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금은 지난해 말 604억원서 올 상반기 706억원으로 늘어현금은 지난해 839억원서 1692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부채총계 8189억원으로 확대·부채비율 180.28%로 상승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LG헬로비전(037560)이 올해부터 배당을 중단한 가운데 실적도 개선되면서 이익잉여금이 다시 쌓이게 될 전망이다. LG헬로비전은 지난 3년간 감소세를 지속한 자본총계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다만, 부채총계가 늘면서 부채비율은 위험 수준인 200%에 가까워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LG헬로비전)
배당 중단에 현금성자산 2배 이상 증가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헬로비전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60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06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배당 지급을 중단한 가운데 당기순이익도 흑자를 냈기 때문이다.
LG헬로비전은 실적 부진과 이익잉여금 감소가 맞물리면서 2014년부터 시행한 배당을 올해 중단키로 했다. 지난 3년간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줄곧 하락했다. 매출은 2022년 1조1679억원에서 지난해 1조1964억원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8억원에서 135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4.61%에서 1.13%로 감소했고, 당기순손실도 260억원에서 1062억원으로 확대됐다.
순손실 확대에도 배당을 지속하자 이익잉여금은 더 빠르게 바닥을 드러냈다. 지난 3년간 이익잉여금은 2022년 2419억원에서 2023년 1817억원으로 줄더니, 지난해에는 604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자본총계도 2022년 6255억원에서 2023년 565억원, 지난해 441억원까지 줄어 들었다.
LG헬로비전이 배당을 중단한 것은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헬로비전은 매년 배당금으로 1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내고 있었다. 연간 배당금총액은 2021년 85억원, 2022년과 2023년에는 93억원에 달했다. 2023년 말 기준으로 모회사
LG유플러스(032640)가 보유한 LG헬로비전 지분율은 50.00%에 달했다. 배당금의 절반을 모회사가 가져간 셈이다. 지난해 LG유플러스가 경영권 강화를 위해 보유 지분을 58.61%까지 늘린 가운데 배당금 지급을 지속했다면 자회사인 LG헬로비전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되며 당기순이익도 흑자를 기록했다. LG헬로비전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667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5508억원보다 21.21% 증가했다. 특히 상품매출은 올해 상반기 2084억원으로 전체 매출(6676억원)에서 가장 큰 31.2%를 차지했다. 서울교육청 단말기 보급사업 수주 건이 반영되면서 상품매출이 지난해 상반기 841억원에서 14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1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76억원으로 오르면서 당기순이익도 67억원에서 102억원으로 증가했다.
상품매출원가가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상품매출원가는지난해 상반기 62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704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11.40%에서 올해 상반기 25.52%로 2배 이상 상승했다. 영업비용은 5393억원에서 65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09%에서 2.64%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편, LG헬로비전이 배당을 중단하면서 재무활동현금흐름 손실도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배당금으로 93억원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배당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금 유출을 방어했다. 같은 기간 유동성사채 상환도 1400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줄면서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지난해 상반기 16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50억원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98억원에서 997억원으로 줄고, 투자활동현금흐름 손실은 472억원에서 495억원으로 늘었지만, 미미한 변화에 불과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83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852억원 늘어나 1692억원을 기록했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상반기에는 서울교육청 관련 단말 매출이 반영돼 원가가 늘어난 영향이 있다”라며 “(현금 확충과 관련해) 하반기 확정된 투자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부채비율 상승해 위험 수준인 200% 임박
다만, LG헬로비전은 최근 부채비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자본총계 증가에도 부채총계가 8000억원을 넘어서면서 부채비율은 위험 수준인 200%에 가까워졌다.
LG헬로비전은 자본총계가 지난해 말 444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543억원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부채총계가 7994억원에서 8189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80.02%에서 올해 상반기 180.28%로 소폭 상승했다. 지난 3년간 LG헬로비전 부채비율은 지난 2022년 128.29%에서 2023년 133.39%, 지난해 180.02%로 높아졌는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유동비율도 지난해 말 122.84%에서 올해 상반기 116.64%로 감소했다. 특히 유동부채에 포함된 유동성사채는 지난해 말 12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898억원으로 증가했다. 오는 2026년 1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700억원이 유동성사채로 대체 처리 됐기 때문이다. 유동부채가 지난해 말 374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240억원으로 늘면서 유동성도 다소 저하됐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부채 감축을 등을 위해) 전사 차원에서 경영 효율화를 두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