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에스엘엘중앙(SLL중앙)이 올해 상반기 실적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차입금 부담은 심화되고 재무 건전성은 악화됐다. 에스엘엘중앙은 최근 해외 자회사 ‘윕(wiip)’의 제작 지연으로 적자가 지속된 가운데 올해 상반기 작품 공급을 재개하며 흑자 전환했다. 다만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콘텐츠 제작 관련 높은 자금 소요가 이어지면서 차입금 규모는 확대됐다. 부채비율도 위험 수준인 200%에 가까워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한국기업평가)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엘엘중앙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361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301억원보다 57.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영업손실 148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에스엘엘중앙은 지난 1999년 뉴스와 콘텐츠 제작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조인스닷컴이라는 사명으로 설립됐다. 지난 2014년 드라마하우스앤드제이콘텐트허브 합병으로 드라마 제작사업을 본격화했고, 지난 3월 현 사명으로 변경했다. 올해 상반기 말
콘텐트리중앙(036420)이 최대주주로 지분 53.8%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엘엘중앙이 미국 콘텐츠 제작사 윕(wiip) 프로덕션을 지난 2021년 인수한 것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닥터 차정숙', ‘킹더랜드’ 등 콘텐츠가 흥행하면서 매출은 5691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미국 작가와 배우 파업 등이 영향을 미쳐 윕의 작품 공급이 지연됐고, 외형 축소로 이어지면서 매출은 전년(5691억원)보다 17.4% 감소한 470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023년 516억원에서 지난해 312억원으로 축소됐지만 적자가 지속됐다.
그나마 올해 들어 콘텐츠 제작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윕은 7월 방영작 ‘The Summer I Turned Pretty S3’ 일부 회차 공급을 재개했다. 하반기 ‘Task’ 등 추가적인 작품도 공급할 예정이다.
(사진=에스엘엘중앙)
다만, 영업현금창출력이 저하된 가운데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 관련 높은 자금 소요가 이어지면서 차입금은 확대됐다. 순차입금은 지난 2022년 1647억원에서 2023년 2405억원, 지난해 2524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순차입금은 3334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총차입금 규모도 지난 2022년 3186억원에서 지난해 3834억원, 올해 상반기 3925억원으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2022년 25.4%에서 지난해 30.5%, 올해 상반기 35.4%로 상승했다. 통상 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어서면 안정적인 수준을 벗어났다고 평가한다.
차입금이 늘어남에 따라 부채 부담도 높아졌다. 부채비율은 2022년 113.6%에서 2023년 127.1%, 지난해 177.2%로 올랐다. 올해 상반기에는 다시 160.9%로 소폭 낮아졌으나 안정권을 벗어나 위험 수준인 200%에 가까워 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단계다.
양희철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올해 해외 자회사의 콘텐츠 공급 재개와 함께 2분기 이후 OTT 공급조건 개선 추진에 따른 리쿱율 상승, 예능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슬랩 편입에 따라 전년 대비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면서도 “방송광고시장에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이 지속되고 업계 전반 경쟁 심화와 높은 수준의 제작비 부담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의미 있는 수준의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