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사업 중심 수익성 개선에도…당기순손실 감소 그쳐'영업외비용' 지속 발생 탓…부채비율 1년새 대폭 증가올해 주택·도시정비사업 성과로 수익성 개선…연료전지사업 성과도 기대
국내 일부 중견건설사들은 실적 악화로 인한 큰 폭의 변화를 피하지 못했다. 쌍용건설과 두산건설은 오랜 기간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으며 새 주인을 맞았고, SGC E&C는 올해 들어 사명을 바꾸며 적극적인 해외 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주택경기는 물론, 국내 공공 발주 공사 물량과 수익성까지 담보되지 않는 최근 건설시장에서 이들 건설사는 각기 다른 사업을 실적 돌파의 ‘열쇠’로 지목하며 올해 영업실적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IB토마토>는 쌍용건설과 두산건설, SGC E&C 등 중견건설사들의 핵심 사업을 톺아보고, 올 한 해 실적을 전망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지난 2022년 최악의 손실을 보인 두산건설이 보다 나아진 ‘영업 성적표’를 기록 중이다. 최근 불안한 시장 상황 속 주택사업을 통한 실적 개선이어서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회사의 재무건전성은 여전히 존속을 위협하고 있는 수준이어서 올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통한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두산건설 본사.(사진=뉴시스)
영업실적 점진적 회복 이뤄내…‘영업외비용’ 탓 순손실 기조는 유지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7174억원, 영업이익 60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1조1905억원, 영업이익 301억원을 기록한 지난 2022년 대비 각각 44.2%, 102.3% 증가했다.
다만 이 같은 매출과 영업이익의 대폭 성장에도 불구하고, 2022년부터 발생한 대규모 순손실은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두산건설은 지난 2022년 당기순손실 21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채권과 장기대여금 등 유동·비유동자산의 대손충당금 설정 영향이었다. 이에 따라 당시 ‘기타의대손상각비’ 규모는 1969억원에 달하며 301억원의 영업이익을 대규모 순손실로 끌어내렸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순손실을 줄이는 데 그쳤다. 지난해 대손상각비는 1969억원에서 339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투자부동산처분손실과 투자부동산손상차손이 각각 246억원, 304억원 비용으로 반영되며 기타영업외비용이 1177억원 발생했다. 여기에 403억원에 달하는 금융비용까지 더해지며 당기순손실 777억원이 기록됐다.
두산건설은 공격적인 영업실적 개선을 통해 올해 실적을 반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실제 지난해 주택사업을 포함한 국내 건축부문의 실적 증가로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 지난해 국내 건축 매출은 1조4915억원으로 전년(9468억원) 대비 57.5% 성장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79.8%에서 86.8%로 7.0%포인트 상승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철저한 검증을 통한 양질의 주택사업 수주를 달성했고, 현재까지 당사가 분양한 주택 중 미분양 물량은 ‘제로(0)’”라고 영업이익의 배경을 설명했다.
재무건전성 회복 숙제…올해 주택사업 성과 ‘관건’
지난해 수익성 개선과는 별개로 두산건설의 재무건전성은 여전히 경영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2년 연속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탓에 결손금이 누적되며 주요 재무지표가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연결 기준 회사의 결손금은 5389억원으로 2022년(4815억원)보다 574억원 증가했다. 이와 함께 같은 기간 자본총계도 3415억원에서 2603억원으로 감소했다. 부채총계가 1년 새 1조4421억원에서 1조4051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자본이 800억원 가량 감소한 영향으로 부채비율은 422.2%에서 539.7%로 크게 늘었다. 올해 추가적인 영업실적 개선이 절실한 이유다.
우선 곧 공개될 회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낙관적이라는 전망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1분기 역시 국내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개선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안다”면서 “도급액 규모가 큰 주택·도시정비사업 현장들을 중심으로 수익 인식이 본격화되고 있어 추가적인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부산 우암2구역 재개발사업과 김해 율하 아파트 개발사업, 부산 장림1구역 재개발 사업 등 주택과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익이 인식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회사가 수주한 공사들의 계약잔액은 지난해 매출액(1조7174억원)의 5배가 넘는 9조1368억원을 기록하고 있어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두산건설이 2020년대 들어 사업다각화를 위해 투자를 본격화한 에너지사업의 성과도 연내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난 2021년 준공한 인천송림연료전지 사업과 2022년 준공한 광주 빛고을에코에너지 발전소 등을 바탕으로 신규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