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피플
최우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광장, 창립 이후 선박·항공기금융 자문 전문성 축적
고가 자산·운용수익 담보로 대출·리스 구조 설계
항공기 수요 회복세…친환경·정책금융 연계 확대 전망
공개 2026-05-25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0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선박·항공기 금융은 대표적인 에셋 파이낸스(Asset Finance)로 꼽힌다. 고가의 자산 자체와 해당 자산을 운용해 창출할 미래 수익을 담보로 금융을 조달하는 구조다. 해운사나 항공사 등 운용 주체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여신을 제공받아 선박이나 항공기를 매입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자산 규모가 큰 만큼 거래 구조가 복잡하고 계약 방식도 다양하다. 국내 금융기관과 운용사뿐 아니라 해외 선주사, 항공기 리스사, 외국 금융기관 등이 얽히는 경우도 많아 국제 거래의 성격도 강하다.
 
법무법인 광장은 지난 1977년 사무소 창립 때부터 현재까지 국내 선박·항공기 금융의 법률 자문을 수행해 오고 있다. 법무법인 금융그룹 내 별도의 전문팀을 두고 있는 몇 안 되는 곳으로 이름을 알렸다.
 
광장의 항공기금융팀은 파트너 변호사 3명, 주니어 외국변호사 2명, 주니어 한국변호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선박금융 분야 역시 10명 안팎의 전문 변호사들이 자문을 맡고 있다. 최우진 변호사는 지난 2010년 광장에 입사한 이래 해당 분야에서 다년간 업력을 쌓아왔다. <IB토마토>는 최 변호사를 만나 선박·항공기 금융의 구조와 시장 흐름, 법률 쟁점을 짚어봤다.
 
최우진 광장 변호사.(사진=광장)
 
