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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감자 후 채권 발행…매각 부담 덜까
무상감자로 결손금 해소 목적…신종자본증권 차환
공개 2023-05-18 16:54:52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8일 16:5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KDB생명이 무상감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보험업계 새로운 회계정책을 적용하면서 불어난 결손금 문제를 해결하고, 매각에 대한 부담 요인도 완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DB생명은 전날 무상감자 결정을 공시했다. 감자 대상은 보통주 9486만4960주이며 감자비율은 75.0%다.
 
액면가액은 5000원으로 감자에 따라 자본금은 기존 4740억원에서 1186억원으로 줄어든다. 보통주 7114만8720주를 무상으로 소각해 자본금 3557억원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감자 기준일은 오는 7월10일이며, 신주권 교부 예정일은 7월27일이다. KDB생명은 감자 사유로 “주당 가치의 상향과 이원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KDB생명은 현재 자본잠식 상태는 아니다. 지난 1분기 기준 자본총계는 5526억원으로 자본금보다 규모가 크다. 다만 미처리 결손금이 1271억원으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다. 지난해 결손금을 948억으로 줄였지만 올해 1분기 다시 늘었다. 분기순이익으로 377억원을 기록했지만 새로운 회계정책 IFRS9 적용에 따라 조정된 탓이다.
 
이번 무상감자의 목적은 불어난 결손금의 해소다. 감자로 자본금을 줄이면서 생겨난 감자차익(자본잉여금 항목)으로 결손금을 상쇄하는 데 사용하겠단 것이다. 감자차익은 앞서 무상으로 줄인 자본금 3557억원이다. 해당 금액으로 결손금을 해소하고 남은 금액은 자본잉여금 항목으로 계상되기 때문에 자본총계에는 변함이 없다.
 
이번 감자 결정은 재매각을 추진 중인 KDB생명이 원매자의 부담을 줄여보려는 의도가 함께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KDB생명 대주주는 KDB산업은행 계열인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5.8%)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26.9%)다. 다섯 번째 매각을 시도 중이다.
 
KDB생명은 이익창출력과 자본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원매자 입장에서 매각 후 자본확충 부담이 따르는 것으로 시장에서 언급되는데, 감자로 발행주식수를 크게 줄인 만큼 신규 자금을 적게 투입할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난다. 매각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자본 문제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는 요인이다.
 
한편 KDB생명은 같은 날 제2회차 신종자본증권 2160억원 발행(이자율 7.35%)을 공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18년 5월 발행한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5년 콜옵션 만기가 이달 도래함에 따라 차환에 나선 것이다. 발행 대상자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이다.
 
KDB생명은 자금조달 목적에 대해 “채무상환자금이며, 2018년 5월 발행한 당사 제1회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 시 차환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차환은 KDB생명의 자기자본 관리에서 중요한 문제 중 하나로 다뤄져 왔다. 자체자금으로 상환할 여력이 없어 대주주 지원이 절실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공모로 차환 시 수요예측 미매각 우려는 물론 높은 이자율에 대한 부담도 컸던 상태다.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유상증자를 꺼리고 있었는데, 이번 차환은 시장 혼란을 막겠다는 방침에서 결정됐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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