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른 여전채 금리…연말 조달환경 악화
발행금리 5%까지 재차 상승…10월 순발행액 마이너스 돌아서
공개 2023-11-07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3일 17:2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여신전문금융사가 발행하는 채권(여전채) 금리가 또다시 오르면서 연말을 앞두고 조달환경이 악화됐다. 미국 기준금리 전망과 국내 은행채 이슈가 배경인데,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열위한 기타금융채 수요가 감소하면서 차환 부담도 커졌다. 기타금융채 순발행액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모습도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여전채 발행금리 5%대 상승…미 금리 및 국내 은행채 영향
 
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여전채 평균 금리(잔존기간 2년 초과에서 3년 이하 기준)는 5.1%로 확인된다. 앞서 상반기까지 비교적 안정화되는 듯했는데 재차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해당 구간 여전채의 올해 평균 금리(월말 기준) 추이를 살펴보면 △1월 4.5% △2월 4.3% △3월 3.9% △4월 3.9% △5월 4.3% △6월 4.5% △7월 4.7% △8월 4.8% △9월 5.0% 등과 같은 흐름을 보인다.
 
최근 반등은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희미해지면서 전반적인 시중금리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과 국내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이 폐지됐다는 점 등 국내외 요인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하반기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지난 7월 5.25~5.50%로 기존보다 0.25%p 오른 뒤 9월 동결됐다. 당시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유지하면서도 연말에 다시 한번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긴축통화 정책을 계속 이어간 셈인데, 11월에도 금리를 재차 동결하면서 인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내 은행채 발행 한도가 폐지됐다는 점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본래 금융당국은 은행채 발행에 대해 분기별 만기도래액 125%까지 허용하고 있었는데, 저축은행을 포함한 예금 금융기관의 과도한 수신 경쟁과 그에 따른 예수금리 상승을 우려해 10월부터 한도를 없앴다.
 
지난 10월의 경우 은행채는 발행액 23조8500억원에 상환액 16조3107억원으로 순발행액 7조539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여전채가 포함되는 기타금융채는 발행액 5조4020억원에 상환액 5조9000억원으로 순발행액이 –4980억원을 나타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바로 그 전달인 9월에는 은행채 순발행액이 5조800억원이었으며, 기타금융채 순발행액은 3059억원으로 확인된다. 기타금융채 순발행액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올해 2월(-5439억원) 이후로는 처음이다. 기타금융채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줄어들고 그만큼 발행금리는 오르면서 여신전문금융사의 채권 발행 환경이 불안정해졌다는 뜻이다.
 
신용등급 낮은 곳이나 비금융그룹 소속, 조달환경 변화 우려 커
 
여신전문금융사 가운데 신용등급이 우수한 AA급보다는 상대적으로 열위한 A급에서 조달환경 저하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AA급 금융사들은 A급 이하보다 양호한 차환율을 지속하고 있다.
 
앞서 7월부터 단기적으로 발행 규모가 감소하면서 차환율이 떨어지고 있었는데, 특히 A급 이하는 여전채 내에서도 불리한 금리 여건 탓에 더욱 부진한 상태였다. 이후 10월에 들어서면서 조달환경이 급격히 저하돼 발행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사진=한국신용평가)
 
금융그룹 소속 여부도 조달 여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평가된다. 신용등급이 우수한 계열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반영돼 채권 발행 등급이 1 노치(Notch) 높게 적용될 수 있고, 채권 안정성 측면에서도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어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은행채 등을 배경으로 조달환경이 다시 나빠진 상황"이라면서 "특히 금융그룹 소속이 아닌 곳들은 채권 발행에서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용등급 구간이나 금융사별로 영향 정도나 차이는 있겠지만, 최근 나타난 채권 시장 변동과 발행금리 상승 추세는 결국 여신전문금융사 전반의 조달비용이나 유동성 부담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에도 수익성 개선보다는 하향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전세완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캐피탈사는 자금조달 수단의 상당 부분을 채권 시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채 조달환경의 악화는 수익성과 유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총자산순이익률(ROA)이나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이 하향세가 지속되면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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