다음은 최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선박·항공기 금융의 특징은 무엇이고, 관련 자문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선박금융과 항공기금융은 대동소이하다. 선박금융을 예로 들면 신조선박금융, 중고선박금융, 재금융(Refinancing), 인도 전 금융, 인도 시 금융, 매각 후 재임차(Sale&Lease-back), BBC(Bareboat Charter) 방식의 선박 투자 등 거래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 국내 선박금융은 전통적으로 소유권취득조건부 나용선(Bareboat Charter with Hire Purchase, BBCHP) 방식을 취해왔다. 즉, 선박을 도입하고자 하는 해운사는 파나마, 마샬아일랜드, 라이베리아 등 편의치적국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SPC로 하여금 대출 등을 받아 선박을 취득하게 한다. 해운사는 SPC로부터 BBCHP 방식으로 선박을 임차한다. BBCHP 용선료는 대출 계약상 대출 원리금과 상환 스케줄에 따라 정해지고 용선 기간은 대출 기간에 맞춰진다. SPC는 해운사로부터 받은 BBCHP 용선료로 대출채무를 갚아나가는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해운사가 채무를 변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대출만기에 채무가 모두 상환되면 SPC는 선박의 소유권을 해운사에 이전해 줄 의무가 있다. 언뜻 생각하면 불필요하게 복잡한 구조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는 SPC를 해운사의 도산 위험에서 단절시킴으로써 대주단의 이익을 보호하는 측면이 있어 현재에도 널리 사용된다.
항공기금융의 경우 선박금융에서 BBCHP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임대차 방식을 금융리스(Finance Lease)라고 하고, 이와 구별되는 방식으로 소유권취득조건이 배제된 순수한 임대차 거래를 운용리스(Operating Lease, 선박금융의 BBC와 유사)라고 한다. 항공기금융에서도 선박금융과 마찬가지로 신규항공기도입금융, 중고항공기구매금융, 재금융, 선수금(PDP) 금융, S&LB, 항공기 투자 등이 이뤄지고 있다. 항공기리스 방식이 아닌 담보부 대출 거래도 행해진다. 특수하게 항공기 엔진에 대한 독립적인 금융거래에 관한 자문도 종종 수행하고 있다.
선박금융에 대한 자문은 광장 선박금융팀이 메인 카운슬로서 텀싯 검토, 금융계약서 작성, 인출조건서류 징구, 법률의견서 발급 등 거래 전반에 대한 법률 자문을 제공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 로컬 카운슬로서 대주단을 위한 한국법 자문을 주로 하기도 한다. 항공기금융은 다수의 경우 외국계 글로벌 로펌에서 대주단의 카운슬로서 계약서 작성 업무를 수행하고, 국내 로펌은 국내 항공사를 대리하거나 대주단의 한국 로컬 카운슬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국내 로펌의 역할에 다소간 차이가 발생한 배경은 선박금융이 대형, 중견, 중소형의 다양한 국내 해운사들과 세계적인 국내 조선소들에 대해 국내 금융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것과 달리 항공기금융은 그 수요자인 국내 항공사가 많지 않았고 항공기 제작도 해외 메이저 제작사 두 곳에서 오랜 기간 독점해 왔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을 중심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비롯하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금융계약, 건조계약, 리스계약, 운송계약 등 주요 계약별 특징은 무엇인가.
△금융계약은 기본적으로 대출계약과 담보계약으로 구성된다. 담보계약에는 선박·항공기에 설정되는 저당권, 임대차계약에 대한 양도담보권, 선박·항공기에 대한 보험상 권리의 양도담보권, 용선료·리스료 수입계좌에 대한 질권, SPC 주식질권 등이 있다. 선박·항공기 인도 전에는 건조계약이나 구매계약, 하자보증(Warranties)에 대한 양도담보권이 체결된다. 저당권과 관련해 선박은 편의치적이 허용돼 통상 SPC를 설립하는 국가의 국적선으로 등록되며, 저당권은 해당 편의치적국의 법률을 준거법으로 설정된다. 이에 반해 항공기는 SPC 설립국(아일랜드, 케이먼제도 등)과 상관없이 이를 운항하는 항공사의 국적으로 등록된다. 대한항공(003490) 항공기의 경우 뉴욕주법 또는 영국법과 함께 한국법에 따른 저당권이 설정되고 있다.
선박건조계약(Shipbuilding Contract)과 항공기구매계약(Aircraft Purchase Agreement)은 해운사와 조선소, 항공사와 제작사 간 체결된다. 주요 내용에는 선박·항공기의 스펙(규모, 성능, 설비 등), 구매가격과 지급방법, 예정된 인도일, 하자보증, 채무불이행 사유와 구제방법, 분쟁 해결방법 등이 포함된다.
운송계약은 선박금융과 관련해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선박의 운송계약은 일회성·정기성·연속성 성질에 따라 스팟계약, 정기용선계약(Time Charter), 연속항해용선계약(Consecutive Voyage Charter) 등으로 구분된다. 특정 화주의 전용운반선으로 투입될 경우 전용선계약(Contract of Affreightment)이 체결되기도 한다. 통상 대주들은 해운사의 자체 신용뿐만 아니라 대상 선박에 관해 장기운송계약이 체결돼 있을 경우 그로 인한 수입도 여신심사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평가한다. 선박금융의 주요 담보에 운송계약에 대한 양도담보권 설정이 일반적으로 포함된다. 항공기금융에서는 리스계약의 임차인이 전대차(Sub-lease)를 하는 경우가 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전대차 계약을 맺는 경우가 일례다. 전대차 방식에는 항공기 기체만 대여하는 건식 임대차(Dry Lease)와 항공기뿐만 아니라 승무원, 정비 서비스, 보험 등 실제 비행에 필요한 모든 인력과 유지보수를 제공받는 습식 임대차(Wet Lease)가 있다. 광장에서는 전대차 계약에 대한 검토 자문도 제공한다. 리스계약은 앞서 설명한 것과 같다.
 
-자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나 특별히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선박금융은 거래 관행상 해운사를 위한 별도의 로펌이 선임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로펌들은 공식적으로 대주단의 법률자문사로 업무를 수행한다. 다만 대주단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으며 최대한 시장 관행에 부합하면서도 당사자들의 이익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도록 세심하게 조율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물론 당사자들 간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대주단의 이익을 대변할 수밖에 없으며, 많은 경우 대주와 해운사 간 직접 협상을 통해 해결됨이 일반적이다.
항공기금융은 차주 측의 로펌이 별도로 선임되는 것이 거래 관행이다. 광장에서 국내 항공사를 대리하는 경우 비록 금융계약서 초안을 직접 작성하지 않더라도 초안을 문장 단위(Sentence by Sentence)로 세심히 검토해 항공사에 유리한 조건이나 필요한 사항을 최종안에 반영되도록 하고, 불리한 조건이나 불필요한 사항은 최대한 삭제 혹은 완화되도록 함으로써 고객을 대변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국내 계약과 해외 계약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아마도 준거법과 재판관할일 것이다. 국내 계약서는 한국법을 준거법, 한국법원을 관할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외국 계약의 경우 영국법이나 뉴욕주법, 영국법원이나 뉴욕주법원을 통상 관할로 삼는다. 법원의 판결이 아닌 중재 방식을 선택하기도 한다. 세부적인 사항이나 적용 법령 등은 다르겠지만 그 외 기본적인 계약서의 틀이나 구성, 주요 조항들은 대체로 표준화돼 있다. 국내와 외국 간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된다. 다만 특정 국가의 법에 따라 설정되는 담보권의 효력 또는 대항력 요건은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 법인의 자산에 담보권(charge)을 설정하는 경우 30일 이내에 회계관리청(ACRA)에 등록해야 한다. 한국에서 예금계좌에 질권을 설정하거나 한국법을 준거법으로 하는 계약에 대해 양도담보권을 설정할 때에는 관련 통지서나 승낙서에 공증사무소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
 
