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웰패션, 씨에프씨 흡수합병…재무구조 개선 '시동'
지난해 차입금의존도 42% 상회…재무구조 개선 여부 관심
비용·절차 부담 적은 소규모 합병 통해 '경영 효율성' 제고
씨에프씨, 3년째 역성장 지속에도 부채비율·유동비율 우수
공개 2024-05-1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18:2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전자·운송 사업 등을 영위하는 코웰패션(033290)이 최근 기업 경영 구조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패션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해 폰드그룹을 설립한 데 이어 오는 7월에는 자회사 씨에프씨를 흡수합병했다. 이번 흡수합병은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소규모로 진행되며 재무안전성과 유동비율이 높은 씨에프씨를 확보함으로써 지배회사인 코웰패션의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흡수합병을 통해 코웰패션은 경영효율성과 사업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코웰패션 홈페이지)
 
신주 발행 없는 소규모 합병…비용 부담 덜어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웰패션이 화장품 제조와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자회사 씨에프씨를 흡수합병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합병 기일은 오는 7월12일로 합병비율은 1대 0이다.
 
현재 코웰패션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합병 완료 시 코웰패션은 존속회사로 남아 있게 되며, 피합병법인 씨에프씨는 합병 후 해산될 예정이다. 코웰패션은 이번 흡수합병으로 씨에프씨의 경영자원 통합이 이뤄지면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창출과 경영 효율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소규모 흡수합병으로 진행되는 만큼 재무부담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을 하는 회사가 피합병 회사 주주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합병 대가가 총 발행주식의 10%(시가총액의 10%)를 넘지 않을 경우를 소규모 합병이라고 부르는데, 일반 합병에 비해 주식 매수 청구권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적고 이사회 의결만으로도 합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로젠 주식회사의 지분을 총 3400억원에 인수하면서 연결기준 차입금의존도가 높아진 코웰패션으로선 비용적 부담을 한시름 덜게 됐다. 앞서 코웰패션의 100% 자회사인 씨에프인베스트먼트는 물류 서비스를 통한 온라인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규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로젠 주식회사의 지분인수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코웰패션은 지분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 금융기관을 통해 차입금 등 자금을 조달하면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상승했다.
 
2020년 연결기준 7.6%에 불과했던 총차입금의존도는 2021년 40%까지 급증했다. 같은기간 총차입금이 327억원에서 4127억원으로 12배 넘게 확대되면서다. 여기에 지난해 글로벌 브랜드 지적재산권(IP) 인수와 신규 브랜드 론칭을 통한 신규사업 진출 목적의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차입금의존도는 지난 연말 42.9%까지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총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일 경우 양호하다고 평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웰패션의 총차입금의존도는 적정 수준 보다도 12.9%포인트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 가운데 1년 내 만기가 도래한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810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 중 산업은행에서 차입해 온 230억원은 토지와 건물·투자부동산 등이 담보로 제공된 상태다. 이를 제외하더라도 단기차입금은 58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529억원보다 높은 금액이다.
 
 
자산 27억원 씨에프씨 흡수로 재무부담 개선
 
이번 합병으로 코웰패션의 재무구조가 일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말 기준 씨에프씨의 부채비율은 5.89%로, 직전연도 31.85%대비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유동비율도 강점이다. 지난해 말 씨에프씨가 보유한 유동자산은 26억원 규모로, 유동비율은 일반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되는 200% 이상을 상회하는 1681.75%에 이른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난해 말에도 여전히 당기순이익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씨에프씨의 매출액은 지난 2021년 106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2년 91억원, 2023년 49억원으로 지속 축소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2021년 17억원, 2022년 13억원, 2023년 3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외에도 앞서 코웰패션이 운송사업의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와 패션 계열사 시너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만큼 운송망을 활용한 경영 효율성 제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코웰패션은 지난 2021년 로젠택배를 인수합병하면서 본격적인 운송사업에 뛰어들었으며, 현재 코웰패션의 패션계열 자회사는 씨에프씨 외에도 씨에프디에이, 인터내셔널케이엘, 씨오더블유 등이 있다.
 
한편 코웰패션은 지난해 말 패션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회사인 폰드그룹을 설립하면서 사업 부문 간 전문성 강화와 경영효율성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폰드그룹은 글로벌 패션브랜드와 자체 브랜드 의류를 기획·디자인 생산해 제품을 홈쇼핑, 인터넷, 오프라인 채널에서 판매한다. 현재는 해외 수출 뿐만 아니라 해외 브랜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출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씨에프씨 인수 효과와 최근 기업구조 변화에 따른 시너지 창출 계획 등을 질문했으나 코웰패션 관계자는 "공시 이외에 내용은 답변이 어렵다"라며 말을 아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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