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두 번째, 3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추진높아진 시장 변동성에 기대 못 미친 1분기 IB 실적IB 수익 확대 노린 부동산금융, 우량 자산 위주 추진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KB증권이 올해 들어 회사채를 두 번이나 발행한 것을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KB증권 측은 단순 채무상환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서는 최근 주춤했던 전통 IB 강화를 위한 조달구조 안정화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인 데다 기업공개(IPO) 시장도 위축되면서 투자은행(IB) 부문 수익도 예년만 못했기 때문이다.
KB증권 회사채 발행, 올 들어 두번째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3000억원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공모사채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 발행은 2년물 1000억원, 3년물 2000억원으로 나눠 진행되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6000억원까지 증액 가능하다.
KB증권이 회사채 발행을 나선 것은 지난 2월 이후 두번째다. KB증권은 지난 2월11일 진행된 회사채 수요예측 조사서 4000억원 모집에 3조10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발행규모는 8000억원으로 증액됐고 발행금리도 10bp(bp=0.01%포인트)에서 13bp 수준의 할인이 이뤄졌다.
이번 회사채 발행도 흥행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증권업에 대한 전반적인 시장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 때문이다. 발행금리 인하로 인한 채권 발행 호조와 더불어 최근엔 대권 주자들이 잇따라 증시 부양 공약을 제시하면서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증권업계서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비수기로 여겨지지만 하반기 이어질 시장 이슈들이 기대감을 갖게 한다”라며 “국내 정치 불안정성 해소와 금리 인하, 관세 협상 진전 등이 호재로 작용해 거래량 증가와 실적 개선을 이끌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번 KB증권의 회사채 발행은 사업 확대를 위한 사전 재원 마련이란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황의 긍정적인 전망과 더불어 자금 조달 구조 안정화를 통한 사업 확대에 나섰다는 것이다. 다만 KB증권은 일반적인 채무 상환에 의한 발행일뿐이라는 입장이다.
KB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회사채 발행은 채무 상환 계획에 따른 것”이라며 “아직 사업 확대 전략과 연관된 행보라고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아쉬운 남긴 전통IB
지난 1분기 실적에서 KB증권은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거뒀다. 작년까지 KB증권의 실적을 이끌었던 IB부문이 주춤한 가운데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인한 거래대금 감소가 실적에 악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한 181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수익도 3.8% 줄어든 4855억원, 영업이익은 11.5% 감소한 2246억원을 기록했다.
(사진=KB증권)
올해 1월까지 KB증권은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에서 실적 확대를 기대했다. 하지만 1분기 IB부문 영업수익은 19.5% 감소한 1013억원을 기록했다.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예정된 채권 발행이 1분기 이후로 미뤄졌고 1월 이후 신규 IPO도 미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KB증권은 올해 초 이어진 IB시장 불황으로 작년 기대치보다는 다소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라며 “다만 2분기 이후를 위한 내실을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부동산금융 확대 시동 거는 KB증권
작년 한해 KB증권을 이끈 전통IB가 주춤한 가운데 KB증권이 주목하는 시장은 부동산금융이다.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한편, 부동산 시장의 점진적인 회복으로 우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관을 통한 수익을 노리는 것이다.
북수원이목지구 디에트르 사업장 조감도 (사진=대방건설)
실제 KB증권은 이달 1일 부동산금융본부 산하에 부동산금융3부를 신설했다. NH투자증권 출신의 박준호 상무를 부서장으로 영입했다.
한편 ABS 발행을 통한 1조200억원 규모 PF 주선도 이뤄졌다.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에이블이목유동화전문회사의 조달을 완료했다. 해당 사업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주택사업금융보증을 바탕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해 이뤄진다.
해당 건의 표면금리는 2.99%로 책정됐다. 만기는 오는 2028년 9월1일로 사업장은 경기 수원시 장안구에 들어서는 대단지 아파트 ‘북수원이목지구 디에르트 더 리체 2차’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