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소프트 상장 '전격 철회'…기술특례 멈춰서나
주관사 주당 평가가액 산정 시 가장 먼 미래 추정 순이익 적용
미래에셋대우, 사업모델 특례의 특수성 감안해야
공개 2019-08-07 17: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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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허준식 기자] 캐리소프트가 상장을 철회했다. 캐리소프트는 7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철회신고서에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료/캐리소프트
 
발행 주식이 유통되는 코스닥 시장의 최근 급락이 상장 철회의 1차 배경일 수도 있다지만 사실 사업모델 상장, 광범위하게는 기술특례 상장의 밸류에이션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향후 기술특례 상장이 멈춰서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을 법 하다.  
 
앞서 사업모델 1호인 플리토(300080)의 경우 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은 플리토의 주당 평가가액을 산출함에 있어 2021년 추정 당기순이익을 32% 할인해 사용했었다. 플리토의 2019년 순이익 전망은 2억7400만원, 2020년 31억2900만원, 2021년은 110억4500만원이었다. 순이익 추정이  2019~2021년으로 3년 자료가 있었지만 그 중 가장 먼 그리고 가장 큰 금액인 2021년 순이익을 사용한  것이다.  
 
플리토 실적 추정(단위:백만원). 자료/금감원 전자공시
 
역시 사업모델 특례인 캐리소프트도 마찬가지다. 
 
주관을 맡은 미래에셋대우(006800)는 캐리소프트의 주당 평가가액 산정에 있어 실적은 2020년과 2021년 순이익을 적용했다. 2019년 순이익 추정이 15억3000만원임에도 불구하고 이보다 멀고 숫자가 큰 2020년 추정인 53억2500만원 순이익과 2021년 추정인 85억6400만원을 사용한 것이다.  
 
캐리소프트 실적 추정(단위:백만원). 자료/금감원 전자공시 
 
하지만 주관사의 평가가액 산정이 오롯이 밸류에이션 할증을 노린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나름의 합리적인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캐리소프트 기업실사 실무를 담당했던 남희란 미래에셋대우 IPO1팀 과장은 전날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캐리소프트의 주당 평가가액 산정 시 왜 2019년 순이익 대신 2020년과 2021년의 순이익을 적용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가 캐리소프트 실적에서 2020년과 2021년 순이익을 가져다 쓴 것은 캐리소프트의 신규 사업들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시점을 2020년 이후로 봤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캐리소프트는 사업모델 특례입니다. 사업모델 특례는 밸류에이션을 그렇게 합니다. 플리토는  2021년 순이익만 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전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라닉스의 경우에도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라닉스 주당 평가가액 산정  시 2022년 추정 당기순이익을 25% 할인한 실적을 적용했다. 라닉스 사례 역시 2019년 순익추정치는 8 억8700만원에 불과하지만 2022년 순익추정은 100억원에 달한다. 
 
라닉스 실적 추정. 자료/금감원 전자공시
 
하지만 라닉스는 한국투자증권이 6개월 풋백옵션 의무를 진 성장성 특례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 넓은 의미에서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수익성은 크지 않으나 무한한 성장성을 가진 회사가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 기준을 완화해 주는 제도'로 2005년 도입됐다.  
 
한편 이날 상장 철회와 관련해 김남식 캐리소프트 CFO는 "우리가 7월4일이 심사승인일이므로 내년 1월4일까지 상장하면 된다"면서 "이제 가장 최근 분기까지의 실적을 업데이트해서 증권신고서를 다시 작성해서 제출할 것이고 상장 일정은 재개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후 일정은 종전과 똑같다"라고 덧붙였다. 
  
허준식 기자 oasi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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