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에서 동지로' SK텔레콤·카카오, 손잡은 이유는?
SK텔레콤, 카카오 트래픽으로 수익 정체 극복
카카오, SK텔레콤 네트워크로 성장 가속화
공개 2019-10-28 17:13:26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8일 17:1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3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교환하고,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출처/SK텔레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모빌리티·콘텐츠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던 SK텔레콤(017670)과 카카오(035720)가 서로 손을 잡았다. 양사가 보유한 강점을 통해 SK텔레콤은 수익 정체성 극복을, 카카오는 성장 가속화를 노리고 있다.
 
28일 공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126만6620주를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는 217만7401주를 신규 발행에 SK텔레콤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교환한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3%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57%를 보유하게 된다.
 
SK텔레콤은 이번 동맹을 멈춰 있는 실적 반등의 계기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SK텔레콤은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이동통신(MNO) 사업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지난해부터 실적이 정체해왔다. 올 2분기 역시 SK텔레콤 영업이익은 32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가 감소했는데, 5G 관련 감가상각비와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해 4417만명의 월활성이용자수(MAU) 트래픽을 보유하고 있다. 이 트래픽을 활용하면 SK텔레콤은 카카오톡을 이용한 가입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가입자 확보로 이동통신 수익 개선에 속도를 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커머스 역시 카카오톡을 이용한 접근성 확장을 통해 거래규모 증가와 수익 증가가 기대된다.
 
또한 비통신분야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과도 맞아떨어진다. SK텔레콤이 비통신분야로 사업진출을 단행하면서 모바일 내비게이션(T맵, 카카오네비), 모빌리티(T맵 택시, 카카오택시), 인공지능 스피커(누구, 카카오아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카카오와 경쟁하고 있다.
 
파트너십을 통해 그동안 해왔던 경쟁이 기술 협력과 데이터 공유 등으로 전환되면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내비게이션과 택시의 경우 양사가 과반이 넘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성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커머스,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촉발되는 만큼,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ICT 생태계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카카오 지분 교환 방식. 출처/SK텔레콤
 
카카오는 파트너십으로 성장에 날개를 단다는 방침이다.
 
현재 카카오는 본격적인 수익화 구간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과 대규모 트래픽을 무기로 그동안 투자했던 금융, 모빌리티, 콘텐츠 등 사업들의 적자폭이 축소되면서 영업이익률 개선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규모가 크고 네트워크가 갖춰진 SK텔레콤과의 동맹은 카카오의 성장세에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카카오는 카카오M(연예기획사)과 카카오페이지(만화·소설·영상 등) 등의 문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미디어 플랫폼이 취약한 상황이었다. SK텔레콤이 갖고 있는 한국형 통합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와 SK브로드밴드 IPTV 등을 통해 보유한 지적재산(IP)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의 플랫폼에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 및 혜택 등이 결합되면 강력한 서비스 혁신이 이뤄져 고객의 편익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지속적인 협력 구조를 만들기 위해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를 대표로 하는 시너지 협의체를 신설하고 사업 협력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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