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10년)③적용 범위 넓혔지만…'대수술'엔 못 미쳤다
적용 자산·ESG 확대… '형식' 벗어나 '실질 관여'로
영국·일본보다 재편 폭 제한…실효성 확보가 관건
공개 2026-08-21 06:30:00
이 기사는 2026년 08월 19일 13:4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가 10년 만에 첫 전면 개정을 앞두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수탁자책임과 주주권 행사를 촉진하며 국내 자본시장에 자리 잡았지만, 참여기관 확대가 실질적 이행으로 이어졌는지 가려낼 장치는 미흡했다. 올해 이행점검이 시작된 배경이다. 2027년부터는 적용 자산군을 넓히고 ESG·지속가능성 요소와 주주관여 활동을 강화한 개정 코드가 시행된다. <IB토마토>는 지난 10년간 스튜어드십 코드가 기관투자자와 기업 경영에 가져온 변화와 성과, 한계를 짚어보고, 개정안이 자본시장과 기업지배구조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도시은 기자] 스튜어드십 코드의 올해 7월 의결된 개정안은 2027년부터 시행되며 적용 자산군 확대, ESG와 지속가능성 요소 반영, 기업가치 제고 활동 강화, 협력적 관여활동 인정, 이행점검 명문화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수탁자책임 정책, 이해상충 관리, 관여활동, 의결권 행사, 전문성 확보 등 이행점검 항목이 구체화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 개정이 ‘대수술’이라고 부를 만큼 제도의 틀 자체를 바꾼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영국과 일본 등 주요국이 시장 변화에 맞춰 원칙과 보고체계를 획기적으로 손질해온 것에 비하면, 한국의 개정안은 기존 지침을 부분 보완하는 수준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적용 자산·관여활동 넓히고 '이행점검' 명문화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는 올해 7월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 코드는 국내 상장주식에 한정되던 적용 자산군을 채권·인프라·부동산·비상장주식 및 해외자산까지 확대하고, 범위를 각 기관투자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ESG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려도 강화된다. 투자대상회사의 핵심 경영사항을 점검할 때 '재무적으로 중대한 ESG 요소를 비롯한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도록 명시했다.
 
수탁자책임 활동의 범위도 의결권 행사에 한정하지 않는다. 경영전략과 경영성과, 위험관리, 지속가능성 등 핵심 경영사항을 점검하고 이사회와 협의하는 활동은 물론 주주제안과 소송 참여까지 포함한다.
 
이행점검의 명문화 및 보고·공시 체계도 강화한다. 발전위원회는 3년을 주기로 코드의 구체적 내용을 점검·개선한다.
 
영국·일본, 원칙 줄이고 '실질적 활동' 무게
 
영국과 일본 등 주요국은 2018년 이후 기존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한층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해 왔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원조인 영국은 2010년 처음 코드를 도입한 이후 2012년과 2019년에 개정했다. 지난해 발표한 '스튜어드십 코드 2026'은 세 번째 개정안이다.
 
한국ESG기준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영국 스튜어드십 코드에서는 스튜어드십의 정의도 변경됐다. 기존 정의에서 ESG를 삭제하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현하는 활동'으로 개념을 정비했다.
 
보고 정보도 이원화했다. 정책 및 배경 정보(P&C)와 스튜어드십 활동 및 성과 정보(A&O)로 구분해 보고 내용과 주기를 차등화했다.
 
서명기관의 특성을 고려한 원칙을 마련하고 서비스 제공기관에 대해서도 별도 원칙을 적용했다.
 
자산소유자와 자산운용사에 적용되는 원칙은 2020년 코드의 12개에서 6개로 줄었으며 5개의 공시 요건이 신설됐다. 서비스 제공기관 역시 6개 원칙에서 4개 원칙으로 간소화하는 대신 4개의 공시 요건을 마련했다. 원칙을 단순화하면서도 기관별 책임과 보고 내용을 구체화해 형식적인 공시 부담은 줄이고 실질적인 활동을 강화한 셈이다.
 
일본 역시 지난해 6월 스튜어드십 코드 3차 개정을 발표했다. 2014년 코드 제정 이후 2017년과 2020년에 이어 세 번째 개정이다. 일본은 기존 원칙주의의 취지를 토대로 제정·개정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서 실무에 정착한 부분에 대해 기관투자자 기록을 삭제·통합·간소화했다.
 
대신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행동주의 투자자의 일본 기업 투자 금액이 역대 최대인 약 1조엔을 기록하고, 일본 상장기업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도 시가총액 기준 2023년 31.8%에서 2024년 32.4%로 증가했다.
 
일본 현행법상 대량보유보고제도 적용 대상(5% 초과 지분 보유)이 아닌 경우 의결권 지시 권한을 가진 실질주주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가 존재하지 않아 기업이 실질주주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회사법 개정을 통해 실질주주 확인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기업이 실질주주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고 주주에게 용이하게 대화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3차 개정은 '대화 방식이 투자대상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는 건설적인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을 추가로 명시했다.
 
한국은 '원칙 재편'보다 보완…"실효성은 이행점검에"
 
주목할 점은 영국(2019년)과 일본(2020년) 모두 2차 개정 과정에서 의결권 자문사 등 ‘서비스 제공기관’에 직접 적용되는 별도 원칙을 신설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스튜어드십 코드는 2016년 제정 당시부터 기관투자자가 서비스 제공기관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최종 책임과 판단은 기관투자자에게 있다는 내용을 일부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에도 불구하고 영국과 일본이 2차 코드 개정 과정에서 반영했던 것처럼 서비스 제공기관이 스스로 지켜야 할 원칙, 즉 서비스 제공기관에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은 우리나라 코드에 별도로 신설되거나 개정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 개정의 성패는 새로운 원칙을 얼마나 많이 담았느냐보다 실제 이행점검이 얼마나 엄격하고 실효성 있게 이뤄지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코드 가입기관이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과의 대화, 의결권 행사, 주주관여활동 등 실질적인 수탁자책임 활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2026년 7월 발표된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주요 개정사항은 크게 적용 자산군 확대, ESG 요소 반영, 수탁자 책임 활동 범위 확대, 협력적 관여활동 근거 신설, 이행점검 명문화 등으로 해당 내용들은 이미 영국과 일본 코드에 직간접적으로 반영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이 2019년 2차 개정에서 자산소유자 및 자산운용사에 대한 원칙과 서비스 제공기관에 대한 원칙을 별도 구분했고, 일본 또한 2020년 2차 개정을 통해 서비스 제공기관에 대한 역할을 신설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우리나라 코드 개정은 특정 원칙의 신설이나 큰 틀의 형식적인 변화보다는 일부 원칙을 개정하거나 안내지침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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