 우수한 대손충당률은 탄탄한 거래처에서 비롯된다. 엘앤에프는 연결 기준 매출의 거의 전량을 2차전지 양극활물질 생산에서 창출하고 있다. 이 물량은 LG화학(051910), 삼성SDI(006400) 등 국내 굴지의 배터리 사업체 등으로 들어가며, 그 비중은 95% 내외에 이른다. 2차전지용 물질 사업은 제품안정성에 기반한 신뢰성 등이 중요해 매출처 변동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다만, 엘앤에프의 매출채권회전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동종업계 대비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치로만 보면 2017년 연결 기준 매출채권회전율은 10.1회에서 2018년에는 9.5회, 지난해 5.4회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날짜로 환산하면, 매출채권 회수일이 36일에서 68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회수기간이 늦어지면 그에 따른 대손발생 위험이 증가하거나 수익감소의 원인이 되며 분기별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엘앤에프의 매출채권회전율 하락은 핵심 거래처의 해외공장 증설에 따른 직수출 비중 증가에서 비롯됐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 직수출의 매출채권 회수일은 국내 대비 두 배가량 긴데, 엘엔에프의 해외 직수출 비중은 2018년 39%에서 지난해 60%로 증가했다.
 
엘앤에프는 “해외 직수출 비중 증가로 결재일이 증가해 매출채권이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고, 이에 따라 매출채권회전율이 악화되는 추이를 보였다”면서 “그러나 주요 고객처들이 우량한 회사들로 구성돼있어 매출채권 미회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엘엔에프는 최근 57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자금조달은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KB증권과 현대차증권(001500)이 주관 및 잔액인수회사로 참여했고, 실권수수료도 5% 수준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엘앤에프는 조달예정 자금의 약 85%인 490억원을 2차전지용 양극활물질 제조설비 증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150억원은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생산능력(CAPA) 증설에 대한 2단계 투자자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340억원은 2차전지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토지 및 설비확보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수요급증이 예상되는 상황인데다가, 엘앤에프의 경쟁사들도 앞다투어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엘앤에프의 2차전지 양극활물질 연간 생산능력(Capa)은 올해 6월 중순 기준 2만톤에 이른다.
 
엘앤에프는 “2단계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이 연간 4만톤으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021년 12월까지 진행되는 시설투자가 완료될 경우 생산능력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매출도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라고 밝혔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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