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인사태풍)④CJ그룹, 연말 인사 3년 만에 또 '칼바람' 불까
실적·중기 전략 성과에 달린 각 계열사 대표이사 명운
ENM 실적 부진 장기화…티빙 가입자 목표치도 하향
CGV, 3분기 영업이익 300억 돌파…넥스트 전략 효과
제일제당 역성장·지주사 조직개편에 2020년 말 재현 예상
공개 2023-11-02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16:4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유통가 판도가 크게 변하고 있다. 신흥 유통강자인 쿠팡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116억3841만달러(한화 약 15조원)를 기록하면서 전통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신세계와 격차를 좁혔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상반기 총 매출액 17조5458억원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1위 자리를 수성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마트·롯데·쿠팡으로 이어지던 업계 순위가 쿠팡·이마트·롯데 순으로 변경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위기를 느낀 오프라인 강자들이 대대적인 쇄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빨라진 인사 시계다. <IB토마토>는 유통가에 부는 인사태풍과 그에 따른 유통기업의 미래 방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CJ(001040)가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연말에 또 한 차례 인적 쇄신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는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CJ제일제당(097950) 실적 부진을 이유로 올해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조직개편에 나선 바 있다. 앞서 2019년에도 CJ는 수익성 악화로 인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후 이듬해 계열사 9곳의 수장을 교체한 바 있다. 3년마다 발표된 중기 전략이 올해 마무리 됨에 따라 수행 성과에 따라 인사가 결정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사진=CJ)
 
CGV·ENM, 중기 전략 수행 성과 따라 거취 결정 전망
 
31일 업계에 따르면 CJ는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정기 인사를 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홍기 CJ 대표이사와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 강신호 CJ대한통운(000120) 대표가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수년 간 CGV와 CJ ENM의 실적부진이 지속되면서 향후 인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윤상근·구창근 CJ ENM 대표이사 임기는 오는 2025년 3월28일로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3년치 중기 전략이 마무리되는 만큼 그동안의 수행 성과가 각 대표의 거취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CGV의 실적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 2019년 1조9423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2020년 5834억원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한 차례 유상증자를 진행했음에도 부채비율 역시 안정적이라고 평가되는 기준치인 200%를 훨씬 웃도는 529.0%에 이른다. 
 
하반기 들어서 매출액이 2019년 당시의 80% 이상을 회복하는 등 수익성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다. 올 3분기 CGV의 누계 매출액은 1조2028억원으로 2019년(1조4440억원) 대비 83.30% 회복했다. 영업이익 역시 3분기 305억원을 기록하며, 누계 기준 322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2019년(779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4분기에도 3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달성을 이뤄낸다면 2019년 수준의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실적 회복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영화관 관객 수 증가와 중장기 성장 전략 ‘넥스트(NEXT) CGV'의 핵심인 'CJ 4D플렉스’ 성과로 풀이된다. CGV는 그동안 4D플렉스, 스크린X 시스템 등 상영 장치 시스템의 신기술 개발 등을 통해 극장 내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는데 집중해 왔다. 올해 상반기 기술특별관 포맷·장비 판매액은 744억원으로 지난해 422억원 대비 76.30% 성장했다. 매출 비중 역시 7.8%에서 9.4%로 증가했다.
 
CJ ENM의 경우 CGV와 달리 여전히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커머스 부문과 달리 구창근 대표가 총괄하고 있는 엔터테이먼트 부문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올해 미디어플랫폼 사업 매출액은 6206억원, 영화·드라마 사업 매출액은 46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90%, 16.06%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음악 사업은 2052억원에서 2498억원으로 21.71% 증가했으나, 합산 시 전체 매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미디어플랫폼·영화·드라마 사업이 부진을 이어가면서 전체 실적도 역성장했다. 올해 전체 매출액은 1조9979억원으로 2조1497억원에 달하던 지난해 동기 대비 7.06% 줄었다.
 
지난 2021년 발표했던 중기 전략 목표치도 달성하지 못한 상태다. 앞서 티빙 유료가입자 800만명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올해 초 목표치를 500만명으로 낮췄다. 실적 부진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플랫폼과 경쟁에 밀리면서 점유율 확대에서 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3년 전 계열사 수장 9명 교체…전철 밟을까
 
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서는 신세계에 이어 CJ그룹 역시 대규모 인적 쇄신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올해 하반기가 시작되면서 CJ지주가 조직개편에 나선 것도 눈길을 끈다. 통상적으로 연말 인사를 단행했던 CJ는 올해 이례적으로 7월 조직 개편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전략기획그룹 직책을 없애고 산하조직인 전략기획실, 미래경영연구원을 김홍기 경영대표 직속 조직으로 편제했다. 전략기획그룹을 맡아온 임경묵 그룹장은 그동안 공석이었던 미래경영연구원장으로 이동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하반기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사업별 단기 경쟁력 확보와 중기 전략 실행력 제고를 위한 인사 조치를 내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2019년 연말에도 CJ는 수익성 악화로 인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을 발표한 이후 2020년 연말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프레시웨이, CJ ENM, CJ푸드빌 등 주요계열사 9곳의 수장을 교체한 바 있다. CJ는 2019년 신규 임원수를 35명에서 19명으로 줄이고, 지주사 내 실장제를 폐지한 바 있다.
 
특히 당시 CJ는 그룹 매출의 66~70% 이상을 차지하는 CJ제일제당 등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2020년 10월30일 기준 종가가 7만6000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2019년 10월31일(8만2400원) 대비로도 7.77% 떨어진 수치다. 다만 올해 10월31일에는 8만3500원으로 회복됐다.
 
실제로 2018년 4.46%에 달했던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4.01%로 하락했고, 이후 2020년 5.61%, 2021년 5.80%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지난해부터 5.53%로 축소, 올해 상반기에는 4.18%로 쪼그라든 상태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도 3년 만에 1.42% 역성장하면서 14조290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CJ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2019년 당시와 이번 지주사 조직 개편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라며 "전체 인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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