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책무구조도)①제출은 끝, 내부통제는 이제부터
저축은행 사태 후 규제 강화에도 금융사고 반복
대상 90% 이상 사전 제출, 책임 임원 선임도 완료
공개 2026-07-13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08일 17:2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업권의 책무구조도 제출이 마무리되면서 내부통제 체계 개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리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당국 요구에 대응하는 저축은행별 준비 수준과 부담 여력은 엇갈리고 있다. 제도 도입이 내부통제 강화로 이어지는 동시에 업권 내 양극화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B토마토>는 책무구조도 도입이 저축은행업권에 미칠 영향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자산 7000억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이 책무구조도 제출을 마치면서 내부통제 강화 절차에 들어갔다. 금융사고 발생 시 대표이사와 임원별 책임 범위가 한층 명확해졌지만 서류 제출만으로 예방 체계가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5년여간 저축은행에서 800억원이 넘는 금융사고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각 사가 책무구조도를 실제 업무와 위험관리 체계에 제대로 녹여내는지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5년여간 사고 812억원…규율 강화에도 반복
 
8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책무구조도를 제출받은 저축은행은 33개사다. 금융감독원은 2024년 7월부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에 따라 금융업권에 책무 구조도 제출을 요구했다.
 
은행과 금융지주회사는 전체가 해당돼 지난해 1월2일까지 제출을 완료했으며, 금융투자업자, 보험회사 등도 규모에 따라 지난해 7월2일까지 제출을 완료했다. 올해 7월2일 대상이 된 금융사는 자산총액 7000억원 이상인 상호저축은행과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여신전문금융회사다.
 
은행이나 금융지주에 비해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까지 금융감독원의 지도가 미친 것은 내부통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된 영향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금융업권 금융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4월까지 저축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55건, 812억4300만원 규모다.
 
특히 저축은행업권은 지난 2011년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규제를 조였음에도 사고가 이어졌다. 당시 내부통제 부실과 불법대출, 횡령 등 금융사고가 잇따르며 1년여간 30곳 이상의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거나 시장에서 퇴출됐다.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에 대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고 건전성이나 규제, 충당금 기준을 강화하는 등 대규모 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저축은행의 규모가 비교적 작음에도 대규모 부실 사태가 발생한 데다, 예금을 받아 운영하는 만큼 서민금융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줬기 때문이다.
 
제출은 끝, 자발적 참여가 관건
 
저축은행은 대형사와 소형사 간 자산 격차가 커 제출 시기도 나뉘었다. 자산총액 7000억원 이상 저축은행은 지난 2일 책무구조도 제출을 마쳤지만, 7000억원 미만인 나머지 46개사는 내년 7월2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업권 절반 이상이 해당하는 규모다.
 
책무구조도 제출 이후부터 금융회사의 대표이사와 임원 등은 본인의 책무와 관련해 내부통제와 위험관리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관리 의무를 진다. 미이행 시 신분 제재를 받을 수 있는 만큼 내부적인 부담도 커졌다.
 
주목할 대목은 사전 참여율이다. KB저축은행 등 지주 계열을 포함해 대상 33곳 중 30곳이 법정 기한 전에 책무구조도를 미리 제출했다. 대상 회사의 91%를 웃도는 수준으로, 2024년 하반기 은행·금융지주 29%, 2025년 상반기 대형 금융투자사·보험사 79%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뛰었다.
 
금융감독원은 미리 제출된 책무구조도에 대해 미흡한 부분에 대해 컨설팅을 제공했다. 대표적으로는 경영관리 임원에 대한 책무편중, 금융영업 관련 책무의 중복 누락 등이 해당됐다. 당시 감독국과 검사국, 감독혁신국 등이 참여한 회의에서 컨설팅 결과를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컨설팅 결과를 완전히 준수해야 할 필요는 없어 각 사에 맞춰 지적받은 부분을 반영해 제출을 완료했다. 제출된 책무구조도와 각 사 운영 결과는 검사국과 감독국 등 개별 부서가 관리한다.
 
책무구조도의 작성 이후 운영현황을 더 상세하게 살필 것으로 보인다. 책무구조도 작성과 제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해 이전 대비 책임 소재가 명확해 진 것이 특징이다. 특히 책무구조도상 책무는 금융회사의 업무와 관련한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책임을 의해 총괄 수행 업무과 인허가 수행 업무, 영업업무 등 업무 구체적 예시도 제시했다. 
 
총자산 기준 1위인 SBI저축은행의 경우 책무구조도 도입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삼일회계법인과 손잡았다. 약 8개월간의 작업 끝에 SBI저축은행은 지난 6월 이미 책무구조도와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을 완료해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특히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이미 업무집행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선제적인 움직임도 보였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4월 업무집행 책임자 직위에서 위험관리 책임자 책무를 삭제했다. 대신 같은 날 노경원 이사를 위험관리책임자로 선임했다. 교보생명 리스크관리 담당 상무이사로, 리스크관리실을 총괄하고 위험관리책임자를 맡게 됐다.
 

다만 책무구조도 제출은 제도 도입의 시작일 뿐,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자체적인 관리가 우선이라는 의견이 다수다. 현재의 높은 참여율에는 제재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 측면도 있지만, 제도의 목적은 결국 통제가 원활히 작동하도록 관리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미리 제출된 책무구조도에 맞춤형보다는 개념적인 미흡점과 강화 필요성이 있는 부분을 설명했고, 조직 적용 사항은 개별 사에서 고민한 것으로 안다"라면서 "지속적인 관심이 있어야 제도 안착과 더불어 내부통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금융감독원도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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