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티카, ESG서 R&D로 무게추 옮기나…현금 창출력은 뒷걸음
ESG 옥용식 떠나고 R&D 이종성 합류…이사회 변화
상반기 매출 29% 증가에도 영업현금흐름 31억→14억
R&D 비중 1.68%·헤어 매출 편중…성장 내실 과제
공개 2026-10-19 07:4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15일 16:0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아로마티카가 ESG 전문성을 상징하던 옥용식 고려대 교수 대신 화장품 연구개발(R&D) 전문가인 이종성 성균관대 교수를 독립이사로 선임했다.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워 온 회사가 상장 이후 실적 개선과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집중하는 가운데, 이사회 전문성도 제품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해당 행보와 달리 상반기 실적 개선에도 영업현금흐름은 줄었고,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또한 전년 연간 수준을 밑돌았다. 해외 시장과 헤어·스칼프 제품을 중심으로 외형을 키우는 상황에서 R&D 전문성 보강이 실질적인 제품 경쟁력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로마티카 대표 제품. (사진=아로마티카)
 
ESG 상징성 대신 제품 경쟁력…이사회 전문성 재편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로마티카는 지난 13일 옥용식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의 사임과 이종성 성균관대 교수의 독립이사 선임을 공시했다. 옥 교수는 2024년 9월 선임돼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후임으로 선임된 이 교수는 성균관대 융합생명공학과 교수이자 바이오코스메틱스학과 학과장으로, 생명과학 연구기관의 연구소장을 거치는 등 바이오·화장품 연구개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단순한 이사 교체를 넘어 이사회가 대표하는 전문성의 변화다. 2004년 설립된 아로마티카는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워 왔다. 상장 이후 구성한 이사회에는 회계·법률 전문가와 함께 환경생태공학 전문가인 옥 교수가 참여했다. 사외이사 3명 가운데 옥 교수는 회사의 지속가능성 기조를 전문성 측면에서 뒷받침하는 인물이었다. 그 자리에 화장품 연구개발 전문가가 들어오면서 이사회 차원의 관심도 환경·ESG 전문성에서 제품 효능과 기술 경쟁력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이사회 구성의 변화는 상장 이후 아로마티카가 직면한 과제와도 맞물린다. 회사는 상장 이후 실적과 주주가치 제고를 동시에 요구받는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매출 증가만으로는 지속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제품 경쟁력을 높여 이익과 현금 창출력을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지속가능성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유지하는 것과 별개로, 실제 구매와 수익성으로 연결할 수 있는 제품 경쟁력이 경영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다만 연구개발 전문가의 영입이 실제 투자 확대로 이어질지는 별개다. 아로마티카의 연구개발비는 2024년과 2025년 각각 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비중은 각각 2.18%, 2.24%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연구개발비 3억원, 매출액 대비 비중 1.68%를 기록했다. 반기와 연간 수치 비교로 투자 축소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매출 증가세 속에서도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아지지 않은 점은 눈에 띈다. 연구개발 전문성을 이사회에 보강한 만큼, 향후에는 관련 자문이 실제 제품 혁신과 투자 성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아로마티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임원 변동으로 인한 사업 방향 전환 여부에 대해 "ESG를 배제하는 차원은 아니며, 연구개발은 예전부터 가져온 분야며 그걸 좀 더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종성 교수는 독립이사로서 회사의 R&D성과 등에 대해 좀 더 전문적인 자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실적 개선에도 현금 창출력·제품 포트폴리오 과제
 
아로마티카는 올해 상반기 외형과 이익이 모두 개선됐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5년 상반기 245억원에서 2026년 상반기 317억원으로 29.77%(73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2억원에서 36억원으로 60.07%(13억원) 늘었고, 반기순이익도 18억원에서 30억원으로 72.14%(13억원) 확대됐다.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났다.
 
해외 성장세 역시 두드러졌다. 지역별 매출은 국내 시장이 2025년 상반기 168억원에서 2026년 상반기 205억원으로 늘었다. 미국은 20억원에서 36억원, 일본은 20억원에서 24억원, 기타 지역은 36억원에서 52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미국 매출이 약 80% 확대됐다.
 
다만 지역 등 매출 확장이 현금 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같은 기간 3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줄었다. 매출 확대 과정에서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 탓이다. 재고자산 관련 현금 유출은 2025년 상반기 5억원에서 2026년 상반기 35억원으로 확대됐으며, 매출채권에서도 전년 동기 6100만원의 현금 유입이 발생했던 것과 달리 올해 상반기에는 12억원의 현금 유출이 나타났다.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 역시 3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줄었다.
 
제품별 매출 구성도 성장의 질을 가늠할 변수다. 헤어·스칼프 제품 매출은 2024년 250억원, 2025년 262억원에서 2026년 상반기 196억원으로 성장했다. 반면 스킨·바디 제품 매출은 같은 기간 276억원, 249억원, 122억원으로 감소했다. 2026년 상반기 헤어·스칼프 매출은 전년 연간 매출의 약 75%에 해당하는 반면 스킨·바디는 약 49% 수준이다. 최근 매출 증가가 헤어·스칼프 제품에 상대적으로 집중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제품군별 매출 편중을 완화하고, 증가한 매출을 안정적인 이익과 현금으로 전환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미국 사업 또한 성장과 투자 부담이 공존한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설립된 미국법인을 통해 틱톡샵을 운영하며 현지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해당 법인의 상반기 매출은 약 100만원, 반기순손실은 약 1900만원으로 아직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단계다. 현지 크리에이터 협업과 콘텐츠 마케팅을 확대하는 전략이 고객 확보와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더라도, 마케팅 선투자에 따른 비용을 흡수하고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까지는 별도의 수익성 관리가 필요하다.
 
아로마티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스킨과 헤어 쪽 판매율이 높아서 비중 상 커보이는 것이지, 스킨과 바디 제품이 약화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에서는 현지 크리에이터 협업과 콘텐츠 마케팅을 확대해 틱톡샵 매출과 고객 기반을 키우고, 단기 손익뿐 아니라 매출 증가 추이를 종합적으로 살펴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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