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 대전환)③이제 '서비스'로…보험영업 새 판 짠다
이달 말 연금 상품 출시 이후 '서비스형'도 선보일 예정
건강관리 서비스부터 요양시설 연계까지 새 영역 개척
공개 2025-10-2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1일 10:1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개념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피보험자가 생전에 보험금을 연금처럼 받을 수 있는 유동화 제도가 이달부터 시행되고, 사망보험금 청구권을 신탁 형태로 운용하는 사례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사망 후 유족에게 지급되는 정형화된 구조가 흔들리면서 보험사들은 새로운 활용 모델을 놓고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대형사뿐 아니라 중소형사까지 생존·사후 자금 운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IB토마토>는 사망보험금의 변화 흐름과 시장 전략, 제도적 쟁점, 향후 과제를 종합적으로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종신보험 사망보험금을 서비스 형태로 유동화하면 보험영업의 범위가 크게 확장될 전망이다. 연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은 해외 사례가 종종 있지만 서비스형은 드물다. 현재 국내 보험사의 헬스케어 사업은 별다른 성장 없이 머물러 있는데, 유동화 서비스형이 분위기 반전의 발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연합뉴스)
 
요양부터 건강관리까지…서비스형 상품 출시도 ‘임박’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은 연금형 외에 서비스형으로도 출시된다. 서비스형은 유동화 금액 산출 방식이 연금형과 동일하지만 지급 형태가 현금(연금)이 아닌 현물(서비스)이다. 이달 연금형 상품을 먼저 내놓은 이후 서비스형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서비스형 상품 종류에는 크게 요양시설 특화형, 건강관리 특화형, 통합형 등이 거론된다. 요양시설 특화형은 보험사와 요양원을 서로 연계해주는 상품이다. 보험사가 피보험자의 사망보험금 유동화 금액을 제휴된 요양시설에 직접 지급한다. 요양원에 들어가는 입소 비용을 일부분 충당하는 목적이다.
 
건강관리 특화형은 암, 뇌출혈, 심근경색 등 대표적인 질병이나 부수적인 질병에 대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전담 간호사를 배정해 투약 관련 서비스를 지원하거나 식이요법 상담을 해주는 식이다. 진료와 입원 수속을 대행하는 것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보장성보험이 주요 질병의 진단비·치료비·입원비 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보험 목적의 상품이라면, 건강관리 특화형 서비스는 고객의 건강관리를 단순히 돕는 역할이다. 일상생활에서의 헬스케어 서비스 개념이다.
 
두 가지 특화형 외에 통합형은 보험사가 제휴하게 될 다양한 서비스 가운데 피보험자가 필요한 것을 따로 선택해 자유롭게 사용한다. 서비스형은 운영 여부와 구체적인 상품 내용이 개별 보험사마다 다르게 구성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서비스형도 연금형과 마찬가지로 일단은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인 세 가지 형태를 따라가는 방향이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부분은 그 안에서 나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홍콩모기지보험 PRMP 설명서)
 
홍콩의 사망보험 ‘역모기지’ 대표적…한국, 서비스로 영역 넓혀
 
사망보험금을 유동화하는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홍콩의 PRMP(Policy Reverse Mortgage Programme) 제도가 주요하게 꼽힌다. 이는 보험료를 모두 납입한 60세 이상 피보험자가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확정기간 또는 종신까지 월 지급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역모기지 형태로서 지난 2019년 5월 출범했다.
 
PRMP는 홍콩모기지공사(HKMC)의 자회사인 홍콩모기지보험(HKMC Insurance Limited)이 관리하고 운영한다. HKMC는 국내로 따지면 주택금융공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PRMP는 특히 ‘일시금’ 인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현재 국내서 진행되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와 다른 점이다. 대출 상환이나 의료비 지출, 주택 수선 등 목돈이 들어가는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둔 것이다. 한도 90%까지 일시금으로 가져갈 수 있다.
 
국내서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철회권과 조건부 취소권이 있지만 부활권은 없다. 원칙적으로 불가하며 부당한 사유로 진행된 경우에만 부여된다. 반면 PRMP는 가입 기간 중 언제라도 중도상환 이후 기존 종신보험 계약을 부활시킬 수 있다는 것도 서로 다른 부분이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연금이 아닌 서비스 형태로 연계하는 것은 해외에서도 드문 경우로 보인다. 해외 보험사가 다양한 방식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이를 종신보험과 엮지는 않았다.
 
이번 제도를 통해 국내 보험업계는 영업 외연이 크게 확장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보험업계는 건강보험과 질병보험으로 구성되는 보장성보험 상품 판매에 열 올리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가 강화되고, 보험사가 요양시설과도 다양한 방식으로 연계할 수 있다면 새로운 영역이 개척되는 셈이다.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헬스케어라는 영역이 매우 포괄적이기도 하고 애매하다 보니 보험업계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영역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모바일 앱을 통해 건강관리 서비스를 일부 제공하는 정도인데, 그것마저도 라이선스 등 제약이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포함해 여러 방향으로 신사업 구상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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