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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자산을 재무제표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공개 2020-01-10 08:30:0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7일 08: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주)우아한형제들’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되었다. DH는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를 40억 달러(약 4조 7,500억원)로 평가하고 지분 87%를 인수하기로 했다."
 
얼마 전 언론에서 화제가 된 기사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재무제표를 보면 2018년 말 현재 자산 4,425억원, 부채 1,670억원, 자본 2,755억원이다. 재무제표상 순자산(=자본)이 2,755억원에 불과한 회사가 어떻게 17배 가격에 팔렸을까? 그것은 재무제표에 표시되지 않은 ‘무형자산’의 가치를 DH가 인정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에 전체 자산에서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로 알려져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재무제표상 무형자산은 32억원에 불과하지만 이 무형자산이 때로는 기업가치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바루크 레브 교수와 펭 구 교수도 ‘회계는 필요 없다(The End of Accounting)’는 저서에서 현행 회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무형자산 측정과 보고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무형자산의 측정 및 보고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논란이 있다.
 
첫째, 지출된 금액(예를 들어, 연구개발비) 중 무형자산과 비용으로 각각 얼마를 기록할 것인가의 논란이다. 무형자산으로 기록하는 금액이 많아질수록 비용이 적게 되어 이익이 증가한다. 따라서 이익을 증가시키고 싶은 기업은 가급적 비용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기록하고 싶을 것이다. 특히 제약·바이오산업에서 많은 논란이 되자, 감독당국은 2018년에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 처리 관련 감독지침”을 발표하여 연구개발비 회계 처리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고자 하였다.
 
둘째, 지출 금액의 자산화 문제가 아니라 더 나아가 내부창출 무형자산을 인정하여 공정가치로 평가할 것인가의 논란이다. 예를 들어, 게임회사를 생각해보자. 게임 개발 시 소요된 금액 10억원 중에서 무형자산과 비용으로 각각 얼마를 기록할 것인가가 첫 번째 논란이었다. 그러나 소위 ‘대박’을 터뜨린 게임의 경우에는 게임 개발 시 소요된 금액 10억원을 모두 자산으로 기록해도 모자란다. 어쩌면 10억원이 아닌 1조원 또는 10조원의 가치가 있으므로 1조원 또는 10조원의 무형자산을 기록하여야 할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객관적으로 측정하여 보고할 것인가이다. 객관적인 측정의 문제 때문에 바루크 레브 교수와 펭 구 교수도 내부창출 무형자산의 공정가치 기록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비 중 상당 부분을 비용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기록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재무제표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많은 현시점에서 무형자산 회계에 대한 변화가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한 가지 방법은 공시를 통한 해결이다. 연구개발비 중 일부를 무형자산으로 기록하는 경우에 왜 그렇게 하였는가를 주석으로 공시하고, 내부창출 무형자산을 공정가치로 기록하는 경우에도 구체적인 이유와 평가 시 이용된 가정을 모두 주석으로 공시함으로써 평가의 적정성을 재무제표 이용자에게 알리는 방법이다. 기업의 회계 처리에 동의하는 이용자는 주식을 사거나 자금을 빌려줄 것이고, 동의하지 않는 이용자는 주식을 팔거나 자금을 회수하는 의사결정을 하면 되는 것이다. 기업은 단지 충분한 정보를 공시하고, 이용자는 이를 보고 경제적 의사결정을 하면 되는 것이다.
 
내부창출 무형자산을 공정가치로 기록하는 문제는 단기간 내에는 결론짓지 못할 복잡하고 힘든 일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많은 연구를 통해 재무제표에 무형자산이 제대로 보고되어 ‘회계는 필요 없다’란 말이 기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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