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서2구역 분양 준비…한투증권과 1400억 규모 본PF 대출 약정성원도시개발로부터 올해 시행 지분 사들여…1424가구 규모 자체사업지난해 자체사업 3건 성공으로 영업실적 대폭 성장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우미건설이 올해 첫 수도권 분양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얼어붙은 분양경기에도 지난해 자체 개발사업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호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이 같은 사업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를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 관리와 우수한 재무건전성은 향후 실적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우미건설 본사.(사진=우미건설)
오산시 공동주택 개발사업 본PF 조달…올해 시행 지분 인수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미건설은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1400억원 한도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이는 경기 오산시 공동주택 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만기는 오는 2029년 2월까지다.
이 사업은 경기 오산시 서동 50번지 일원에 지하 3층, 지상 29층, 10개 동 규모 아파트 1424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말 기준 이 프로젝트의 시행사는 성원도시개발이었는데, 올 들어 우미건설이 시행 지분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우미건설과 한국투자증권이 본PF 대출약정을 직접 체결한 것이다.
이전 시행사였던 성원도시개발은 지난해 초 이 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브릿지론을 조달했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15개월 만기 브릿지론 300억원을 조달했고, 시공사로 참여 예정이던 우미건설이 360억원 한도의 브릿지론 연대보증을 제공한 바 있다.
회사는 올해 1월 오산시로부터 해당 부지의 주택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 최근 본PF까지 수월하게 조달함에 따라 착공과 분양을 위한 준비를 사실상 마쳤다. 이에 지역 분양시장에서는 이 단지의 공급이 오는 6월 중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실제 분양 개시까지는 당분간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6월 중 분양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면서 “오산시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면밀히 모니터링한 후 하반기 중 공급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이 같은 결정은 단지가 들어서는 오산시의 분양 경기를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경기 오산시의 미분양 주택은 340가구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994가구에서 654가구의 미분양이 소화됐지만, 여전히 수요보다 공급량이 많은 상태다.
차가운 분양경기 속 공격적인 자체사업…올해도 호실적 이어갈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미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934억원, 영업이익 2196억원으로 전년(매출 1조3524억원, 영업이익 822억원) 대비 대폭 성장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1년 새 영업이익률은 6.0%에서 10.5%로 무려 4.5%포인트나 상승했다.
우미건설이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경쟁 건설사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2024년 시공능력평가에서 우미건설은 27위에 올랐다. 26위를 기록한
KCC건설(021320)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5%, 28위
한신공영(004960)의 영업이익률은 2.5%였다.
회사가 기록한 10%대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적극적인 자체사업을 벌인 결과다. 우미건설은 지난해 분양한 5개 단지 중 3곳을 자체사업으로 진행했다.
특히 일부 자체사업 단지는 민간임대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급을 진행하면서 미분양 발생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오산 세교2지구 A-5블록’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방식으로 공급됐다. 지난 2019년 LH가 공모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약 5년 만에 이 사업의 PF를 조달했다. 또 최근에는 당초 ‘분양’ 방식을 계획했던 경기 화성시 남양뉴타운 B-5블록의 사업 방향을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전환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제안사업 공모에 신청하면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미분양 발생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서 1000가구 이상을 분양하는 것에는 위험이 따른다”면서 “당장의 분양수익이 급한 것이 아니라면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등 임대방식으로 주택을 공급한다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우미건설은 이처럼 주택 공급 방향을 다각화할 수 있는 재무 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회사의 부채비율은 82.5%, 총차입금의존도는 34.1%로 매우 우수한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23년(부채비율 87.4%, 총차입금의존도 39.3%) 대비 주요 재무지표가 개선되기도 했다.
한편, 우미건설은 지난달 부산광역시 장안택지개발지구 B-1블록을 개발한 ‘부산 장안지구 우미린 프리미어’ 분양에 나서면서 올해 주택 공급을 개시했다. 최근 본PF 조달을 완료한 오산 서2구역 개발사업이 두 번째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대구와 광주광역시 등에 사업 예정지가 존재하지만, 분양 시기가 확정된 프로젝트는 없다”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