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IBK기업은행이 공들여 출범한 IBK벤처투자의 수익성 확보가 지연되고 있다. 은행 지주가 설립한 벤처캐피탈(VC) 중 최대 규모인 1000억원의 초기 자본을 들였으나 여전히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자본력을 기반으로 운용자산을 키우고 있지만 수익성 확보에는 시간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기업은행)
은행 지주 계열 VC 중 출자금 최대
6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IBK벤처투자의 설립 자본금은 1000억원이다. IBK벤처투자는 지난 2023년 기업은행이 100%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다. 초기기업 투자 위축에 대응해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고 금융지원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출범했다. 특히 중소기업 지원이 설립 취지인 만큼, 보유하고 있는 금융 인프라를 이용해 시너지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소기업 지원이 설립 취지인 만큼, 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 인프라를 이용해 시너지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본 규모도 앞서 설립된 지주 계열사 수준을 넘어섰다. 특히 타 금융지주의 최초 자본보다도 규모가 세 배 이상 크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018년 300억원, 농협금융지주는 2019년 300억원을 초기 자본금으로 각각 하나벤처스와 NH벤처투자를 설립했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은 기존 VC를 계열사로 확보하는 방식을 취했다.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 등록에 필요한 최소 자본금은 100억원인데, 기업은행은 1000억원을 들여 IBK벤처투자를 설립했다. 최소 자본의 10배를 투자한 셈이다. VC는 자본금 1000억원을 전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구조가 아니다. 펀드를 결성할때 위탁운용사(GP)가 일정 부분을 자기 돈으로 출자해야 하는데, 자기자본이 클수록 더 많은 출자를 할 수 있어 운용 자산 규모를 키우기 용이하다.
특히 자본금이 크고 굴리는 운용 자산 규모가 늘어날수록 성과에 따른 보수도 확대할 수 있어 수익성장에도 유리하다. 이처럼 기업은행은 IBK벤처투자 설립 직후부터 1000억원급 펀드를 조성할 수 있는 대형 정책형 VC로 출발하기 위한 준비를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자본금뿐만 아니라 기업은행 지원도 받았다. IBK벤처투자는 기업은행에서 파견된 인력을 중심으로 기업문화를 구축했으며, 초기 인원도 20명 내외로 세팅했다.
넉넉한 자본을 기반으로 올 상반기 IBK벤처투자의 AUM은 3312억원으로 빠르게 확대됐다. 규모 대비 수익은 더딘 모양새다. IBK벤처투자는 상반기 9억 43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적자는 18억원으로, 만약 하반기에도 흐름을 유지한다면 전년 이상으로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특히 설립 당시 1000억원이던 자본도 현재 942억원으로 줄었다. 누적 결손이나 투자자산 평가손익 등이 반영된 값인데, 당기순손실이 연이어 나면서 이익잉여금이 쌓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벤처투자업권 관계자는 "신기사 중에서는 자본이 손에 꼽히게 큰 편"이라면서 "인원 등도 초기 세팅을 모두 해놓고 시작하려는 의도였을 것으로 보이나, 은행에 기대지 않고 수익성을 확대하기에는 초기 등 무리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VC의 경우 수익 부문은 크게 관리보수, 회수 수익, 평가 이익으로 나뉜다. VC 특성상 초기에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지만 속도는 지주계열 VC 대비 느린 편이다.
하나벤처스의 경우 지난 2018년 출범해 3년 차에 30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당시 하나벤처스는 관리보수와 고유계정 투자자산 평가이익이 확대를 기반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단독으로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면서 보수 수익이 잡히기도 했다.
IBK벤처투자 역시 투자금액은 확대됐다. 신기술사업자에 대한 투자로, 재원을 투입하는 벤처투자조합 투자금액에 포함되는데, 상반기 기준 757억 1400만원으로 확대됐다, 전년 189억 5400만원에서 세 배 가량 늘어난 규모다. 투자조합 결성 금액도 전년 200억원에서 421억원으로 확대됐다. 상반기 IBK벤처투자의 영업수익은 24억 8100만원이다. 신기술금융수익 15억 1500만원, 이자수익 9억 4900만원 등으로 구성된다. 다만 영업비용이 34억 2400만원으로 영업수익 대비 지출이 큰 상황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법인이 자리잡기 전 인건비 등으로 나가는 비용 등도 부담요소로 작용했다. 설립 당시 재직하던 초창기 구성원들이 퇴사하면서 조직 안정성도 낮아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IBK벤처투자 역시 향후 관리보수 확대와 투자자산 회수가 수익성 개선의 변수로 꼽힌다. 설립 당시 납입자본금은 1000억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은 942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이은 순손실 등으로 자기자본이 최초 납입자본금보다 줄어든 상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벤처기업들의 금융공급 확대과 자본 건전성 관리를 함께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IBK벤처투자는 설립 초기 단계로, AUM 확대와 정책적 역할과 운용적 역할에 집중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으며 일시적인 적자 구간을 거치고 있을 뿐 포트폴리오 회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 맞춰 안정적인 흑자 기조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