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 분쟁 격화…윤상현 부회장, 이자 낮추고 실탄 늘렸다
윤동한 회장, 증여 주식 반환 소송…'주식처분금지가처분' 인용
가처분 인용 직후 주담대 늘리고, 이자율 낮춰
남매 갈등 격화에 그룹 중장기 전력 차질 불가피
공개 2025-07-1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08일 14:5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윤상현 콜마홀딩스(024720) 부회장이 최근 주식담보대출(주담대)과 관련해 추가 담보 제공으로 대출금을 늘리고, 이자율을 낮춘 것으로 확인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최근 여동생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200130) 대표와 갈등에서 아버지 윤동한 회장이 윤 부회장을 상대로 증여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에서 '주식처분금지가처분'이 인용된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분쟁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빠르게 추가 확보하고, 이자율을 낮추면서 유동성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분쟁은 단순한 남매 간 이사회 장악권 다툼을 넘어, 부친이 지분 회수에 나서며 윤 부회장의 경영권 방어뿐 아니라 그룹의 중장기 전략에도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한국콜마그룹)
 
윤상현 부회장 '주담대 족쇄'…콜마홀딩스 지분 대부분 담보
 
8일 재계에 따르면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 선임으로 촉발된 윤상현·윤여원 남매의 경영권 분쟁에 윤동한 회장이 가세해 증여했던 콜마홀딩스 주식 460만주에 대한 반환 소송을 제기하면서 윤상현 부회장의 주식담보대출(주담대) 전략에도 변동이 생기고 있다. 특히 법원에서는 지난 6월27일 윤 회장이 윤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처분금지가처분'을 인용했다.
 
앞서 윤 부회장은 2019년 부친으로부터 콜마홀딩스 지분 230만주(현재는 무상증자로 460만주)를 증여 받은 이후 꾸준히 주담대 규모를 늘린 상황이다. 현재 보유한 콜마홀딩스 주식 1089만주(지분율 31.75%) 가운데 약 89.4%에 해당하는 974만주를 담보로 46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아 운영자금을 마련한 상태다. NH투자증권, 한국증권금융, 한국투자증권, DB금융투자, 현대차증권 등 5개 증권사와 체결한 대출 계약으로 연간 부담하는 이자만 2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특히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던 3월 말에도 윤 부회장은 현대차증권과 NH투자증권을 통해 2건의 신규 대출을 체결하며 자금 조달을 이어갔다. 그러나 최근 소송전이 본격화되자 기존 주담대 계약 조건을 일부를 조정하며 이자 부담을 줄이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 부회장은 지난 6월30일 주담대 계약변경을 통해 NH투자증권에는 담보 주식을 더 제공하고(124만8404주에서 191만5817주), 대출금도 30억원 더 늘리면서 5.3%였던 이자율을 5%대로 낮췄다. 여기에 한국투자증권과는 담보 주식수는 유지한 채 담보유지비율은 175%→150%로 낮추고, 이자율 또한 4.9%에서 4.5%로 0.4%포인트 인하하는 것으로 조건을 변경하는 등 주담대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증권금융과 현대차증권에서도 일부 이자율 계약이 변동됐다. 증여받은 지분을 바탕으로 재정 운영을 이어오던 윤 부회장 입장에서는 법원이 윤 회장의 주식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현금 흐름 안정성에 타격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자 서둘러 계약 변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콜마홀딩스의 주가가 담보 주식 가치 아래로 떨어진다면 추가 담보 납입이나 대출금 일부 상환을 요구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증여 주식에 대한 처분이 금지된 지금 상황에서는 대응 여력이 제한된다. 담보 부족 사태가 현실화될 경우 윤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재정적 압박을 받는 동시에 상대 측의 공격 명분을 제공하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은종 변호사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증여 주식 반환 소송과 가처분 신청한 이후 추가적인 신규 주담대 설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기존 주담대 전략을 일부 수정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콜마홀딩스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윤 부회장이) 증여 받았던 주식에 대한 증여세는 연부연납 방식으로 대부분 상환을 마쳤으며 대출 이자 또한 무리 없이 갚아가는 중"이라며 “현재 주식 처분 계획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매 갈등 장기화 예고…그룹 사업에 타격 불가피
 
법조계에서는 콜마그룹의 내홍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식 반환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이 대법원까지 간다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만약 향후 주식 반환 청구소송에서 윤 회장이 승소할 경우 윤 부회장의 지분율은 31.75%에서 18.93%로 축소되고 윤 회장은 5.59%에서 18.41%로 지분이 늘어난다. 윤여원 대표가 보유한 7.45%와 그 배우자인 이현수 씨의 3.17%를 더하면, 윤 회장 측 지분이 30% 이상으로 확대되며 경영권 지형도에 결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오너가 갈등이 실적과 투자 전략 등 그룹 경영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윤 부회장이 총괄해온 해외사업 및 신규사업 확대도 속도 조절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콜마그룹은 최근까지 중국과 북미 시장 중심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추진해 왔으나 불확실한 지분구조가 투자 결정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배구조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신규 투자자나 글로벌 파트너들이 협업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며 “남매간 다툼이 그룹 전체의 사업성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거버넌스 안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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