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용현 기자]
SK스퀘어(402340)가 앞서 SK쉴더스 경영권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했지만, 남겨둔 32% 지분 회수가 새로운 과제로 남았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가 SK쉴더스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조달한 인수금융을 SK쉴더스에 넘기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분을 계속 들고 있어도 배당으로 돌아오는 현금은 없는 상황에서 SK스퀘어 재무제표에는 여전히 8000억원대 지분 가치가 잡혀 있어 장부상 가치를 실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SK스퀘어 사옥. (사진=SK스퀘어)
빚 주인 바뀐 인수금융…KSH에서 SK쉴더스로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스퀘어의 올해 상반기 연결재무제표상 SK쉴더스 지분 장부가는 823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권을 제외한 SK쉴더스 순자산은 상반기 말 -5046억원으로 지난해 말 -4932억원보다 마이너스 폭이 커졌다. SK스퀘어 지분율 32%를 적용하면 보유 지분에 해당하는 순자산 몫도 -1615억원이다. 현재 SK쉴더스가 보유한 순자산만으로는 SK스퀘어 지분가치를 뒷받침하기 어려운 구조다.
실적에서도 차입 부담의 무게가 드러난다. SK쉴더스는 상반기 매출 1조 1201억원과 영업이익 40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683억원으로 영업이익의 1.7배에 달했고, 순손실은 291억원을 기록했다. 장기차입금과 장기사채는 상반기 말 2조 3570억원에 이른다. 사업에서 이익을 내고 있지만, 인수금융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이 이를 넘어서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SK스퀘어의 잔여지분 가치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출발점은 EQT의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인수금융이다. SK스퀘어는 2023년 EQT에 SK쉴더스 경영권을 넘기고 8646억원을 확보했다. 거래 이후 지분 구조는 EQT 68%, SK스퀘어 32%로 바뀌었다. 당시 SK스퀘어는 이를 출범 이후 첫 투자 풀사이클 성과로 내세웠다. 경영권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면서도 32% 지분을 남겨 향후 추가적인 투자회수를 기대할 수 있는 구조였다.
문제는 이후 인수금융의 부담이 SK쉴더스로 넘어왔다는 점이다. EQT는 2023년 SK쉴더스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법인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KSH)를 세우고 SK쉴더스 지분을 담보로 인수자금을 빌렸다. 당시에는 KSH가 빚을 지는 구조여서 SK쉴더스 재무제표에는 인수금융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구조가 달라졌다. SK쉴더스가 직접 돈을 빌려 KSH에 배당금을 지급했고 KSH는 이 돈으로 기존 인수금융을 갚았다. 이후 SK쉴더스가 KSH를 흡수합병하면서 기존에 KSH가 지고 있던 차입 부담까지 SK쉴더스가 안게 됐다. EQT가 SK쉴더스를 사기 위해 빌린 돈이 처음에는 KSH의 빚이었지만, 리파이낸싱과 합병을 거치면서 SK쉴더스가 직접 부담하는 빚으로 바뀐 셈이다.
이후 금리는 연 7%대 중반에서 5%대 수준으로 낮아진 대신 SK쉴더스가 경영권 인수를 위해 조달된 차입금을 직접 부담하게 됐다. 리파이낸싱 직후인 지난해 6월 말 부채비율은 873.5%까지 치솟았고, 올해 상반기 말에도 장기차입금과 장기사채가 2조 3570억원에 달했다. 경영권을 넘긴 뒤 남은 SK스퀘어의 32% 지분에도 인수금융의 부담이 고스란히 이어지는 구조가 된 것이다.
현금 여력도 줄었다. SK쉴더스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280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352억원으로 52% 감소했다. 유동부채는 5640억원으로 유동자산 6412억원과의 차이도 772억원에 불과하다. 차입금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을 감당하면서 향후 사업 투자나 부채 상환에 활용할 수 있는 여력도 함께 줄어든 셈이다. 이는 SK쉴더스의 기업가치를 높여 잔여지분을 회수해야 하는 SK스퀘어에도 부담이다.
장부가 떠받치는 투자차액…회수 시점은 '불투명'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SK스퀘어 연결재무제표에 표시된 SK쉴더스 지분가치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9846억원에 달하는 투자차액이 장부가를 지탱하고 있어서다.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 장부가 8231억원은 순자산 몫인 -1615억원에 투자차액 9846억원을 더한 금액이다. 투자차액에는 SK쉴더스의 영업권과 향후 수익력에 대한 기대 등이 반영돼 있다.
문제는 이 8231억원이 SK쉴더스의 현재 순자산에서 나오는 가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투자차액은 9846억원으로 유지된 반면 영업권을 제외한 SK쉴더스 순자산은 -4932억원에서 -5046억원으로 악화됐다. SK스퀘어의 연결 장부가도 8268억원에서 8231억원으로 37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보유 지분에서 들어오는 현금도 없다. SK스퀘어는 2024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SK쉴더스(옛 KSH 포함)로부터 배당을 받지 않았다. 지난해 SK쉴더스가 KSH에 지급한 배당은 인수금융 상환에 쓰였다. 반면 같은 기간 SK스퀘어가 인식한 지분법손실은 2024년 121억원, 2025년 445억원, 올해 상반기 120억원으로 모두 686억원이다. 이 기간 장부가는 2024년 초 887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8231억원으로 643억원 줄었다. SK쉴더스가 상반기 순손실을 내고 현금성자산도 줄어든 만큼 지분을 계속 보유하면서 배당으로 투자금을 거둬들이는 방식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구조다.
결국 장부상 8231억원의 지분가치에는 현재 재무상태보다 과거 투자에서 발생한 투자차액과 향후 수익력에 대한 회계상 가치가 크게 반영돼 있다. 이는 SK스퀘어가 향후 지분을 매각할 때 장부가와 실제 회수액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울러 SK스퀘어가 이 장부가를 실제 회수하기까지는 또 다른 제약이 있다. 32% 지분을 원하는 시점에 독자적으로 매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SK스퀘어는 주주간 약정을 통해 공동지배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대주주는 68%를 가진 EQT다. 업계에서는 SK스퀘어에 별도의 매각 옵션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잔여지분의 회수 시점과 조건이 EQT의 엑시트 일정과 맞물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국 SK스퀘어가 보유한 남은 32% 지분의 장부가는 8231억원이지만, SK쉴더스의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데다 인수금융 부담까지 사업회사에 남아 있어 이를 그대로 현금화할 수 있을지가 시장의 관심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여기에 SK스퀘어가 매각 시점을 단독으로 정하기도 어려운 만큼 장부상 가치를 실제 회수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SK쉴더스 투자에서 남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인수금융이 SK쉴더스로 넘어오면서 순자산이 마이너스로 나타난 것은 경영권 매각 당시부터 인지하고 있던 구조"라며 "EQT 인수 이후 SK쉴더스의 매출과 수익성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현재 장부가에는 이러한 기업가치가 반영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용현 기자 hiyori08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