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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딜로이트 안진 파트너 회계사
"고객사의 기대를 최대로 만족시키는 데 주안점"
"조직 내 벽 허물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
공개 2020-01-22 08:00:0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7일 17:3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에 맞춰 나가는 것이다. 시장은 상당히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자문시장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팀 단위로 적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의적절하게 인재를 뽑고 키워야 하는 것이 현재 가장 큰 화두다"
 
남상욱 틸로이트안진 파트너 회계사. 출처/딜로이트안진
 
남상욱 파트너가 IB토마토와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그는 딜로이트 재무 자문(Financial Advisory) 본부에서 20년간 인수·합병(M&A) 업무를 했다. 현재는 딜 부문 리더를 맡고 있다. 딜로이트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했고, 미래를 함께할 그이기에 조직의 역량 극대화에 상당한 에너지를 쏟고 있다. 남 파트너는 "딜로이트 M&A 부문 클라이언트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모든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면서 "파트너 개별적인 실적보다 법인 차원의 실적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라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파트너로서 자기 자신보다 법인 차원의 실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행동으로 증명하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남 파트너는 고객사와 만날 때 딜로이트 내 다른 파트너와 동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잠재적인 경쟁상대가 될 수 있기에 다른 파트너를 데리고 가는 것이 의아했다. 그의 생각은 분명했다. 남 파트너는 "자문사가 클라이언트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클라이언트가 자문사를 선정하는 것"이라며 "고객사의 기대를 최대로 만족시키는 데 주안점을 둘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 파트너는 현업에서 딜 업무도 함께하고 있다. 그는 "M&A 딜은 매번 성격도, 업종도, 회사도 다르다 보니 과거 경험과 지식이 중요하다"면서 "그 어떤 자문 분야보다 시니어들의 경험이 상당히 필요하기에 자문 업무를 지금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직 운영과 자문 업무를 동시에 하기에 업무가 과중해 보였다. 하지만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남 파트너는 "M&A 업무가 기본적으로 재미있다 보니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 것 같다"면서 "기본적으로 자유롭고 도전을 즐기는 성격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주로 바뀐 환경에 적응하라는 주문이었고 그 방법은 현재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 그는 "과거에는 스펙, 이력 상의 한 줄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어떤 사람이 프로젝트에 어느 정도 참여했고 기여했는지 다 알 수 있다"면서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가 프로의 모습이자 자신을 가꾸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하는 남상욱 파트너와의 일문일답이다. 
 

남상욱 틸로이트안진 파트너 회계사. 출처/딜로이트안진

△남상욱 파트너가 현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려 달라.
 
-변화에 맞춰 나가는 것이다. 시장은 상당히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자문시장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팀 단위로 적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의적절하게 인재를 뽑고 키워야 하는 것이 현재 가장 큰 화두다. 

△자문사들마다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르다. 딜로이트만의 장점을 알고 싶다. 
 
-딜로이트의 딜 부문은 클라이언트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모든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조직의 벽을 꽤 허물었다. 파트너 개별적인 실적보다 법인 차원에서 실적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홍종성 대표, 길기완 본부장 모두 오랜 기간 M&A 업무를 하다가 조직의 리더가 됐다. 저 역시 M&A 업무만 20년 넘게 했다. 그러다 보니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매 딜마다 성격이 미묘하게 다른데, 이를 반영해 팀을 구성한다. 두 명의 파트너가 함께 팀을 꾸리기도 한다. 변화하는 시장에 조직을 유연하게 맞추는 데 있어 딜로이트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리더로서, 후배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궁금하다. 
 
-서비스 퀄러티를 유지하고 높여야 한다. 과거 20년 전과 비교해 현재 시장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옛날에는 대충 해도 넘어가는 경우가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고객사들의 눈높이도 달라졌고 요구 사항도 많아졌다. 일반 대기업, 심지어 중견기업들도 외부에서 전문가들을 많이 영입했다. 자문사 입장에서 굉장히 힘들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응하려면 팀 전체적으로 서비스 수준이 올라와야 한다. 
또한 앞으로 이직까지 고려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과거에는 경력, 스펙이 중요했다. 최근에는 이직 희망자들의 백그라운드 체크를 다한다. 프로젝트에서 어느 정도 참여했고 기여했는지 마음만 먹으면 다 알 수 있다. 특정 자문사에서의 경력, 주요 프로젝트 참여만으로 해결되는 시대는 지났다. 그렇기에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가 프로의 모습이자 자신을 가꾸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매 딜마다 이슈는 각각 다르다. 쉽게 끝나는 딜이 거의 없을 것이기에 찾아내는 딜의 이슈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딜 이슈를 찾아내는 방법을 알고 싶다. 
 
