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A등급 우려 딛고 회사채 흥행 성공…이유는?
테라·진로이즈백 성과에 커진 성장 기대감
800억원 모집에 2780억원 몰려…1480억원 증액
공개 2020-06-09 09:10:00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8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A등급 회사채가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트진로(000080)의 수요예측이 흥행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영향에도 신제품 ‘테라’와 ‘진로이즈백’ 등의 성과로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점이 향후 성장 기대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800억원 규모의 하이트진로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2780억원의 수요가 발생했다. 600억원 규모의 3년물에는 1780억원이, 200억원 규모의 5년물에는 1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정책금융 지원은 받지 않았다. 시장 수요만으로 원래 모집액의 3배가 넘는 자금이 모인 것이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3년물 1000억원, 5년물 480억원 총 1480억원을 증액해 회사채를 발행한다.
 
 
 
사실 하이트진로의 신용등급을 봤을 때는 이 같은 흥행을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현재 회사채 시장은 AA등급 이상인 우량채 중심으로 투심이 활발하며 아래 등급에서는 미달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실제 하이트진로와 신용등급이 같은 A인 GS건설(006360)은 4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1000억원 모집에 310억원의 주문이 들어오는데 그쳤다. 앞서 A-등급인 현대건설기계(267270)와 한화건설도 수요예측에서 미달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의 성공적인 회사채 발행은 코로나19 영향에서도 올 1분기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한 실적에 힘이 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은 53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가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56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테라의 성공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던 맥주 부문이 올 1분기 8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며 줄곧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주 부문은 진로이즈백의 가세로 1년 전보다 148.9% 늘어난 46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신제품 영향으로 시장 점유율이 크게 오른 점은 앞으로의 실적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음식점, 주점 등 업소용 채널 판매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테라와 진로이즈백의 인지도를 통해 가정용 채널 판매의 성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하이트진로의 올 3월 말 소주 부문 시장점유율을 65%, 맥주 부분 점유율을 35%로 추정했다. 소주는 업계 1위이며 맥주 부문은 47~49%로 예상되는 오비맥주와의 격차를 10%p 초반대로 줄였다. 지난해 말 맥주 부문 시장점유율은 오비맥주 54%, 하이트진로 24%였다.
 
염재화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테라와 진로이즈백 등 신제품 인기에 힘입은 가정용 채널의 매출 성장이 업소용 채널 매출 감소를 상당부분 상쇄하면서 소주와 맥주 모두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코로나19의 지속으로 업소용 채널 부진이 지속된다고 해도 신제품 중심의 시장지배력 강화로 점진적인 수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해 6월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받았던 하이트진로는 수요예측 전인 지난달 말 전망이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주류시장 자체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에도 지난해 신제품 출시 이후 계속 성장해온 것에 대한 향후 기대감이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맥주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 확대와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을 통한 소주시장의 지배력 강화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조달금액 1480억원 중 700억원은 오는 7월과 8월 만기가 돌아오는 CP와 무보증 사모사채 상환에 우선 사용하고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700억원 상환에 3년물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이 사용되는데 이자율이 CP 3.020%, 무보증 사모사채 3.245%에서 3년물 무보증사채 2.574%로 대체돼 이자비용 절감도 예상된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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