-특별히 소개할 만한 자문 사례가 있다면.
△최근 사례로는 작년 8월경에 수행한 항공기 엔진 25기 도입 금융 건이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싱가포르 자회사인 한화에비에이션은 항공기 엔진 제작사인 CFM인터내셔널의 CFM 56-5B 및 7B 시리즈 등 항공기 엔진 25기의 도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하나은행 싱가포르 지점과 KEXIM GLOBAL(Singapore) LTD.로부터 합계 미화 1억4000만달러 한도의 여신 제공에 관한 대출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비에이션의 대출채무에 대해 모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주단을 위해 지급보증을 제공한 건이다. 국내 항공금융업계에서 처음 시도된 거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광장은 대주단의 메인 카운슬로서 텀싯 협상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자문을 제공했고, 대출계약서와 보증계약서 작성, 대주단의 영국·싱가포르 로펌에 대한 업무지시, 차주, 모회사와 그들의 영국·싱가포르 로펌과의 다큐 협상과 딜 클로징에 이르기까지 업무 전반에 걸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선박금융 사례로는 지난 2012년 말쯤 클로징 된 폴라리스쉬핑의 신조 VLOC(Very Large Ore Carrier) 12척 건이 기억에 남는다. 세계 최대 철광석 수출기업으로 브라질에 본사를 둔 발레(Vale)와 폴라리스쉬핑 간 장기운송계약을 바탕으로 산업은행 등의 참여하에 대규모 자금조달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광장이 메인 카운슬로서 거래 전반을 자문했다.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 대체투자 가운데 선박·항공기 분야에서 손실을 본 사례도 있었다. 최근 시장 분위기는 어떤가.
△선박은 선가 변동성이 크고 감가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어서 관련 투자가 국내나 해외에서 거의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항공기는 선박 대비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으로 인식돼 과거부터 항공기 투자가 비교적 활발히 이뤄져 왔다. 특히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특정 기종, 국적 항공사를 중심으로 항공기 투자가 절정에 달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2년까지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항공사들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다. 이에 따라 기존 항공기 리스계약의 재협상, 임대료 유예, 항공기의 조기 반납 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3년 이후 여행 수요가 지속적으로 회복되면서 항공기 가동률이 상승했고 항공사들은 기단 확충을 꾀하고 있다.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겪으면서 국내 금융사들은 대체투자에 아직은 다소 신중한 입장이지만, 주요 제작사들의 항공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고 중고 항공기 가격과 글로벌 항공기 리스료가 높게 유지되고 있다. 항공기 투자에 대한 관심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주목받는 특수 분야는 어디인가. 향후 발전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ESG 경영이나 친환경 사업 등과 연계된 선박·항공기금융 분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 아래 서해 등지에서 해상풍력 발전소가 건립 중이거나 추진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 발전기설치선과 같은 특수선박을 도입하기 위한 금융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친환경 선박·항공기 도입 시 차주사에게 낮은 금리로 여신을 제공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녹색채권 발행지원사업과 수출입은행의 저탄소 산업구조 촉진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국제 정세가 불안정하고 국내외 금융 환경의 변동성도 큰 상황이다. 올해 선박·항공기 금융시장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나.
△항공기금융의 경우 여행 수요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나 제작사의 생산능력 회복 속도가 더딜 경우 항공기 수급 불균형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이는 리스료와 중고 항공기 가격 강세를 유지할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글로벌 금리 변동성과 환율 불안정성이 지속될 경우 항공사들의 외화 차입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에 수출입은행, 산업은행과 같은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 강조된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신디케이트 대출 참여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선박금융은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지원사업을 통한 금융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산업은행과 몇몇 시중은행들의 선·후순위 대출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해양진흥공사에서 진행하는 선주 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중소 해운사에 대한 금융지원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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