-딜로이트는 주로 시니어 파트너가 초기에 관여한다. M&A는 매번 다르다. 딜의 성격도 다르고, 산업도 다르고, 회사도 다르다. 그렇기에 과거 경험과 지식이 중요하다. 초기에 딜 이슈, 잠재 위험들을 팀원들과 함께 검토한다. 이후에는 처음에 생각했던 딜 이슈가 맞는지, 맞는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고민한다. 또한 딜 이슈의 많은 부분을 고객들이 미리 인지하고 이를 공유해 이슈 위주의 실사 및 자문을 하기도 한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란 용어가 키워드가 돼 조직 내 협업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이 많다. 딜로이트의 R&R(Role and Responsibilities) 설정 방식과 같은 조직 내 역량을 극대화하는 노하우를 알고 싶다. 
 
-조직을 최대한 유연하게 운영하려 노력한다. 또한 잘 정착돼 있다. 감사 본부, 세무 자문 본부와 다르게 재무 자문 본부는 특별한 시즌이 없다. 당장 내일부터 5명을 투입해 일을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불규칙하다. 모든 포커스가 클라이언트에게 서비스를 잘하자는 것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내규를 지키는 가운데 최대한 자유를 주고자 한다. 주당 52시간 근무 시행으로 인해 딜 부문은 일이 없으면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일이 힘들고 창의적이어야 하고 일의 집중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이 없을 때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려 하고 단순 연차가 아니라 업무 성과에 따라 진급과 같은 평가도 결정한다.  
 
△매 딜마다 거래구조가 다를 텐데, 설계 과정은 어떠한가? 
 
-M&A 거래 구조는 늘 다르다. 또한 절세, 종업원 반발 최소화, 조용한 딜, 신속한 딜 등 요구 사항도 각각 다르다.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거기에 맞춰 고객에게 자문을 한다. 
 
△딜의 위해 트랜잭션 멀티플(Transaction Multiple)과 같은 상대적 가치평가, DCF와 같은 절대적 가치평가를 혼용한다고 들었다. 일부는 상증법상 보충적 평가방법도 활용한다고 들었다. ①평가방법 각각의 기능과 ②실제 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실제 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고객의 의지다. 상대가치 평가를 많이 쓰지만, 유사 사례 가격이 없다면 DCF도 의미가 있다. 미래 현금흐름으로 가입자 당 예상 매출을 할인하는 식으로 변형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이번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인수전에서 이기기 위해 인력을 80명 투입했다고 알려졌다. 이처럼 딜 부문은 법률 자문·회계자문·회사(Buyer or Seller)와 협업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전문 분야와 함께 일할 때 조직의 리더로서 주의하는 것이 무엇인가?
 
-킥 오프 미팅에서 고객사의 TF팀, 회계법인·IB·컨설팅 등 자문사와 함께 R&R(Role&Responsibility)을 정한다. 하지만 아무리 R&R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회색지대(Grey Area)가 있다. 이 부분을 고객사, 자문사의 시니어들끼리 계속적으로 풀어나간다. 그리고 하루에도 업무적인 메일을 수십 개씩 주고받다 보니 조직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는 자연스레 알 수 있다. 
 
△매도 실사의 기능은 무엇인가?
 
-공개 매각(Auction Deal)이고, 인수 희망자가 많을 경우 시간이 촉박하다. 매도 실사를 통해 실사를 효율화할 수 있고, 딜 기간도 단축될 수 있다. 
 
△최근 이종 간의 M&A가 많다. 
 
-딜로이트 역시 현재 흐름에 따라 내부적으로 연구하는 팀이 따로 있다. 
 
△컨설팅, 자문 그룹에서 최근 인더스트리 경영진으로 가는 플레이어(Player)가 많다. 2020년 흐름 같은데, 이 배경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사실 꽤 된 것 같다. 2010년대 초반부터 기업들은 전략·컨설팅 부분에 외부 수혈을 많이 했다. 당연한 변화일 수 있다. 오너 2세·3세들이 외국에서 공부를 많이 했고 그들의 지인들도 컨설팅, 자문 쪽에 많다. 또한 컨설팅 관련 인력의 내부 수혈이 어렵기도 해 외부 수혈을 하는 것 같고 대우도 예전보다 좋은 거 같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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